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 그리고 또 다른 시작

sunwoo·2021년 2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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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나는 어떻게 보면, 동갑 또래에 비해 조금 다른 길을 선택해서 걸어 왔을 지도 모른다.
대부분, 고등학교를 졸업 후 바로 대학진학까지의 루트를 따르는것이 일반적이다.
사실 나도 그럴 줄 알았다.

교육열이 높으셨던 부모님덕에 사립고등학교에 진학하여 학창 시절을 보냈고, 어느덧 수능을 보았었다.
나오지만 않을 것 같던 수능 결과가 어느덧 발표가 되었고, 나는 너무 큰 충격에 빠지고 말았다.
정녕 이게 나의 점수가 맞을까, 잘못된것이 아닐까, OMR카드를 밀어 썼을까, 가채점이랑 너무 달랐다.
부모님께 재수를 시켜 달라고 했었다. 하지만 아버지께서 너무 단호하셨다.

너가 정말 재수할 만큼의 각오가 있다면, 어느 대학을 가던 그 곳에서 편입을 하면 되지 않냐, 그 정도도 안되냐

앞이 캄캄했다. 그 당시 나는 무조건 재수아니면 대학을 가지 않겠다고 아기마냥 떼만 썼었고, 아버지는 너무 단호하셨다.
나는 대학을 가지 않겠다고 원서를 넣지 않았지만, 아버지께서 독단으로 원서를 넣어셨다.
결국 대학을 어쩔 수 없이 가긴 갔지만, 마음에 들지 않던 곳이라 한 달정도 다니다 퇴학을 결정하였다.
퇴학 후,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 고민하던 난 돈을 벌기로 결심을 하였다.
그래서 대우조선에 입사를 하였다.


첫 경력

당시 고졸인 나는 현장에서 일을 하게 될 줄 알았다.
하지만 대표님과의 면담 끝에 나는 총괄팀에서 일하게 되었다.
(대표님과 임직원분들께서 감사하게도 나를 너무 좋게 봐주셨었던 것같다.)

당시 내 나이에 상상도 할 수 없는, 대기업 부럽지 않은 월급에 나는 정말 열심히 일을 하였다.
여기서 가장 높은 곳까지 올라가야지 라는 목표를 가지고 말이다.
또한 감사하게도, 운이 좋게도 대표님께서 굳이 내가 가지 않아도 될 회의를 데리고 다녀주시고, 일을 맡겨 주셨고, 또한 사업가 입장에서 봐야할 시선과, 생각 등을 많이 알려주셨다.

다 좋았다.
내가 이렇게 분에 넘치게 이런 곳에서 정말 피가 되고, 살이 되는 것을 얻고, 일할 수 있다는 것에.

하지만 항상 내 마음속 깊숙이 있던, 그것이 문제였다.
대표님도 그러셨고, 회의가 있어 참여 하였던 다른 대표님들이나 대우조선 정직원분들께서 까먹을만 하면 하는 말씀이 있었다.

'대학교'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였다.
지금처럼만 열심히 하면 아무 문제 없다고 생각하였기때문이다.
하지만 어느 순간 주변을 보니, 정말 대학을 진학하여야겠다는 생각이 점점 확고 해지기 시작하였다.
아직 학벌이 중요한 대한민국에서 무언가 하고자하면 대학교는 선택사항이 아니라 필수 사항이라는 것.
대학을 나오지 않으면 무시를 당하는 점.
그래서 1년차가 지나고 나서부터는 야근을 하지 않고, 틈틈히 다시 수능 공부를 하였다.

대학을 가기위해서

그렇게 나는 대학을 가기위해 2년차가 되던 13년도 겨울 수능을 보고 퇴사를 하였다.


다른 선택

3학년 2학기 전공 수업을 듣기 전까지는 나는 졸업하면 다시 일하던 곳으로 돌아가야지라는 막연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딱 3학년 전공 수업을 듣게 되면서 나는 이전의 생각이 확 사라지고 말았다.

DATABASES
JAVA

산업공학이 전공이었던 나는 전공 수업에 저 2가지가 포함이 되어있었던 것이다.
한번도 접해 보지 못했던 것이고, 무엇인지도 몰랐다.
그런데 이 2개의 수업이 나를 인생의 다른 방향으로 인도 하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아직도 기억이 난다.
DATABASE 첫 수업이었다.
DB전공 담당 교수님께서 말씀 하셨다.

