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늦은 2022년 2분기 회고

라모스·2022년 7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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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회고를 쓰는 것 같다.
학기 중에는 종강하길 무척이나 기다려왔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요즘 너무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벌써 종강한지 3주나 지났다. 평소 궁금했던 것들이나 좀 더 보완할 점을 채우기 위해 머릿속에 지식을 쌓아가며 시간을 보내곤 했다.

이번 2분기엔 어땠는지 잠깐 짚고 넘어가며 생각을 정리해보자.

캡스톤디자인

개발의 측면에서

우리 팀은 AI기반 인력매칭 웹 플랫폼 서비스라는 주제로 한 학기동안 캡스톤디자인 과제를 수행했었다.

학과 내에서 실제로 배포하고 도메인 주소까지 얻어 최종 발표에서 시연하는 케이스는 우리 뿐이었고 어떻게 보면 완성도 있어보이지만, 개발자로서 보는 내 시각은 만족스럽지 않다. 아니 부끄럽다.

방향과 컨셉을 이렇게 잡아 진행했지만, 기간 내 수행 여부와 현실적인 문제 등에 놓여 기능 구현에 급급하지 않았나 반성한다. 팀 전체적인 그림을 제외하고 내가 맡은 백엔드만 이야기하자면, '선 구현 후 테스트'식으로 개발해서 그런지 나중에 테스트코드를 짜보고 구조를 개선하려해도 이미 엉킬대로 엉켜 손을 쓰지 못했다. 이렇게 겪은 기술부채 때문에 이제와서 보면 능력만 된다면 코드를 다 갈아 엎고싶은 마음이다.

매번 스프링을 공부하는게 주로 원리 위주의 공부였어서 토이 프로젝트나 실무 적용에는 어느정도 한계가 있던 와중에 제대로 써먹어볼 생각으로 프로젝트를 수행했던 목적이 컸지만, Spring Security에 JWT 방식으로 인증/인가를 구현하는 것, 웹 소켓을 열어 채팅 기능을 구현하는 것, 복잡한 엔티티 그래프 내에서 DTO로 조회를 깔끔하게 하고자 QueryDSL을 적용했던 것 등 이 모든게 처음이라 테스트코드를 잘 짜고 올바른 객체지향 설계를 수행했다고 하기엔 거리가 멀었다.

그만큼 삽질도 많이했었고, 시간에 쫒겨 할 수 없었지만 개선 포인트만큼은 확실하게 기록해뒀어서 어떻게 개발을 해야할지, 무엇이 부족한지에 대해 나름 메타인지가 되었던 경험이다.

협업과 커뮤니케이션 측면에서

팀 프로젝트를 수행했기 때문에 이 문제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전체적으론 별 탈없이 잘 수행했다. 하지만, 4인 1조에서 웹 파트를 담당한 나와 프론트엔드 팀원은 서로 합이 잘 맞고 소통이 잘 되었으나, AI 파트를 담당한 나머지 두 팀원들과 우리 둘은 소통하는데 자주 어려움을 겪곤 했다.

아무래도 내가 AI 쪽을 잘 알지 못해서 서비스화 하려는 측면에서 어떤식으로 flow가 구성되는지 특히나 이해가 안됐던게 컸던 것 같다. 반대로 다른 파트 팀원들은 DB나 서버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져서 한계점이 분명했다. AI분야를 서비스에 적용하는 것이나 이 분야에 대해 공부하는게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건 잘 알지만, 이와는 별개로 나와 다른 분야에 대한 무지함으로 인해 생긴 일이 아닐까 하여 부끄러움을 느끼곤 했다. 어쨌든 이 부분에 대해 역할을 잘 수행해주었던 AI 파트 팀원 2명에겐 감사함을 표하고 싶다.

하계 해외연수 프로그램

지난 3월에 우연히 학교 공지를 보고 자연스럽게 해외연수 프로그램을 신청했었는데 운좋게도 합격했다.
나 포함 11명이 선발되었고 3팀으로 나눠 각각 San Jose, LA, Toronto에 가게 되었는데 이 중 나는 San Jose에 가게 되었다. 1달동안 현지에서 지내는 학생들도 있지만, 내 경우엔 3주간 한국에서 zoom 으로 교육 및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8월 중에 2주간 현지에서 해당 프로젝트를 마무리하는 일정이다.

학교도 금요일 하루만 가는 내가 5~6월 2달간 매일 저녁 영어회화 수업들으러 다녔지만 우리 Dave 쌤도, 연수에 참여하는 학생들도 모두 하루 중 그 시간을 가장 행복한 시간이라 생각할 정도로 진심이었어서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나 역시도 매일 그 시간을 기다리면서 동료들을 기다렸었다.
(종강하고 쫑파티도 진심으로 한건 안비밀ㅋㅋㅋㅋ)

코로나 2년 반 정도 기간동안 정도가 심하든 풀렸든 어디 멀리 가보질 않았었던 내가 해외를, 아니 그것도 미국을 간다는 거 자체도 너무 기대되는데 잠깐이지만 실리콘밸리 현지에서 생활해보고 현직자들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흔치 않은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게 개발자로서 너무 큰 경험이지 않을까 싶다.

