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하반기 농협정보시스템 서류+필기+면접전형 후기(Feat. 최탈)

MJ·2023년 11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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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말하자면, 최종탈락했다. 솔직히 6최탈은 조금 심각하긴 한데, 그래서 반성을 하고자 글을 적는다.

0. 지원동기

하반기 총알이 다 떨어지고, 급하게 총알을 채워넣다가 알게 된 회사. 사실 이전에 친구를 거쳐서 이름을 한 번은 들어봤다. 농협중앙회 자회사로 농협의 금융, 물류, 유통 등의 시스템을 개발한다고.

1. 서류전형

자소서는 깔끔하게 500자씩 4문항이었다. 지원자격은 IT분야 학사 학위가 있거나, 비전공자라면 IT분야 기사(예시로 정처기, 보안기사, 전자계산기어쩌구...기사가 있었는데, 빅분기는 해당되는지 모르겠다.) 자격증이 있으면 지원 가능했고, 나는 이력서에 컴공 학사+정처기를 적어내고 SW 관련 활동한 부분은 자소서에 녹였다.

서류 접수가 끝나면 다음날에 바로 인성검사 Lv.1을 보라고 메일이 온다. 제때 안 보면 바로 서탈이니까 솔직하게 응시하도록 하자. 설문조사 형식이라 20분만 투자하면 금방 끝난다.

사실 서류를 급하게 쓰면서 프로젝트 경험도 크게 못 녹였고, 공백기도 길어서 떨어질 줄 알았는데 의외로 서류가 붙었다! 농협에서 좋아하는 자소서 스타일이 있다고 하는데, 딱 그런 스타일이었나보다.

2. 필기전형

필기는 총 이틀에 걸쳐서 보는데, 첫날은 온라인으로 코딩테스트를 보고, 둘째날은 오프라인으로 인성검사 Lv.2+직무능력평가+전산능력평가를 본다.

코딩테스트는 역시나 프로그래머스. PCCP 특별 전형 형식으로 진행되고, 120분동안 총 4문제를 풀면 된다. 문제는 모두 알고리즘이었고, SQL은 따로 없다. PCCP라서 끝나고 점수도 바로 가르쳐준다. 이거 시험으로 인정되는 거라 2년동안 써먹을 수 있음 ㅋㅋ 공짜 PCCP 개이득 ㅋㅋㅋㅋㅋㅋ

난이도는 프로그래머스 Lv.2 ~ Lv.3 정도. 나는 긴장해서 2문제밖에 못 풀었는데, 마인드만 좀 더 가다듬었어도 3번까지는 풀었을 듯하다. dp인지 백트래킹인지 헷갈려하다가 그만 시간이 다 갔다 ㅠㅠ
끝나고 복기해보니 백트래킹이 맞았다. 4번은 그냥 처음 보는 알고리즘이라 패스!

둘째날은 위의 사진처럼 지정된 시험장에서 필기전형을 본다. 한창 필기 시즌이라 그런지 결시자가 엄청나게 많았다. 당장 코딩테스트 일정도 몇 군데 겹치는 것으로 안다. 나도 한 군데 겹쳐서 거길 포기함 ㅎㅎ!

내가 입실한 반은 반 정도가 안왔고, 어떤 반은 70% 넘게도 안왔다고 한다. 8시 50분까지 입실해서 9시부터 14시까지 총 3교시에 걸쳐 시험을 치른다.


1교시는 인성검사 Lv.2 시간이다. 인성검사는 문항에 대해 y/n으로 답변하면 된다. 서류 접수 직후에 했던 Lv.1 인성검사랑 교차검증하니 둘 다 솔직하게 응시하도록 하자.

2교시 직무능력평가는 NCS였다. 코딩테스트만 준비하던 사람이라 NCS는 1주일 벼락치기를 하고 갔는데, 벼락치기의 효과가 있었던 모양인지 예상보다는 많이 풀었다. 참고로, 농정시 NCS는 오답 감점이 있으니 무턱대고 찍지 말자. 방송으로도 오답 감점이 있다고 여러번 안내하니까 모르면 그냥 비우는 편이 낫다.

