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 Sheep 끝-!

yejineee·2021년 4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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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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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2월과 3월에 걸쳐 5주간 N.F FE팀에서 인턴을 하였다.

5주긴한데, 체감상 5일이었다고나 할까..😛


2020년 봄과 여름의 나는 코로나와 함께하며 무기력했었다.

무기력의 이유를 코로나라고 하기엔, 코로나가 좀 억울해할 수도 있다.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에는 부스트캠프에서 웹 개발을 배웠다.

한 여름밤의 꿈 같던 부스트캠프가 끝나고, 1월과 2월은 자바스크립트 공부를 하며 지냈다.


잔잔한 호수같은 하루하루였다.

그 호수에 거대한 돌멩이가 던져졌다.

과연 내가 될까라고 생각했던 인턴에 합격한 것이다.


찐 개발자들과 같은 공간에 있으며, 내가 생각한 이상적인 팀 프로젝트를 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이제는 줌 속의 사람이 아닌 진짜 사람의 표정을 보고, 여러 주제로 대화하고, 장난치고, 웃을 수 있었다.

감...격 🥺


🌱 인턴 때 무엇을 했을까?

진짜_찐막_최종_기획.txt

인턴 과제는 2명이서 팀을 이루어서 하는 팀 과제였다.

제시해주신 과제는 우리 둘 다 생소한 도메인의 주제였다.

구체적인 사항 없이 주제만 던져주셨기에, 우리는 도메인 조사부터 시작하여 기능 기획, UI/UX 기획, 개발까지 진행하게 되었다.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기획부터 우리에게 직접 시키신 것이 과제의 핵심이자, FE 개발자에게 필요한 역량을 깨닫게 하려고 그러신 것이었다.


1주 기획 + 3주 개발을 하고자 했던 우리의 야심찼던 계획은 더 야심차게 무너졌다.

3주 기획 + 1주 개발을 하게될 줄이야...🥲

3주 정도를 기획하게 된 이유는 매 주 있던 피드백에서 우리가 생각했던 기획들을 수정해야했기 때문이다.


처음 기획할 때는 개발을 위한 기획을 했다.

그때는 단순하게 개발할 기능과 모바일 UI가 주어져있지 않으니, 개발을 하기 위한 기획을 해야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여러 피드백을 거친 후에야 개발자의 입장이 아닌, 사용자를 생각하는 기획자 입장에서 기획해야함을 깨달았다.

그 후로 우리는 기획자와 개발자의 자아를 스위칭하고 살았다.


기획 단계에서는 사용자 입장에서 생각해야 했다.

사용자들이 취할 행동은 무엇이며, 사용자가 기대할 다음 화면은 무엇일지, 그리고 그것을 편리하게 해줄 기능은 무엇인지를 고민했다.

여러 시나리오를 생각하고, 무엇이 좋을지 따져보고 결론을 도출해내었다.

그렇게 생각해낸 기획안은 피드백에서 뭔가 잘못되었음을 알고 수정하기를 반복했다.

🌱 인턴을 통해 무엇을 배웠을까?

기획과 데이터의 표현에 신경쓰자

사실 나는 개발을 하면서, UI를 건들일 일이 생기면, '아 지금 이게 중요한가?' 라는 생각을 하였다.

내부 로직이 더 중요하지, 화면에 보이는 것은 마크업 개발자와 디자이너의 영역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 생각은 중간 피드백 이후로 달라지게 되었다.

디자인의 영역과 데이터 표현의 영역은 다르다고 하셨다.

FE 개발자는 그 데이터 표현에 신경써야한다는 것이다.


주어진 기획서를 받아서, 그대로 수행하는 사람과

기획서를 조목조목 따져보고, 사용자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사람의 차이였다.


자신이 생각해도 의미없는 기획을 힘들게 코드로 구현해낼 필요가 없다고 하셨다.

그 말을 듣고 고개가 끄덕여졌다.


단지 기획에 의문만 제기할 뿐만 아니라, 역제안 을 할 줄 알아야 한다고도 하셨다.

