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능성 있던 스타트업이 망가지는 전형적인 과정

신현묵·2022년 2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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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성 있다고 생각되는 스타트업의 대부분은 '돈'을 지불하고서라도 사용하려는 '고객'을 확보했거나, 매우 가능성 높은 '가치'를 찾은 서비스나 정보, 또 다른 무언가를 찾은 기업을 의미한다.

이런 회사들이 매우 가능성 높은 가치를 찾았음에도 실패하는 이유는 무엇때문일까?

그리고, 어떻게 성공의 방향성으로 달려가다가 망가지는 것일까? 그것의 전형적인 과정을 몇가지 정리해본다.

첫번째 단계. 고객을 찾았던, 가치를 찾았건... 초기 서비스에 만족한 얼리한 고객들은 이 서비스나 가치에 매몰되어 흥분하고, 그 가치를 주변에 널리 퍼트린다. 아주 자연스럽게 바이럴이 된다.

작은 가치, 작은 고객이지만... 마케팅을 하지 않고서도, 한개, 두개... 고객과 시장이 형성된다.

두번째 단계. 고객을 찾았고, 가치를 찾았기 때문에 투자자들 역시 높은 관심을 보이게 된다. 그리고, 그 가능성에 대해서 배팅하면서 높은 가치로 투자를 진행하고, MVP가 완성되었다고 생각하면서, 바로 스케일 업 전략을 창업자들에게 요구하게 된다.

이때에 주요 수익모델이 공공이거나 SI성에 가까운 일이라면, 사실상 가치가 정말 있는지에 대해서 창업자는 고민해야 한다.

대부분 성공한 스타트업은 이 시기에 작은 수익이거나 공공에서 만들어진 매출을 최대한 본질적인 서비스 개발에 최대한 투자하게 되는데, 망하는 스타트업의 특징은... 달콤한 수익에만 매달리게 되면서, 사실상 고객을 잃어버리게 되고, 고객을 위한 가치나 서비스의 방향성도 상실하게 된다.

세번째 단계. 사실, 투자자의 압박이 없다고 하더라도, 성공의 갈증을 더 높게 가지고 있는 것은 창업자들이고, 그들은 초기 서비스 모델이 나왔다고 생각하고, 서비스의 본질적인 부분에 매달려야 함에도 불구하고, 조급한 마음에 수익성이나 매출, 마켓의 크기에 대한 환상을 가지게 되면서, 잘못된 판단을 하게 된다.

네번째 단계. 창업자들과 같이 손발을 맞추던 초기 멤버들이나 열성적인 내부의 동료들이 본질적인 가치에 매달리자고 이야기하지만, 이미 거대 자본이 투입되고, 해당 자본으로 인력을 뽑기 수월해졌다는 착각을 가지게 되면서, 초기의 동료들의 능력에 대한 의심을 창업자들은 가지게 되면서, 언제든지 돈만 있으면 직원들은 매우 손쉽게 구할 수 있는 것이라고 착각하게 된다.

사실, 이때에 가장 능력있는 사람들이 이탈하게 된다. 이때부터가 망가지는 전형적인 과정을 보이게 된다.

다섯번째 단계. 영업이나 마케팅 인력을 보강하면서, 초기 시장, 얼리 어답터 단계에서의 불완전안 서비스나 가치에 대해서 매력을 느끼는 것이 아닌... 실제 고객들은 매우 냉혹하게 제품과 서비스에 대해서 평가를 하게 된다.

사실, 불완전한 것을 열광적인 얼리 어답터들이 구매했을 뿐... 본질적인 가치는 아직 제대로 구현되지 못했다는 것을 창업자들은 깨닫지 못한다.

여섯번째 단계. 본질 가치에 매달리자는 동료들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제대로 만들자고 하고, 신규로 입사한 영업이나 마케팅, 새로운 멤버들은 기존의 조직의 속도를 비난하게 된다. 그들 역시, 본질 가치는 모른체, 겉으로 보이는 형상에만 매몰되면서... 해당 제품과 서비스를 더욱더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으로 충분하게 성공할 수 있다고 이야기하면서, 창업자들의 눈과 귀를 가리게 된다.

일곱번째 단계. 결국, 창업자는 열성적인 투자자들이 만들어준 자본을 신규 멤버들의 채용과 마케팅에 투자하게 되면서, 고객 한명을 확보하는 비용자체의 계산도 제대로 할 수 없는 환경으로 진행하게 된다.

여덟번째 단계. 유력한 경쟁자들이 등장한다. 혹은, 사실 대단한 기술이거나 복잡한 것이 아니라고 판명이 나거나, 창업자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그렇게 어렵지 않게 만들 수 있는 제품인 경우도 동일하다.

초기에 만들어진 가치와 유사한 형태가 만들어지거나, 초기 서비스를 흉내내거나, 복제하고 더 참신한 아이디어로 포장된 유사 서비스들이 만들어지게 되고, 이 경쟁에서 좀더 우위로 나서기 위해서 비용을 계속 증가하게 되고, 사실상... 고객을 확보하는 비용은 매우 증가하고, 본질적인 가치나 이익, 매출, 마켓 점유에 대한 비정상적인 지표들이 실제 보여지게 된다.

아홉번째 단계. 이 시기가 되면, 내부에서 그래도 창업자들의 생각을 믿었던 중요한 역할을 하던 동료들이 이탈하게 된다. 그들은 실제 서비스를 만들고 운영하고, 관리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내부적인 기술적 부채와 서비스의 가치에 대해서 회의적인 정보와 자료들을 실제로 만나게 되면서, 난파하게 되는 배에서 이탈하는 시기를 체크하게 된다.

실제, 완전하게 난파하게 되면... 본인들의 가치도 떨어지기 때문에 능력있고 실력있는 개발자들이 가장 먼저 이탈하게 된다. 보통, 시리즈 B나 C의 대규모 투자가 있을때에 상당한 실력자들이 그만두게 되지만, 이들이 만들어 놓은 시스템때문에 회사는 크게 영향을 받지는 않는다.

대부분 이런 시스템들은 짧게는 3개월 길게는 6개월 정도 유지되기 때문에, 창업자들은 실력자들이 이탈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이때에... 창업자들 주변에는 예스맨이거나 간신들만이 남아있으면서, 창업자들을 믿고 투자한 자금들을 조금씩 갉아먹는 단계로 돌입하게 된다.

열번째이자 마지막 단계.

고객 확보 비용이 천문학적으로 증가하게 되고, 창업자들은 불안감을 느끼면서 회사의 속도를 줄이려고 하게 되고, 현금을 줄이기 위해서 직원 복지나 연봉등을 줄이고, 인력을 줄이려고 한다.

아이러니 하지만, 그나마 남아있던 능력자들은 이 시기에 대부분 이탈한다. 그리고, 남는 사람들은 어디에도 갈 수 없는 사람들이고, 회사가 난파할때까지 최대한 남아 있으려고 하고, 회사의 태도에 대해서 불만만 표할뿐... 정작 그만두지는 않는다.

뭐... 그렇더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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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 개발자로서 벤처/스타트업의 문제 프로젝트를 해소하고, 팀빌딩을 하는 재미로 삶을 사는 글쓰는 흰머리 개발자. (백세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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