3교시 전산능력평가는 정보처리기사 책을 보고 갔는데, 솔직히 말해서 문제가 좀 많이 지엽적이었다. 그래서 한 30문제 정도는 찍었다...
과목 비중으로만 보면 소프트웨어 공학 >> 데이터베이스 > C/Java > 자료구조 > 컴구+운체 순으로 출제 비중이 높았다. 그 외에 네트워크나 정보보안쪽은 없었는데, 혹시나 싶으면 공부해두자. 내 생각엔 짧은 시간 내에 합격선까지 공부할거면 소공하고 디비는 꼭 봐두는 것을 추천한다.

시험 종료 후에 기업에서 수고했다는 의미로 음료수+샌드위치를 나눠줬다. 나는 늦잠으로 인해 아침을 못 먹은 터라 배가 고파 그 자리에서 바로 해치우고 밥까지 사먹었다.

결과는 필기전형 합격! 코딩테스트 점수가 애매하고, 전산시험을 반 가까이 찍어서 떨어질까봐 무서웠는데, 운이 따라줬는지 합격해서 면접까지 가게 되었다.

3. 면접전형

여기는 전형이 매우 빠르다. 필기 합격 발표(10/31일) 이후 곧바로 면접(11/2)이다. 그래서 평소에 면접 준비를 꾸준히 해 두는 것이 좋다.

추측하건대 면접전형 경쟁률은 3:1 정도. 상당히 가능성이 높은 배수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오후타임에 결시자가 조금 있어서 실제 경쟁률은 3대1이 조금 안될 듯하다.

면접 장소는 양재에 있는 NH디지털혁신캠퍼스였다. 농협정보시스템 본사가 여기인데, 실제로 다녀본 친구의 말에 따르면 입사 후에 대부분 의왕에 있는 통합IT센터로 발령받고, 운에 따라 서대문/여의도/양재에서 근무할 수도 있다고 한다.

면접은 오후 1시부터 진행했고, 조별로 경영진/실무진 면접을 번갈아가며 진행했다.

3.1 경영진 면접

내가 속한 조는 경영진 면접을 먼저 봤다. 3시가 조금 안돼서 대기실에서 면접장으로 이동했고, 5:4(면접관 5, 면접자 4. 결시자 있었음) 면접이었다.

특이하게 1분 자기소개 없이 곧바로 질문이 이어졌다. 면접관 한 분당 질문 1개씩 총 5개의 질문이 모두에게 주어졌다. 잡플래닛 후기로는 무인도에 떨어진다면 어떤 물품을 챙겨갈 것인가? 와 같은 순발력을 요구하는 질문이 나온다던데, 대부분은 자기소개서 내용하고 기본적인 인성질문 범주에서 나왔다. 옆 지원자에게는 날카로운 질문도 몇개 던지셨는데, 나에게는 약간 농담 따먹기? 같은 질문이 들어와서 뭐지? 싶었던 부분도 있었다. 그나마 좀 어려웠던 질문이라면 기업윤리 관련 질문이랄까...? 대충 들어는 봤는데 제대로 알지는 못하는 부분이라 ESG랑 엮어서 아는 대로 대답했다.

중간에 이력서나 자소서에 프로젝트 경험이 왜 안적혀 있냐는 질문이 들어왔는데, 이 부분은 지금 딱 하나 자신있는 프로젝트 소개해도 괜찮은지 허락을 받아서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했다. 나머지 질문도 무난무난해서 잘 대답하고 면접이 끝났다.

3.2 실무진 면접

경영진 면접이 끝나고, 장장 2시간 가까이 대기하다가 거의 5시 30분쯤에 마지막 순서로 실무진 면접을 보러 들어갔다. 역시나 면접관은 5분이 계셨고, 마지막 타임이라 그런지 표정이 제법 굳어 있었다. 그렇다보니 분위기도 많이 딱딱했지만, 이해가 갔다. 나같아도 몇시간 면접을 보면 표정이 썩을거야 아마...