DB가 뭘까요
앞으로의 시대는 IT가 세상을 이끌어 갈 겁니다. 그래서 DB도 더욱 중요할 것입니다.

JAVA 수업도 마찬가지였다.
분명 다른 교수님이셨는데 말이다.

내가 컴공도 아니고 이게 무슨 말이지

그런데 강의가 진행되면 진행될 수록 처음으로 대학 강의가 재미있었다.
마치 내가 영화에서 보던 프로그래머같고, 해커같으면서 키보드를 두드리는 것이 이렇게 재미있을 줄 몰랐다.
그래서 하루는 교수님께 찾아갔다.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이게 재미있고, 프로그래머가 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하는지 한번 알고 싶다고 여쭈어보았다.
교수님께 많은 피드백을 받았고, 많은 고민 속에 빠지게 되었다.
사실 이번 학기가 끝나면 졸업반인데 갑자기 진로를 바꾼다는것이 나에게는 많은 걱정과 너무 짧은 지식을 가지고 있는건 아닌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될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재미있었다.
내가 키보드를 두르려 입력하고 실행시키면 실행이되는 것이 성취감이 있으면서 재미있었다.
키보드 소리도 좋았다.

결국 나는 결정하였다.
내가 재미있고 하고 싶은 일을 선택하기로
개발자가 되기를!

(이 자리를 빌어 두 교수님께 감사의 인사 올립니다🙏)


첫번째

산업공학 전공이지만 학부시절 코딩에 대한 커리큘럼은 DB와 JAVA의 정말 기초적인 지식이 끝이었다. 기계공학적 공부가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졸업이 다가올 당시 나는 또다른 고민에 빠졌다.
어떻게 개발 공부를 할것인지.
나에게는 2가지 방안이 있었다.

독학 / 부트캠프

독학을 하자니 내가 제대로 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 알 수 있을까 라는 고민도 되었고, 마냥 시간을 주구장창 사용하여 비효율적으로 공부할 순 없다고 판단하였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부트캠프 였다.

사실 나는 위코드가 첫번째 부트캠프가 아니다.
이왕 할거 제대로 배우고, 많은 것을 배우는것이 좋다는 생각에
풀스택을 지향하고 스파르타식의 교육을 하는 부트캠프를 선택하여 학습하였다.
처음 약 한달 조금 넘게 JAVA를 배웠고, JAVA로 CLI 게임을 하나 만들었다.
그런데 나는 이곳에서 수료하지 않고 중도 포기를 하였다.
그만 둔 이유는 재미있어서 시작한 개발인데, 재미가 없고 두려웠다.
일주일에 한번 수업을 하고, 그 수업 내용을 바탕으로 매주 결과물을 만들어 발표를 사람들 앞에서 하며, 그 발표에 대한 피드백을 받는다.
피드백에는 정말 내가 생각하지도 못한 내용을 캐치해주고, 나에게 피가 되고, 살이 되는 부분이 있었다. 하지만 분위기가 나는 너무 싫었다. 다소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다들 본인 차례가 되어 발표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도 없지않아 있었던 것 같다.
처음에는 스파르타식이니 분위기가 이렇구나 했지만, 두달이라는 시간이 지나자 내가 재미있어서 시작한 코딩을 재미가 없어지고, 자신감이 사라지는 것에 대해 걱정이 되었다.

나는 공부란 힘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공부가 힘들더라도 외적인 부분에서는 즐겁게 하고 싶다. 또한 재미있어서 시작한 코딩 이왕이면 더 재밌게 하고 싶었다.
그래서 그만두고 되었고,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하던 중 '위코드 부트캠프'를 알게 되었다.


