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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님과 정글 4기간의 티타임이 있었다. 아마 지금까지 살면서 본 사람들 중 가장 부자가 아니었을까..
의장님과의 티타임은 주로 정글 4기생들의 질문으로 진행되었는데, 모든 내용들이 다 주옥같았지만 개인적으로 인상깊었던 내용은 두 가지였던 것 같다.
'협업을 잘하려면 스스로가 잘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본인의 노력과 의지로 가능한 부분과 운의 영역을 구분짓고자 노력해야 한다.'
전자는, 협업을 잘하기 위해서는 결국 남들로 하여금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이 먼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주니어 단계에 있는 사람은 남들에게 맞추려는 노력보다, 스스로의 역량을 키우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더 좋다고 말씀하셨다.
또한 스타트업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집단의 '공공의 선'을 제대로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셨다. 협업은 혼자 할 수 없는 것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함으로써 해내기 위한 것인데 집단이 공통으로 지향하는 목표와 목적의식이 뚜렷해야 협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다. 그리고, 그 공공의 선이 흔들리지 않도록 많은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공공의 선을 가다듬고, 재정립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는 것이다.
후자는, 당신이 4개의 스타트업을 창업하고 모두 성공한 것은 결국 '운'의 영역이라고 강조하셨다. 창업이라는 것은 불확실성이 높아 결국 본인의 역량도 물론 중요하지만, 주변 상황에 크게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한 가지 예를 들어보면,
본인이 신입사원으로서 면접을 준비하는데 인서울 상위권 대학을 수석 졸업하고 박사 과정까지 마친 고학력의 유능한 인재라 해도 면접관의 그 날 컨디션과 회사의 사정 등으로 인해 면접에서 탈락할 수도 있다.
반면 그저 그런 대학을 간신히 졸업하고 아무런 자격증도 스펙도 없는 평범한 인재가 같은 회사에 다음 달 면접을 갔는데, 면접 전 날 회사에 결원이 생긴 팀이 있어 신입사원이 급하게 필요하다거나, 면접관이 기분이 좋아 면접을 합격할 수도 있다.
위의 예시 속의 유능한 인재는 결국 면접에서 탈락한 회사보다 더 좋은 회사에 좋은 조건으로 입사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평범한 인재는 회사에서 몇 달을 채 버티지 못하고 퇴사할 수도 있다. 이처럼 면접의 합, 불 여부는 본인이 컨트롤 할 수 없는 '운'의 영역에 가깝다. 그렇다면, 면접 결과에 일희일비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의지와 노력으로 컨트롤 할 수 있는 영역(스펙 등)에 더 역량을 쏟고,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씀이었다.
의장님과의 티타임이 끝난 뒤의 소감은, 스타트업의 살아있는 전설인지라 역시 많은 연설들의 경험과 관록이 입담에서 느껴지는 것 같았다. 1시간이 마치 10분처럼 느껴질 정도로, 재치있고 재밌게 답변을 해주셨는데 그 와중에도 질문의 핵심은 놓치지 않는 점이 내심 대단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한편으론,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잡는 계기가 되었다. 정글 생활이 이제 막 한 달이 다 되어가는데, 첫 주차부터 하루에 5시간만 자고 공부하는 일상이 반복되다보니 심신이 지쳐가는게 느껴지는 중이었다.
결정적으로 저번주에 최고 기온이 영하 10도인 한파 덕에 심한 감기를 앓게 되어 이번주 컨디션 저하의 주범이 되었고, 주차 내내 공부에 집중하기 힘들었다. 그런 와중에 대한민국 47위의 부자를 코 앞에서 마주한 채 해주시는 말씀들을 들으니 나의 상황들이 모두 핑계처럼 느껴졌고, 조금 흔들리려던 초심이 제자리를 찾아갈 수 있었다.
6월까지 이제 4개월 가량 남았는데, 그 끝에서 '힘들었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했다는 말'에 스스로 떳떳할 수 있게끔 열심히 버텨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