출국까지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는데, 다녀오면 얼마나 더 시야가 넓어질지 기대되고 시간을 헛되이 보내고 싶지가 않다. 즐길거리도 많이 즐겨보고 가보고 싶었던 곳들(Google, Stanford Univ, Golden Gate Bridge 등)도 가볼 생각이다.

Feat. 토이 프로젝트

잠깐이지만 가서 대단하고 특별한 일들을 하지 않더라도, 매 순간순간을 좀 더 특별하게 추억할 방법은 없을까 고민했다.
뭔가 개발자스럽게 이를 해소하고 싶어 Photo 블로그를 만들고자 한다. 출국전에 배포하고 여기에 사진과 글을 올리며 현지 생활을 기록해볼까 하는 목적으로 요즘은 이를 토이프로젝트 삼아 개발하고 있다. 백엔드에 역량을 좀 더 집중하고 프론트는 간단하게 Vue.js로 구현중이다.

지난 한 학기 동안 캡스톤디자인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아쉬웠던 부분들도 있었고, 좀 더 해보고 싶었지만 현실적으로 하기 힘들었던 부분들을 개인적으로나마 보완하고 연습삼아 시도하려는 목적이 강한 토이프로젝트이기도 하다.

목표는 다음과 같다.

  • 복잡한 시스템이 아니더라도 TDD, 클린코드를 실제로 실천해보며 이번 기회에 습관들이자.
  • 1인 개발이지만, git commit 컨벤션을 지키며 작업해보자.
  • AWS에서 EC2, RDS만 사용해봤지만, 더 나아가 배포했을 때 아쉬웠던 점을 해소하기 위해 elastic beanstalk이나 nginx 등 인프라에 대해 공부하고 좀 더 완성도있는 배포 방식을 적용해보자. 무중단 배포 또한 할 수 있다면 해보자.
  • 서비스화 해서 내가 직접 사용할 목적이니 백엔드만 하지 말고 간단하게 프론트도 짤 수 있는 역량을 길러보자.

그래서 한참 시도중이다.

잘 안해본것도 많고 아직 미숙하지만 그래도 전보다는 확실히 성장했다 생각하는게 이젠 프로젝트를 시작하려 할 때 주저없이 도전하는 용기가 생겼다. (특히 프론트 작업은...)

(솔직히 후론트 하기 싫은데 UI 신경 안쓰고 막상 하면 재밌긴함...)

경험삼아 간간이 시도했던 채용 프로세스

일정상 큰 문제가 없을 경우, 한달에 한번 정도는 코딩테스트를 봐왔던 것 같다.
라인 채용연계형 인턴쉽, 프로그래머스 데브매칭 백엔드 상반기(2) 등 당장 합격하고자 하는 마음은 없고 실제로 어떤식으로 나오는지 궁금했던게 컸었고 몇 차례 경험해보니 어느 유형에 대해 부족한지 스스로 피드백을 할 수 있었다.

단순히 코딩테스트 뿐만 아니라, 당장 포트폴리오에 쓸만한 프로젝트가 없더라도 이력서를 조금씩 써가는 계기가 되었다는 것도 꽤 성과 있는 일이 아닐까 한다.

재직중이신 학교 선배님께서 이력서를 쓰게 되면 꼭 한번 보여달라 하셔서 작성해서 보여드렸더니 보완해야 할 점을 알려주셨어서 나름대로 수정해오고 있다. 이력서를 보고 본인이 부족한 게 뭔지 파악할 수 있다는게 무슨말인지 조금은 알 것 같다.
객체지향을 제대로 이해하면서 올바르게 코드를 짜는 것과 더불어 테스트 코드를 잘짜고 싶은 목표가 있어서 이 또한 시도하고 언젠가 이력서에 제대로 첨부하고 싶은 내 욕심이 이런게 아닐까 한다.

끝으로

상반기 중 한동안 imposter syndrome 때문에 되게 고생했었는데, 그럴 때일수록 내 스스로 나를 자학(?) 하지 말고 내 스스로를 좀 더 챙겨야겠더라. 사실, 지내고 있는 환경이 너무 좁고 우물안 개구리란 생각에 내 자신에 대해 확신이 없었다.

이런 생각을 하는 만큼 올바르게 걸어가고 있고, 성장하고 있다는 증거니까 앞으로도 겁먹을 필요 없이 지금처럼 쭉 가자.

요행을 바라지도 말고, 템포를 너무 급하게 하지말고 꾸준하게 롱런하자.
그럴수록 절대 남과 비교하지말고, 어제의 나와 비교하며 나아가자.

늦고 빠름은 절대 문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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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p by step goes a long 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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