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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가이버·2026년 7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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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E, 일주일 새 두 번째 '오인 사살'…메인주서 26세 콜롬비아 국적 아빠 총 맞아 숨져

표적 아니었다더니 말 바꾼 국토안보부…바디캠도 없어 "진실은 목격자 증언뿐"

비드퍼드(메인주)=종합

미국 메인주 비드퍼드에서 13일(현지시간)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이 쏜 총에 26세 콜롬비아 국적 남성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불과 엿새 전 텍사스 휴스턴에서 벌어진 ICE 연루 총격 사망 사건에 이어 일주일도 안 돼 벌어진 두 번째 치명적 총격이다. 더 심각한 것은 국토안보부(DHS)가 사건 당일 하루 만에 희생자에 대한 설명을 스스로 뒤집었다는 점이다. 처음엔 "추방 명령 대상자였다"고 했다가, 몇 시간 뒤 "표적이 아니었다"고 정정했다. 유가족과 목격자들은 아이 아빠가 차 안에서 숨을 거두는 모습을 그대로 지켜봐야 했다.

월요일 아침 7시반, 주택가에서 벌어진 일

사건은 13일 오전 7시반 무렵 비드퍼드의 한 주택가에서 일어났다. 현지 언론과 목격자 진술을 종합하면, 녹색 조끼를 입은 ICE 요원들이 차량으로 조안 세바스티안 게레로(Joan Sebastian Guerrero·26)가 몰던 흰색 승용차를 가로막았고, 이 과정에서 총격이 벌어졌다. 인근 주민의 초인종 카메라에 총성이 여러 발 기록됐고, 차량 운전석 쪽 앞유리에는 총알구멍이 여러 개 남았다.

ICE 측은 "게레로가 도주를 시도해 요원이 공공안전을 우려해 발포했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그러나 이 설명은 현장에 있던 딸과 배우자, 이웃 주민들의 증언과는 온도차가 크다. 인근 주민 세실리아 휴미스턴은 게레로의 세 살배기 딸이 "블루이(Bluey) 잠옷을 입은 채" 그 자리에 있었다고 전했다. 가족들이 총성 직후 거리로 뛰쳐나와 울부짖는 소리를 이웃들이 들었다는 증언도 나왔다.

현장에 바디캠 영상은 없다. 요원들이 바디캠을 착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의회는 지난 4월 ICE 바디캠 예산으로 2000만 달러를 배정했지만, ICE 지도부조차 착용률이 3분의 1에 못 미친다고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이번 사건의 진실 규명은 목격자 증언과 인근 CCTV·초인종 카메라 영상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희생자는 누구인가…"수사 대상 아니었다"

숨진 게레로는 콜롬비아 국적으로, 미국 내 취업이 합법적으로 허가돼 사회보장번호(SSN)까지 발급받은 상태였다고 현지 이민자 인권단체 '프레젠테! 메인'(Presente! Maine)이 밝혔다. 단체는 성명에서 "그는 우리 공동체의 일원이자 이웃이었고, 비극적으로 짧게 삶을 마감한 한 인간이었다"고 애도했다. 그는 배달 기사로 일하며 배우자, 세 살 된 딸과 함께 살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메인주를 지역구로 둔 앵거스 킹(Angus King) 상원의원(무소속)실에 따르면, DHS 마크웨인 멀린 장관은 사건 당일 오전 킹 의원에게 "숨진 남성이 추방 명령 대상이었고 차량을 무기처럼 사용해 발포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같은 날 오후 멀린 장관은 다시 전화를 걸어와 이를 정정했다. 이날 작전에서 집행된 영장의 원래 표적은 게레로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킹 의원실은 이를 공식적으로 확인했다.

DHS는 이날 저녁에야 첫 공식 입장을 냈다. 성명은 게레로가 누군가를 향해 차량을 돌진시켰다는 주장은 하지 않았다. 대신 차량이 "도주를 시도했다"고만 밝혔고, 요원이 "공공안전을 우려해" 발포했다고만 적시했다. ICE 역시 게레로가 이날 작전의 실제 표적이었는지에 대해 공식 확인을 내놓지 않고 있다. 결국 남는 질문은 하나다. 애초 수사 대상이 아니었던 사람이 왜 목숨을 잃었느냐는 것이다.

엿새 전 휴스턴에서도…최소 9번째 치명적 사례

이번 사건은 고립된 사고가 아니다. 엿새 전인 지난주 텍사스 휴스턴에서도 ICE 연루 총격으로 로렌조 살가도 아라우호(52)가 숨졌다. 그는 35년간 미국에 거주해온 주택건축업자이자 세 자녀의 아버지였으며, 그 역시 애초 작전의 표적이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사건에도 바디캠 영상은 없었고, 지역 검시관은 사인을 '타살(homicide)'로 판정했다.

AP통신 집계에 따르면 게레로 사망은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최소 9번째 ICE 연루 치명적 총격 사건이다. 일주일 사이 두 건의 '오인 사살'이 겹치면서, 연방 이민단속 방식 전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하루 3000명 체포 할당량이 부른 참사" 지적도

왜 이런 일이 반복되는가에 대한 논쟁도 뜨겁다.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은 지난해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매일 최소 3000명의 ICE 체포"를 목표로 제시하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 숫자를 계속 끌어올리려 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킹 의원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메인주에서 벌어진 일은 바로 그 결과"라고 직격했다. 실적 압박에 따른 무리한 단속이 잇단 인명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치권 파장…"연방정부, 우리 주에서 나가라"

사건은 메인주 정치권을 넘어 전국적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민주당 소속 메인 주지사는 이번 단속 작전을 "무모하다(reckless)"고 규정하며 "이런 일은 이제 끝나야 한다"고 밝혔다. 공화당 소속 수전 콜린스 상원의원도 "완전하고 공정한(full and impartial)" 조사를 요구했다. 메인주 하원의장은 촛불집회 현장에서 수백 명의 주민 앞에 서서 연방정부에 메인주에서 손을 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 및 연방 의원들은 초당적으로 국토안보부에 총격 경위와 무력 사용의 적절성, 책임 소재를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현재 발포한 요원은 직무에서 배제된 상태이며, FBI와 DHS가 각각 조사에 착수했다. 지역 이민자 활동가들이 유가족을 위해 개설한 모금 페이지에는 화요일 오전까지 약 3만 달러가 모였다.


게레로의 배우자와 세 살배기 딸은 남편이자 아버지를 하루아침에 잃었다. 그리고 정부는 그가 애초에 찾던 사람이 아니었다고 뒤늦게 인정했다. 연방과 주 차원의 조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이번 사건이 이민단속 현장의 무력 사용 기준과 책임성 문제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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