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창원 H&A 면접 박제

배추·2023년 5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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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말하면 내가 면접관님 타임 킬러였음에도 불구하고 면접관님은 나를 놀리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내가 불편하지 않도록 30분 동안 노력해주는 천사였다. 물론 답이 없다는 걸 1분 자기소개부터 깨달으시고 인성 및 LG전자 서비스에 어떤 개선이 필요한지 질문을 많이 하셨다.

LG전자 H&A 본부에서 인생 첫 기업 면접 기회를 가졌다.
면접 기간이 1달이나 주어졌음에도 '어차피 임베디드 경험이 없으니까 떨어질거야'라는 생각으로 시간을 적당히 알차지 않게 보냈고 결국 면접 1주일 전 사전과제가 나왔을 때야 준비하기 시작했다. 사전과제에 1주일 정도를 썼고 면접 준비에 3일을 썼다. 사전과제는 참신한 개선 주제를 생각하기 어려워서 마지막 날까지 너무 고통스러웠고, 면접 준비를 위해 질문에 대한 답을 적는데 생각도 나지 않고 너무 별로여서 잠을 못잘 정도로 스트레스가 엄청났다. 당일날까지 갈지 말지 고민했지만, 인성을 가장 중요시한다고 생각하여 노쇼는 하지 않기로 했다. 또한 완벽하지 않으면서 완벽주의 성향만 있어 혼나면서 깨지고 정신좀 차리고 싶었던 이유도 있었다. 하지만 앞에 말했던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고 결국 나 혼자 정신을 차리기로 했다.

우선 내가 얼마나 답이 없었냐면 면접장에 가기 전에도 실수를 엄청나게 했다.

  • 서 있을 때는 로고가 보이지 않아서 나이키 양말을 신었다. -> 앉을 때 로고가 보이는 것을 보고 긴 양말을 오송역 편의점에서 3800원 주고 샀다. -> 하지만 면접장 책상 앞에 가림막이 처져있어서 상관없었을 것 같았다.
  • 면도를 하지 않아 창원중앙역 화장실에서 면도했다.
  • 사전 과제 프린트를 해 가야 하는데 컬러 1장, 흑백 5장을 뽑아놓고 안가져 갔지만 사용자 편의를 중시하는 LG전자는 면접장에 프린트기를 배치시켰었고 다행이 뽑을 수 있었다. -> 근데 1주일 동안 열심히 고민하면서 만들었지만 스크립트를 못 외운 것이었다... 엄청 걱정했지만 면접관님이 포기하신 탓에 다행히(?) 발표시키지 않으셨다.

항상 말을 조리 있게 못할 뿐 아니라 길게 말을 하다 보면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잊고, 뭐에 대해서 말하고 있는지 목적도 잊어, 자주 산으로 가거나 끝맺지 못하는 경우가 너무 많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오늘 통합면접에서 느낀 길 가다가도 갑자기 혼자 부끄러운 이불킥 리스트를 박제하기로 결정했다.

  • 중간에 말을 껴들었다.
  • 말끝을 흐렸다.
  • 웃음을 잃었다 -> 너무 긴장돼서 입술이 다 말라서 입꼬리가 올라가지 않았다.
  • 마지막에 하고 싶은 말에 다음 기회에 임베디드 경험을 쌓고 오겠다고 했다 -> 꼭 다시 지원해서 붙고 싶은데 이제 안 받아줄 것 같다ㅠㅠ
  • 경청하지 않았다. -> 경청했는데 불안해서 아주 가끔 발표 스크립트를 힐끗거렸다.
  • 1분 자기소개부터 절었다.
  • 친구를 자주 안 만난다고 했으면서 동아리, 축구 동호회, 학부 임원, 고등학교에서 아두이노 교육 봉사를 진행했다. -> 근데 이건 사실이다...
  • 노래를 잘 못하기 때문에 핑거스타일 기타를 친다고 했으면서 남성 중창단 동아리 활동으로 노래를 했다고 했다. -> 이것도 사실이다...
  • 그리고 아마 공연 동아리 남성 중창단 동아리라고 했기에 공연, 중창단 동아리 이렇게 2개나 한 걸로 오해할 수 있다. -> 교육 봉사, 공연하던 친구가 이렇게 말을 못 하면 구라쟁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
  • "회사를 선택할 때 어떤 것을 중점으로 생각하냐"라는 질문에 "주변 사람"이라고 했더니 "만일 주변 사람이 힘들면 그만둘 건가요?"라는 꼬리 질문이 들어왔다. -> "저는 환경에 적응을 잘하기 때문에 잘 지낼 수 있을 것입니다"라는 희대의 망언을 했다. 망언을 주장할 수 있는 근거를 찾을 수 없었다.

그룹 면접

통합면접에서 끝났다는 걸 느낀 나는 이불킥 생각에 계속 웃음기가 나왔고 나와 같은 팀이 된 분들을 더 빛나게 해주고 싶었다. 주제는 말할 수 없지만 보자마자 머리가 아무 생각이 나지 않고 굳어버렸기 때문에 노력하지 않아도 가능했다. 또한 상대방 주장에 한 마디 꼬투리 잡아서 말했는데 역시 산으로 가버렸다.

결론

  • 이번 면접 준비를 통해 중소기업 SI도 고려하기로 했다. -> 하지만 java를 국비 교육을 마치신 분들 보다도 못하기 때문에 공부를 해야할 것 같다.
  • 코테를 c++에서 파이썬으로 변경하기로 했다. -> c++은 코테용으로만 사용하게 될 것 같아서 그나마 취업에 좀 더 도움될 수 있는 파이썬을 자신 있게 사용하고 싶었다.
  • 원래 군대에서부터 스트레스도 풀리는 구보, 뜀걸음을 좋아했는데 전역하고 달려본 적이 없다. 하지만 이번에 스트레스를 받아 달렸더니 숙면을 취할 수 있었고 앞으로도 새벽에 달릴 것이다.
  • 뜬금없지만 군대에서 자기 전에 매일 머리로 했던 5감사를 할 예정이다. -> 혼자 외롭게 놀면서 공부하다 보니 시간이 너무 빨리가기 때문에 작은 일이라도 감사하고 싶다.
  • 말을 진짜 하위 99~100프로 급으로 못하는 것을 다시 상기할 수 있었다. -> 조금씩 말하기 실력을 늘릴 것이다.
  • 취준생 입장에서와 면접 퀄리티, 모습으로 봤을 때 창원 LG전자가 겉으로 보기에는 너무 좋아 보였고 가고 싶다. 하지만 창원 LG전자는 부바부겠지만 말이 많고 내부에서는 불만이 많은지 실제로는 탈출을 많이 하는 걸로 보였고 아마 타지역에 사는 모든 지원자에게 "창원에서 근무하면 할 수 있어요?"라고 물어봤을 것 같다. -> 나는 집값 때문에 지방에 살고 싶고 창원도 비싸지만 엄청 좋아보였다. 사실 못 붙는다고 생각하면서 설레발 치느라 기타학원, 자취방을 찾아봤다...
  • 이번 채용 과정은 영어 면접이 없고, 채용전환이 아닌 채용, 원데이 면접이기 때문에 역대급으로 낮은 난이도라고 생각은 들었다. -> 이제 서탈 시키겠지만 다음에 지원했을 때 붙는다면 아빠한텐 홈브루, 엄마한테는 식기세척기를 사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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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도사

1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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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1월 17일

안녕하세요! LG전자 H&A SW 면접 후기 검색하다가 찾게 되었습니다.
혹시 면접 방식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알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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