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re_am_I] 벚꽃 엔딩

uriyang·2021년 8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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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re_am_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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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ogue

몇 개의 블로그 포스팅을 하다, 꽤 오랫동안 글쓰기를 중단했다.
개인적으로 코드의 방향에 관한 글을 쓰는 것에 대해, 글을 쓰면서 무거운 책임을 실감했고 내 실력으로는 아직 그런 글들을 써내기에는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글로 내 생각을 풀어내면서 행복감을 느끼는 나에겐, "내 생각과 스토리들을 나열하는 것이 좀 더 어울리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내가 썼던 글을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계시고, 종종 "글을 더 쓰지 않느냐?"고 질문해 주신 분들도 계셔서 참 감사하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 계기로 얼마 전 한 세미나에서 "Where am I"라는 주제로 발표를 했었고, 많은 분들이 좋은 피드백을 해주셔서 참 의미가 있었다.

이 글은 그때의 발표 내용들에 대한 연장선이 될 것 같다.
개발 문화와 개발자들에 대한 내 생각들을 풀어놓음으로써, 누군가에게 다시금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평소에 머랏속에 갖고 있던 쉽게 꺼내지 못했던 생각들 / 꽤 오랜 시간을 개발자로 살아가면서 느낀 점등을 글을 통해서 다시 한번 꺼내보려고 한다.

벚꽃 스팟

제목을 왜 벚꽃 엔딩으로 정했을까?
벚꽃이 절정일 때, 벚꽃 스팟으로 인스타에서 유명한 두 장소를 갔었다.
그런데 끝내 내게 남은 사진은 이 정도뿐이었다.

그때 당시 인스타에 "롯데월드", "석촌호수", "벚꽃" 등의 태그를 검색해 보면 멋진 사진들이 많이 나왔다.
내가 찍었던 장소랑 같은 장소에서 찍은 사진들도 정말 많았다.
"같은 장소, 다른 사진!!"
내 사진은 왜 이런 결과일까?

생각해 보면 이런 이유들이 있었다.

  • 예상보다 벚꽃이 절정으로 피지 않았다. (벚꽃이 많이 핀 장소를 pick)
  • 벚꽃이 예쁘게 핀 장소는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기다리지 않았다)
  • 많은 사람들이 좋은 사진을 위해 부끄러움(사람들의 시선)을 감수하며, 다양한 포즈를 시도하며 사진을 찍었다.
  • 좋은 사진이 나올 때까지 여러 번 반복했다.
  • 예쁜 사진을 위한 복장과 장비(ex: 좋은 카메라, 포즈)를 준비해왔다.

이상적인 사진이 나오기까지는 생각보다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한다.
사진이 찍힌 내가 멋진 그들과 다르다는 이유도 있을 것이다.
이미 위의 내용들만 봐도 많은 키워드들이 나왔다.

준비, 사전 조사(자료 조사), 기다림, 용기, 다양한 시도, 연습, 반복, 비용..

이 얘기를 꺼낸 이유는, 어떤 거울을 통해 바라본 세상과 현실이 다를 수 있음을 얘기하고 싶었다.
그리고 그 거울에 비친 모습들은, 보이지 않는 어떠한 노력들을 동반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수많은 개발자들이 개인 시간도 없이 공부를 하고, 보이지 않는 번아웃 속에 살아간다.
내가 바라는 멋있고 뭐든 다 할 수 있을 것 같은 유명한 개발자도, 남모르게 힘들고 외로워하고 있을 수도 있을 것이다.

유명했던 글이라 아시는 분들이 많겠지만..
다시 한번 redux의 창시자인 dan abramov의 "2018년,내가 모르는 기술들"이라는 글을 공유해 본다.

평균의 함정

비교적 최근에는 개발자들에게 좋은 회사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사람들이 많이 얘기하는 "네카라쿠배당토야" 뿐만 아니라, 개발자가 자유롭고 좋은 조건으로 일할 수 있는 회사들이 많아지고 있다.
"맥북 제공", "점심 제공", "자율출근", "재택근무", "스톡옵션" 등의 혜택들은 어느새 우리에게 이러한 기준들이 너무 당연한 것들이 되어있지 않은가?

  • 요즘엔 스타트업의 겨울이라고 무거워진 분위기가 느껴진다. 그래서 앞으로 분위기가 조금은 달라질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이미 달라졌나? ?_?)

아래 두 개의 기업이 있다.

A기업: 평균 연령 31세, 평균 연봉 9,000만원
B기업: 평균 연령 34세, 평균 연봉 6,000만원

어떤 기업이 더 좋아 보이는가?
A기업이 더 좋아 보인다.

위의 회사의 내부 구성이 아래와 같다고 생각해 보자.

A사

A사연령연봉(만원)
직원1273800
직원2232900
직원3222600
직원4314200
임원5231500
평균319000

B사

B사연령연봉(만원)
직원1315000
직원2326450
직원3336300
직원4315350
임웜436900
평균346000

위에서 보여줬던 평균 연봉 같은 가공된 정보는 회사 홍보 문구로 쓰일법한 정보로 보여진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일반적인 지원 입장에서는 B기업이 훨씬 유리하다.

요즘은 기업을 평가할 수 있는 다양한 매체들이 있지만, 그럼에도 얻을 수 있는 정보는 아주 구체적이지는 못할 것이고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채용과 서비스를 해야 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굳이 문제를 드러낼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내부 사정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으면 그래도 비교적 많고 구체적인 정보를 얻을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큰 규모의 회사라면 팀이나 조직 구성에 따라 분위기가 천차만별로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개인의 성향에 따라서 같은 상황이라도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에, 이렇게 얻은 정보도 나와 맞는지에 대한 기준으로 판단할 때는 100% 장담할 수 없다.

결국 겪어봐야 알 수 있는 경우가 많다.

결론

생각보다 우리는 원하는 조건을 얻기 위해 더 많이 노력해야 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하는 것보다 좋은 대우를 받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개발자라는 직업 혹은 개발이라는 일 자체는 근무 조건 외에도 많은 의미로 좋은 편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 내 현실과 맞지 않은 너무 먼 위만 바라보고 있는 건 아닌지?
원하는 기준에 합당한 노력을 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인지?
차곡차곡 쌓여가는 내 것에 만족하는 방법을 알면 더 행복하게 개발할 수 있지 않을까?

참고: https://www.beusable.net/blog/?p=3298

profile
개발자들에게 위로와 힘을 주고 싶습니다. 효율적인 시스템과 개발 문화에 관심이 많아요 ^_^

2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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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7월 28일

재밌게 읽고갑니다!

1개의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