두번째

나는 물건을 사더라도 꼼꼼이 비교하고 사는 성격이다.
(가격 비교는 물론이고, AS, 품질, 실사용 후기 등등)
그런 내가 첫번째 부트캠프를 실패 아닌 실패적으로 선택했다는 것에 대해 회의감도 조금 들었고, 이번에 선택한 '위코드 부트캠프'도 내가 생각 했던 곳이 아니면 어떻게 하지 라는 걱정이 없지 않아 있었다.
내가 '위코드 부트캠프'를 선택한 이유 중에는

  1. 프레임워크를 사용해 학습한다.
  2. 협업을 나가 실무를 경험해 볼 수 있다.
  3. 분위기가 너무 좋다라는 점.

(내가 이렇게 이유를 쓰면 혹자는 홍보글 아니야? 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이 글은 위코드 부트캠프를 홍보하고자 하는 목적이 1도 없기 때문에 부트캠프 수료까지 과정은 세세하게 적을 생각은 없다.)

그래서 이번에는 정말 내가 즐겁게 코딩을 할 수 있는지 환경도 확인해 볼겸 상담을 신청해서, 직접 보고 느끼고 신중하게 결정을 하여 이번에야 말로는 나의 선택이 틀리지 않길 바랬다.

상담을 하러 위워크를 간 날을 아직도 기억한다. 시설이야 말 할 것도 없고, 앞 기수들이 공부하고 질문하는 모습들을 보는데 분위기가 그 전의 부트캠프와는 너무 달라서 사실 충격이였다.
다들 너무 신나보이고, 즐거워 보였다.
그런 환경을 직접 눈으로 보고 난후, 상담하시는 분과 함께 내가 궁금했던 점들을 계속 물어보기 시작했다. 질문을 너무 많이 했고, 상담시간이 생각보다 길어 오히려 죄송하기도 했다.
집으로 온 나는 위코드가 마음에 들고, 무언가 확신이 섰지만 '혹시나' '혹여나'라는 생각에 신중에 신중을 기하다보니 약 3주 뒤에 등록을 하게 되었다.

그렇게 나는 위코드 부트캠프를 다니며 내가 원했던 즐겁게 코딩하는것, 실무경험까지 다 해볼 수 있었다.
물론 쉽진 않았다.
OT때 은우님이 말씀하셨다.
3달 과정은 정말 힘들 것이고, 정말 많은 시간을 투자하여야하고, 정말 많은 노력을 하여야한다고.
안 힘들었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1차, 2차 프로젝트땐 정말 너무 힘들었다.)

그래도 괜찮았다.
분위기가 즐겁고 재미있어서 좋았다.
그래서 만족한다.

또한 얻은 것이 너무 많아서 만족한다.
공부를 어떻게, 어떤 방향으로 해야하는 건지도 알게 되었고,
같이 고민해 주는 사람을 얻었고,
같이 개발할 수 있는 사람을 얻었고,
같은 기수가 아니더라도 커뮤니티가 가능한 많은 사람을 얻었고,
등등 너무 많다.

그래서 감사하다.
이번에는 나의 선택이 틀리지 않은 것 같아서 감사하고,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코딩을 할 수 있어서 감사하고, 많은 도움을 받아서 감사하고, 다 감사하다.


나는 어떤 개발자가 되고 싶은가

나는 이제 걸음마를 때기 시작했다고 생각한다.
아직 한참 배울 것이 많고 부족하지만 조금이라도 어제보다 오늘이 더 나은 개발자이고 싶고,
키보드 소리 조차 좋아하는 내가 즐겁게 다른 개발자와 함께 고민하고 피드백 주고 받으며 개발하고 싶다.
그리고 더 나아가 나를 필요로 하는 개발자가 되고 싶다.
그런 개발자가 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노력을 해야할 것이고 그럴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런 개발자가 될 것이다.

profile
고영희를 모시고 있는 Backend 개발자 🐈

1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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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2월 9일

선우님! 초반에 리눅스 다시 설치하신다고 했던 과제 똑같은거 두 번씩 진행하시면서 죄송하다고 하셨을 때 정말 마음 아프면서도 뭔가 꾸준히 또 해내시는 것 보고 대단하다고 생각했어요. 그 꾸준함은 정말 선우님의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이 배웠어요. 이제는 과제 하나보다 내 실력이 얼마나 늘었는지 내가 얼마나 더 잘 되고 있는 사람인지에 집중하시면서 앞으로도 동료 개발자로 잘 지냈으면 좋겠습니당!! 화이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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