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학경(Cha Hak Kyung, Theresa Hak Kyung Cha), Dictee(1982)
『Dictee』는 전통적인 소설 형식을 따르지 않습니다.
이 책은 시, 역사 기록, 기도문, 사진, 편지, 인터뷰, 기록문서 등을 파편적으로 엮은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중심 주제는 "말할 수 없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찾는 것" 입니다.
『Dictee』는 9개의 장(Chapters)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각 고대 그리스 신화의 9뮤즈(Muses) 이름을 딴 제목을 가지고 있습니다.
(뮤즈들은 예술과 영감을 관장하는 신들이죠.)
하지만 이 구조는 엄격하게 따라가지 않고, 자유롭게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책에는 여러 여성 인물이 등장하며, 이들은 모두 억압을 경험한 인물들입니다:
유관순:
일제 강점기 조선의 독립운동가. 3.1 운동에 참여했다가 투옥·고문당한 인물.
작가의 어머니: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겪고, 미국으로 이주한 여성.
테레사 수녀(Saint Thérèse of Lisieux):
신앙과 인내를 상징하는 가톨릭 성인.
이 인물들은 모두 "침묵을 강요당한 여성들"이라는 공통점을 가집니다.
언어와 침묵:
이민자로서, 여성으로서 "말하는 법"을 강제로 배워야 했던 역사.
언어는 소통의 도구이자 억압의 수단이 됩니다.
기억과 역사:
식민지, 전쟁, 이주 경험이 어떻게 개인과 집단의 기억에 새겨지는지를 탐구합니다.
디아스포라적 정체성:
한국계 미국인으로서, 어디에도 완전히 소속되지 못하는 존재의 불안과 희망.
여성성과 고통:
여성들이 겪는 폭력과 침묵, 그리고 그 속에서 끊임없이 살아남고자 하는 투쟁.
『Dictee』는 전통적 이야기 구조를 거부하며, 억압받고 침묵당했던 여성들과 디아스포라 이민자들의 기억을 파편적이고 실험적으로 복원하는 문학 작품이다.
차학경은 이 책을 통해, 언어, 역사, 정체성, 여성성을 재구성하고, 말할 수 없는 자들의 목소리를 찾아내고자 한다.
『Dictee』는 단순한 소설이 아니라, "언어 실험"이자 "기억 투쟁" 입니다. 오늘날까지도 페미니즘 문학, 이민자 문학, 포스트콜로니얼 문학 분야에서 굉장히 중요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