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는 잇츠미
벌써 12월이다.
퇴사한지는 6개월이 됐고, 항해가 끝난지 2달이 지났다.
그리고 이제서야,
번아웃이 왔다.
계기는 간단했다. 과제를 마치지 못했다.
변명이야 끊임없이 말할 수 있겠지만 결국은 모두 내 안일함 때문이라 생각한다.
'부트캠프 하나를 끝냈으니 조금은 여유롭게 할까 생각하는 안일함'
'조급함을 가지지 말자며 위기의식까지 잊은 안일함'
그 안일함으로 과제를 마치지 못해 제출하지 못했다.
그리고 며칠을 울었다.
컴퓨터 앞에 앉아서 그냥 울었다. 계속 울다가 강의를 다시 들었고 다시 울다가 스터디에 참여했다.
중간에 감기도 걸려서 열이 오른 채 눈물만 뚝뚝 흘리곤 했다.
확답 없는 미래가 주는 불안감이 너무 컸고, 내가 지금 하고있는 게 혹시 옳지 않으면 어떡하지? 길을 잘 못들은거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그렇게 몇박며칠을 내리 울다가 번뜩 생각났다.
우울감에 빠질 때는 운동을 하라고 했다.
그래서 나가서 무작정 걸었다. 대충 세 시간은 넘게 걸은 것 같다.
오직 뮤직과 나만이 남은 세상에서 세 시간을 내리 걷게되면 머릿속에는 우울감이고 나발이고 그냥 발이 흐느적거리는 것 밖에 생각나지 않는다.
결국은 발이 너무 아파서 집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돌아왔다.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자연스럽게 다시 공부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운동을 등록하고, 강의를 들으며 과제를 하고, 꾸준히 책을 읽고, 사람들과(사회와) 멀어지지 않도록 노력하는 생각을 했다.
다시 괜찮아 질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