역제안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우선 나부터가 개발하고자 하는 도메인의 여러 서비스를 애용하는 사용자가 되어야하는 것 같다.

직접 써보고, 이런 저런 버튼도 다 눌러보고, 불편한 점에 대해 생각해야하는 것 같다.


여담이지만, 최근에 토스를 새로 깔아서 사용해보았는데, 진짜 말도안되는 사용자 경험에 놀랐다...🤭

토스에서 회원가입을 할 때, 이전에는 경험 못했던 편리함을 느꼈다.

기획 단계에서 모든 기획자와 개발자들이 불편러가 되어서 모든 불편함을 다 해결하고자 한 것 같다.

당연하게 여겼던 회원가입 절차에서 불편함을 찾아낼 수 있는 예민함을 길러야하는 것 같다.

코드리뷰에서 배우자

팀원분은 내 PR에서 궁금한 점들에 대해 정중하게 여러 코드 리뷰를 남겨주셨다.

그리고 우리는 코드리뷰에서 많은 것들을 얻을 수 있었다.

우리는 코멘트로 거의 편지를 쓰듯이 각자의 생각을 적으며, 글로 나의 생각을 표현하는 것을 연습할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내가 갖고 있던 생각을 수정하거나, 새로운 학습 거리를 발견할 수 있었다.


코드리뷰에서는 몇가지 포인트를 신경써야하는 것 같다.

  • 정중하게!
  • 내가 맞다는 태도가 아니라 하나의 의견을 남긴다는 것을 알리며...! (이건 다른 FE개발자분들께 배웠다.)
  • 근데, 적절한 이모티콘도 곁들인 🙌

코드리뷰면 좋은 것 같다.


코드리뷰할 때, 꼬투리 잡으려는 마음가짐이 아니라,

코드의 로직과 큰 그림을 찾으려고 할 때 더 의미있는 코드리뷰가 될 수 있었던 것 같다.


인턴할 때는 몰랐지만, 그 이후로 어떤 분께 코드리뷰에서의 조언을 받았다.

코드를 push 한 후로는 나의 코드가 아닌 우리 팀의 코드가 된다.

나의 코드라고 생각하고서는 너무 사랑하지 말자.

건강한 커뮤니케이션

팀원분과 나는 생각이 척척 잘 맞았던게 아니다.

하나하나 그냥 넘어가는 것 없이, 생각이 달랐다.

서로 다른 입장에서 논의를 하였지만, 한 번도 기분이 상한 적이 없었고, 사이가 안좋아지지도 않았다. (신기해...)


덕분에 논의가 불편한 자리가 아니라, 서로의 이야기를 마음껏하고, 또 서로의 생각을 들을 수 있는 자리가 될 수 있었다.


인턴을 통해 서로 다른 입장에 있을 때, 어떻게 대화를 해야하는지에 대해 많은 연습을 할 수 있었다.

앞으로 더 단련해야겠지만, 이 때의 경험으로 많은 사람들과 건강한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고민은 있다.

어떻게 해야 논의 끝에 좋은 결론에 도달할 수 있을까?

계속 고민하고, 유의해야 하는 부분인 것 같다.

질문은 여러 경로로!

쌓여가는 PR에 질문을 남긴다고 하더라도 상대방은 확인하지 못할 수 있다.

질문할 것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대화를 요청하자.

🌱 생각

FE 개발자분들과의 대화

인턴 기간 때 종종 FE팀의 개발자분들과 식사를 하는 기회가 있었다.

'개발'이라는 주제로 눈을 반짝✨이면서 이야기하는 사람들과의 대화는 특별했다.

그 중 한 분으로부터 오픈소스를 공부해볼 것, 거기서 test 코드를 유심히 살필 것을 말씀해주셨다.

이런 얘기는 처음 듣는 것이어서, 너무 감사했다!


개발자분들과의 대화에서 나는 부러움을 많이 느꼈다.

