첫 회사를 떠나며

minsoo-web·2023년 6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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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첫 정규 직장에서 이직을 하게 된 계기와, 그 과정에서 느낀 점 등을 정리한 글입니다.
개인적인 사견이 많이 포함된 글이므로 재미로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나에게 빅픽처팀이란

제목 거창하게 적고 첫 줄을 어떻게 적을지 너무 고민되어, 의식의 흐름대로 적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빅픽처팀은 저에게 첫 정규 직장입니다. 1년간의 모비젠에서의 인턴 경험을 제외하고는 처음으로 정규직을 달게 된 회사라고 대외적으로 답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실 빅픽처팀은 저에게 그것보다 더 큰 의미를 주는 회사입니다.
아무것도 모르고 면접 당일날 입사를 결정 지은 2021년 9월 30일 목요일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 때 당시에는 학생이라는 신분으로 학교 생활을 병행하며 실무를 경험할 수 있다는 조건에 연봉 협상도 하지 않고 부르는 금액에 맞춰 바로 다음 날 출근을 했었습니다.

🤔 만약 그 때로 돌아간다면, 입사를 결정하지 않을 것인가요?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은 글의 마지막에 하겠습니다.

그래서 어떤 의미의 회사인데?

가장의 무게

빅픽처팀은 저에게 가장의 무게를 느낄 수 있었던 회사입니다.

팀 이름만 세 번 바뀌면서 쌓인 사원증 사진들

없어질 뻔한 팀의 한 명 남은 팀원으로 팀을 다시 꾸리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개발자로 성장하는 시간보다 회사의 일원으로 팀을 운영하는 시간이 더 많이 쓰였던 2022년이 기억에 남습니다.

흔히 사수 없이 성장하는 법 등의 유튜브 및 블로그 글들을 많이 볼 수 있는데, 저는 비록 낮은 연차지만,
다른 분들에게 사수가 되어 팀원들의 성장과 원활한 회사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힘 썼다고 자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젊은 날의 추억

사실 이 글을 쓰는 이유이기도 한데, 빅픽처팀은 저에게 정말 많은 추억을 준 회사입니다.

대학생 시절에는 회사에서 라면을 먹으면서 야근하고 버그들을 밤새 고치며 유저에게 피드백을 받는 그런 막연한 꿈..? 같은 게 있었습니다.

하지만 사회는 지옥이라는 말처럼 (제 지인이 실제로 한 말...) 현실은 녹록하지 않았습니다.

유저의 피드백보다는 고객사 사장님의 쓰라린 독설이나
가끔 어쩌다 밤 새는 게 아닌, 완료 일자에 가까워질수록 당연해지는 야근과 주말 출근들
안정적이고 멋진 코드보다는 당장 굴러가도록 빠르게 개발해야 하는 순간들을 마주할 때면 사회는 정말 지옥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사실 이건 SI 사업을 위주로하는 팀이었기 때문에 그럴 수 있지만, 정말 힘든 순간들이 많았습니다.

사실 순간이라기보다는 힘든 시절..에 가까웠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런 곳에서 제가 1년 넘도록 회사에서 버틸 수 있었던 것은 화려한 연봉과 말도 안 되는 복지들이 아닙니다. (이 마저도 없었습니다.)

집에서 놀고 쉬는 것보다 회사에서 밤새며 야식을 같이 먹고 싶은,
시간이 나면 친구들이 아닌 동료들과 시간을 보내며,
돈이 생기면 동료들에게 고기를 사주고 술을 먹고 싶은,

그런 동료들이 있었기에 제가 1년이 넘는 시간동안 빅픽처팀에서 일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야근하며 치콜하는 동규님과 나 (with 찬혁님)

찬혁님 마지막 날 입사 선물

## 이직을 하게 된 계기

이직을 한 지 3개월이 지나는 시점에서 적는 글이라 되게 기분이 묘하지만,
그 때 당시의 제가 이직하게 된 계기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개구리가 되고 싶지 않았다.

예전에 제가 영감을 받았던 사진이 한 장 있습니다.

출처: https://bbs2.onnada.com/E000009/1041

저는 제가 우물 안에 갖혀 개구리가 되어가는 모습이 싫었습니다.
흔히 컴포트 존이라고 부르는 컴포트 존에 빠져, 할 수있는 것과 잘하는 것에 집중하는 개발자가 되고 싶지 않았습니다.

제가 속한 곳이 연못이나 시냇물도 아닌, 우물이 될 수도 있다라는 생각이 들었을 때 저는 이직을 결심했습니다.

주인의식을 갖고 일하고 싶고, 나의 프로덕트를 갖고 싶다.

저는 책임감이 강한 사람입니다.
제가 만드는 결과물에 책임감을 갖고 일하고, 제가 행하는 행동이나 생각들이 회사에 어떤 영향을 가지게 되는지를 항상 생각하고 일합니다.

하지만, 제가 속했던 회사는 제가 하는 행동이나 생각이 회사에 어떤 방향성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 알기 어려웠고, 회사의 방향성을 알고 이해하는 것보다 주어진 업무를 주어진 시간 내에 해결하는 것이 우선과제라고 생각이 들었을 때 이직을 결심했습니다.

더이상 주어진 업무만을 해내며 월급을 받아가며 한 달 한 달을 보내는 것보다, 회사의 방향성에 align 된 나의 프로덕트를 만들다보면 주인의식은 자연스레 따라올 것이라고 생각하고 믿고 있습니다. 저는 그런 생각을 갖고 있는 팀과 함께 일하고 싶었습니다.

첫 직장을 떠나며,

새로운 직장 - 주식회사 아임웹

첫 직장이었던 빅픽처팀을 떠나며 이제 저는 새로운 길을 걷고 있습니다.

스쿼드에 속해, 저의 프로덕트를 만들고 있고 흐르는 물에서 헤엄치며 개발하고 있습니다.

첫 직장이 저에게는 마치 이루지 못한 짝사랑처럼 그립기도하고 더 많은 것을 이루고 가지 못한 아쉬움이 많이 남는 곳입니다.
이직이라는 게 마침표가 아니라 쉼표가 될 수 있도록 저는 그 다음 장을 그려가며 이 글을 마무리 하도록 하겠습니다.

🤔 만약 그 때로 돌아간다면, 입사를 결정하지 않을 것인가요?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은 글의 마지막에 하겠습니다.

빅픽처팀은 저에게 개발자로서의 꿈을 키워갈 수 있는, 저에게 있어 프롤로그와 같은 곳이었습니다.
저라는 개발자를 소개할 때 항상 빠질 수 없는 시작점이자, 제 인생의 중요한 터닝 포인트입니다.

당연히 그 때로 돌아가도 입사를 할 거고, 제 소중한 동료들과 다시 웃으며 일하고 싶습니다.

출처: 수학강사 현우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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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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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6월 22일

앞으로 승승장구하시길 응원하겠습니다!!

1개의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