면접은 순서대로 1분 자기소개를 하는 것으로 시작해 CS 지식, 프로젝트 경험 관련 질문, 입사 후 목표, 입사 동기와 같은 질문이 골고루 나왔다. CS 질문 중에 오늘 처음 들어본 용어가 있어서 '잘 모르는 부분이라 알아보고 나서 입사 후에 답변드려도 괜찮을까요?' 라고 대답했는데, 면접관분이 허허 웃으시면서 '꼭 입사해서 가르쳐주세요!' 라고 답해주셨다. 이게 맞나...? 면접 중에 곰곰히 생각해보니 뭔가 DB나 인프라쪽 용어같아서 질문 시간에 여쭤봤더니, DB 관련 지식이 맞다고 하셨다. 나 DB 공부 더 해야겠네...

그렇게 면접이 끝나고 면접비 수령 확인서에 사인할 때 시간이 6시 10분이었다. 확실히 금융계 회사라 그런지 타 기업에 비해 면접비를 많이 줘서 기분이 좀 나았다. 보통 수도권은 3만원 주는데, 여긴 5만원 주더라고 ㅋㅋㅋㅋ

4. 결과

그렇다. 최탈이다.

사실 실무면접장을 나오면서 조졌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 느낌이 적중했는지 이번에도 면접에서 고배를 마셨다. 난 정말 면접 준비를 이상하게 하는 건지 면접만 가면 이렇더라고.

슬퍼서 눈물 좀 흘리고 나니 머리가 식었고, 면접 복기록을 작성한 것과 맞춰보며 대략적인 탈락의 원인을 알 수 있었다.

문제는 자소서에 없는 내용을 말하거나, 자소서에 적힌 것과 다른 답변을 했다는 것이다.

자소서에는 입사 후 목표로 금융IT 전문가가 되고 싶다고 적었는데, 면접장에서는 NH콕뱅크 앱을 개발하고 싶다고 답변했다. 아주 틀린 답변은 아니지만, 1차적으로 자소서를 보고 질문한다는 점에서 잘못된 답변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때는 자소서에 뭘 적었는지 생각이 안 났는데, 내 잘못이다.

실무면접에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부서에서 일하고 싶냐는 질문에 콕뱅크 앱을 개발하는 부서에서 일하고 싶다고 답변했는데, 여기서는 큰 문제는 안 됐을 것이다. 콕뱅크는 금융 쪽이니까. 다만 왜 콕뱅크인지는 자소서하고 엮어서 설명을 잘 했으면 더 좋았을 거다.

그리고 졸업 후에 어떤 준비를 했냐는 질문에도 이력서/자소서에는 없는 경험을 답변해버렸다. 당연히 진짜 한 부분이 맞는지, 왜 적지 않았는지 물었고, 내 나름대로 답변하긴 했지만 면접관 입장에서는 여기서 못 믿을 사람이라는 평가가 나왔을 것이다. 그냥 취준하다보니 길어져서 동료들과 토이 프로젝트를 하고, 코딩테스트/필기준비하고 면접 준비를 계속 해왔습니다. 라고 하면 됐는데!


둘째로는 직무 지식이 약간 부족했다. Connection pool 관련 질문이 왜 나왔을까 생각해보니 자소서에 DB 오류를 해결했다는 언급이 있었다. 내가 말한 DB 오류는 Firebase를 사용하면서 동기화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인데, 그냥 DB 오류라고 하니 뭉뚱그려 DB 질문을 하신 듯 했다. 어설프게 아는 척하는 것보다는 모른다고 깔끔하게 인정해서 질문이 더 나오지는 않았지만, 자소서는 신중하게 적어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는 경험이었다.

아무튼, 어떻게든 다른 회사 총알이 붙길 바라고, 또 총알을 채워넣으면서 하반기 내로 취업하도록 노력해야지 뭐 어쩌겠나. 인생 참 쓰다... 회사에 들어가기도 어렵고, 회사에서 살아남는 것 또한 어렵다는 것을 처절하게 느끼는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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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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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2월 23일

잘 읽고 갑니다
2024년에도 파이팅하시길 바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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