나도 저렇게 개발 얘기를 즐겁게 할 수 있었으면, 개발 얘기를 할 때 빛날 수 있었으면...이라는 생각을 했다.

나에게 제일 부족한 것은 진짜 즐기면서 내가 주체적으로 개발한 경험이 없는 것이다.

개발이라는 자신의 장난감으로 이것저것 갖고 놀 줄 아는 사람은 되어야 눈을 반짝이며 개발얘기를 할 수 있는 것 같다.

머지않아서 나도 눈을 반짝이면서 개발 얘기를 하고 있을 것이다. 🙏

최고의 복지는 최고의 동료

내가 한 말은 아니고, 팀원이 한 말이다.

그치만 정말 느꼈다...최고의 동료들과 함께하는 것이 최고의 복지다.

파이낸셜에 계신 모든 분들을 닮고 싶었고, 함께 하고 싶었다.

저런 사람들과 함께 하려면, 나도 그와 같은 사람이 되어야 하겠지.

얼핏 알면 힘들다

팀원과의 의견이 다를 때, 쉽게 결론이 나지 않은 경우는 무언가에 대해 제대로 모를 경우였다.

예를 들면, 내부적으로 리액트가 어떤식으로 동작하는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쉽게 결론을 내지 못했었다.

얼핏 아는 것들이 스택 top을 끝없이 높였다.

이제 남은 건, 하나씩 pop하면서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다.

얼핏 아는건 아는게 아니다.

개발적으로 배운건 없어 ?!

최종 면접에서 개발적으로 배운 것은 무엇인지 질문하셨다.

이때, 턱하니 말문이 막혔다.

그러게...?!

이번 인턴으로 커뮤니케이션 방법, 기획의 중요성만 배우다 끝난건가 싶었다.

물론 그것도 큰 수확이긴 하다.

그치만, 개발자니까 CS에 대해 생각하고, 내가 구현한 기능과 CS를 연관지어 생각하도록 하자...!

🌱 아주 사소한 생각과 추억들

내가 심고 나온 잔디

내가 심고 나온 파릇파릇한 잔디들 🌱

테스트 코드 너무 안짰다...쫌 너무 안짰다...이러다 리팩토링할 때 큰 코 다치지...

코드리뷰에서 받았던 하트, 캡쳐해놓고 icloud에 안옮긴거 진짜 한이다...🥲 진짜 기분 좋았는데...

마지막 피드백 날에 핫픽스 여러 개 해놓고 나서, PR 안올린것도 한이다... master에 치명적인 버그있었는데...

거기에 계신 분들께 인사 다 못드리고 나온 것... 면접날이 마지막날이라는걸 생각했어야지...

재밌었어-!

아침 자판기에서 뽑아 먹은 바나나 🍌

두 가지 메뉴 중에서 고를 수 있어 행복했던 식사, 맛있어서 더 행복...🙇‍♀️

가짜나무 옆에서 기다리던 아메리카노 ☕️

4시가 되면 김소희님과 편의점으로 탈출했던 날들 🍡

이렇게 맛있는거 왜 안먹고 살았나 싶었던 정자동 맛집들 🍣

생각해보지 않았던 세계관에 정신이 아득했던 대화들 🤦‍♀️

인턴 중에 진행했던 면접들과 학교 일들로 살짝쿵 힘들었던 내 멘탈과 체력까지 🥲


다 재밌었다.


이정도 미화면 충분하다. 👏👏👏

9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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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4월 5일

고생 많으셨습니다. 읽으면서 배움의 깊이가 다르다는게 느껴지는 글이네요 👏👏👏
하나를 경험하더라도 깊게 생각하시는 모습 배우고 갑니다 :)

1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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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4월 7일

제 이름은 김소희가 아닙니다 ㅎㅎ
글 잘 읽었어요 !
덕분에 많이 배웠습니다 ㅎㅎ

1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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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4월 26일

너무 멋져요 .. 보고싶어요ㅜㅜ

1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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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7월 8일

우연히 보게 된 글인데 경험 나누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많이 배워갑니다. ☺️

1개의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