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한인평화재단(Korean American Peace Fund, KAPF)과 한반도평화행동(Korea Peace Action, KPA)은 21일 온라인 기자회견을 열고 제3회 뉴욕 타임스스퀘어 평화 캠페인의 세부 내용을 발표했다. 올해 캠페인은 "어디에도 전쟁은 안 된다(No War Everywhere)"는 슬로건 아래, 한반도를 넘어 전 세계적인 평화 정착을 촉구하는 포괄적 메시지를 전면에 내세웠다.
미주한인평화재단 문유성 대표는 전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분쟁의 참혹함을 지적하며 캠페인의 취지를 설명했다. 문 대표는 "가자지구, 우크라이나, 이란 등지에서 벌어진 군사 충돌로 50만 명 이상의 소중한 생명이 희생되었고, 전쟁 수행에 투입된 군사비가 1조 달러(한화 약 1,500조 원)를 넘어섰다"고 강조했다. 이는 한국 1년 예산의 약 2배에 달하는 막대한 금액이다.
문 대표는 "이 막대한 희생과 비용은 인류의 안전과 번영을 위해 사용될 수 있었던 소중한 자원"이라며, "전 세계 1억 8천만 명의 기아에 시달리는 어린이들에게 약 17년 동안 영양을 공급할 수 있는 액수"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현실을 바탕으로, 타임스스퀘어 캠페인은 전쟁이 아닌 대화와 외교, 평화적 해결을 선택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정책 입안자들과 세계 시민들에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번 3차 캠페인의 가장 큰 특징은 뉴욕 타임스스퀘어뿐만 아니라 서울 청계광장에서도 동시에 진행된다는 점이다. 한반도평화행동 김덕진 공동집행위원장은 "작년에는 타임스스퀘어 광고 메시지를 한국에서는 온라인으로만 유포했지만, 올해는 서울 시민들이 많이 오가는 청계광장 대형 스크린에도 영상을 게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광고 영상은 타임스스퀘어에서 7월 25일부터 27일까지 3일간, 청계광장에서는 7월 25일부터 31일까지 7일간 상영된다. 타임스스퀘어에서는 총 4,320회(약 18시간), 청계광장에서는 총 100회 송출될 예정이다.
캠페인은 대중을 향한 광고 송출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정책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행동으로 이어진다. 문유성 대표는 "미국 연방 하원의원 435명 전원, 연방 상원의원 100명 전원, 그리고 대한민국 국회의원 300명 전원의 사무실에 캠페인 영상과 홍보 메시지를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영상에 포함된 QR코드를 통해 시민들이 직접 미국 연방 하원에 상정된 '한반도평화법안(H.R.1841)' 지지 서한을 상하원 의원 및 대통령에게 보낼 수 있도록 하여 구체적인 법안 통과 활동과도 연계했다. 한국에서도 22대 국회 하반기 원 구성이 완료되는 대로 국회에 발의된 한반도 평화 결의안 통과를 위한 활동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기자회견에서는 지난 2년간 진행된 캠페인의 실질적 효과와 한반도 평화 법안의 현황, 향후 활동 방향을 둘러싸고 심도 있는 질의응답이 오갔다.
▲ 캠페인의 실질적 효과와 피드백
Q. 지난 2년간 진행된 캠페인의 가시적인 성과나 피드백이 있었는가?
문유성 대표는 "이 캠페인은 단기적 성과보다는 장기적인 시민 대중 교육 및 홍보에 중점을 둔 '그래스루트(Grassroots)' 활동"이라고 답했다. 그는 "미국 시민들 중에는 여전히 한국전쟁이 끝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모르는 이들이 많다"며, 현재까지 약 40만 명 이상이 영상을 시청했고 내년까지 100만 명 시청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성과로는 한반도 평화 법안을 지지하는 공동발의 의원들이 지속적으로 유지되거나 소폭 증가하는 흐름을 꼽았다.
▲ 한반도 평화 법안(H.R.1841)의 현황과 장애물
Q. 법안 통과가 지연되는 주요 원인은 무엇인가?
김갑송 국장은 "현재 하원에는 51명의 의원이 공동 발의자로 참여하고 있으나, 하원 외교위원장이 표결에 부치지 않아 진척이 막혀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의 대화 의지를 밝히면서도 정작 이 법안에 대해서는 지지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는 점이 모순적"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미 국무부가 최근 북한 여행 금지 조치를 1년 연장한 것도 법안에 포함된 '북한 여행 자유화' 내용과 배치되는 지점이라고 덧붙였다.
김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반도평화법안을 지지하지 않고 북한 여행 자유화 조치를 취하지 않는 한, 그의 대북 대화 의지는 진정성이 없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트럼프 행정부에 이 두 가지를 계속 촉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한국 내 여론과 국회의 상황
Q. 한국 내에서 한반도 평화 결의안이 통과되지 못하는 이유와 통일 이슈에 대한 관심 저하의 원인은?
김덕진 위원장은 "남북 관계가 완전히 단절되어 교류와 협력이 없는 상태가 지속되면서 대중의 관심이 멀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국회에서는 전반기에 이어 후반기에도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직을 국민의힘이 맡게 되면서 안건 상정 자체가 어려운 구조적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작년에도 69명의 의원이 결의안에 서명하는 등 꾸준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으며, 타임스스퀘어 상영과 같은 외부 활동이 국내 의원들에게도 긍정적인 자극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소셜 미디어(SNS) 활용 및 홍보 강화
조현숙 코리아피스풀뿌리네트워크(KPNGN) 활동가는 인스타그램 등 소셜 미디어 포스팅이 적어 대중과의 지속적인 소통이 부족해 보인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김갑송 국장은 전적으로 공감하며 향후 SNS 홍보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답했다. 다만 "틱톡이나 전광판 회사들이 평화 메시지를 '정치적 메시지'로 간주해 게재를 거부하는 등의 현실적인 제약도 존재한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인증샷 이벤트 등 시민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다양한 메커니즘을 고민해 평화의 메시지를 더욱 널리 확산시키겠다고 말했다.
미국친우봉사회(AFSC, 퀘이커 단체)가 매년 해리스폴(Harris Poll)에 의뢰해 진행하는 설문조사에 따르면, 2025년 미국인 70%가 "미국 대통령이 북한 지도자와 만나야 한다"고 답해 북미정상회담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비율은 2023년 68%, 2024년 69%로 매년 상승해왔다.
또한 "한국전쟁을 공식 종료해야 한다(종전선언·평화협정 체결)"는 응답도 2021년 41%에서 2024년 48%, 2026년에는 55%로 해마다 높아지는 추세를 보였다. 이밖에 ▲미군 유해 송환 협력 75% ▲북미 연락사무소 등 외교 거점 설치 63% ▲대북 제재 완화 61%가 찬성 입장을 나타냈다.
두 단체는 "남북 간 소통이 완전히 단절된 지금은 작은 오해와 오판도 군사적 충돌로 이어질 수 있는 매우 위험한 시기"라며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과 지속 가능한 평화 구축, 그리고 전 세계 모든 전쟁의 종식을 위해 앞으로도 시민들과 함께 행동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