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

temp·2021년 10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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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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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 the novel from Kafka.

한 인간이 처한 상황이 그 사람의 자아일까? 한 인간의 내면은 아무 것도 아니고, 상황이 그 인간을 모두 대변한다면 삶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 상황이 같다면 모두 같은 사람일까? 카프카가 소설에서 예언했듯, 우리는 한 뜻을 모아 다음과 같이 말한다.

내 상황이 그래. 상황이 어쩔 수 없었어.

  꼭 해내야 하는 일을 하는데에도 시간과 힘은 부족하다. 삶이 짦은 것이 아니고, 우리가 시간을 낭비한다. 이런 말들을 내 마음 한 켠에 넣어 놓으려 노력하지만, 현실로 돌아옴과 동시에 이런 생각은 수면 아래로 가라 앉고, 어딘가에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 내가 보인다. 사람이라면 당연히 내가 원하는 방향, 이로운 방향으로 행동하고 싶을텐데. 그러지 못 하는 것은 상황 때문일까, 나 자신 때문일까.

There is no moment when a memo decieve me.

위기의 순간에 말들이 더 간절하게 들린다. 슬플 때는 사소한 기쁨도 더 결정적이다.  메모는 나를 속인 적이 없다. 결국은 힘이 된다. 괴로움 속에서 말없이 메모하는 기분은 차가운 얼음 아래 수중에서 물이 흐르는 소리를 듣는 것과 같다. 결국 봄이 올 것이다.

Hatching of memo

아리스토텔레스 :  할 수 있는 한 자신의 안에 있는 최선의 것을 따라 살라.
보르헤스 : '우리의 인생에는 약간의 좋은 일과 많은 나쁜 일이 생긴다. 좋은 것은 그대로 두어라.'
그렇다면 나쁜 것은? 어떻게 해야 할까?
'나쁜 것은 바꿔라, 더 나은 것으로. 이를테면 글과 시 같은 것으로'
가슴 아린 일로부터 만들어낸 경이로운 이야기.
황혼이 사라진 후, 그리고 해가 뜨기 전, 해변가를 걸을 때 느껴지는 진실.

About dream

꿈은 가치와 관련이 있다. 
힘들어하는 사람이 없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 모두가 힘들지 않았으면 좋겠다.  몸이 불편한 사람들이 편한 세상을 만들고 싶다.
하지만 현실은 이러한 가치들을 존중하는 게 아니라 가치를 참담할 정도로 무가치하게 여기는 세계다.
꿈과 가장 불편한 관계를 맺는 곳이 현실이다. 하지만 이런 불안을 견디지 않으면 꿈이 아니라 현실에 맞춰서 살게 된다.

"꿈이 밥 먹어주냐?" 라고 말하는 사람 중, 꿈이 밥 먹여주는 세상을 만들고자 노력하는 사람은 없고,
그저 꿈의 포기를 종용하는 사람만이 있을 뿐이다.
꿈꾸는 것이 오히려 잘못이고, 꿈에서 깨어나는 것이 영리한 것으로 간주되는 사회는 억압적일 뿐만 아니라
지속 가능한 사회를 구성하지 못 할 만큼 건전하지도 못하다.

Now, a whale is breathing somewhere.

꿈은 '아니면 말고'의 세계가 아니다. 꼭 해야 할 일의 세계다. 꿈은 수 많은 이유들이 모여 그 일을 할 수 밖에 없었던 그런 일, 없으면 안 될 것 같은 일이다. 진짜 꿈이 있는 사람은 그 때문에 수많은 대가를 치루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꿋꿋이 세상을 마주해서 살아간다.
우리 사회는 꿈을 너무 오래 말하는 사람을 억압하는 경향이 있다. 꿈을 놓지 못하는 사람을 철부지, 사춘기, 미성숙한 소년 쯤으로 여긴다.  하지만, 이렇게 지속적으로 고생하는 사람은 대체 얼마나 멀리 자신의 길을 걸을 수 있을까? 네루다의 말처럼, 우리는 슬픈 눈동자를 보면서 꿈꾸는 법을 배운다.


순간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 세상에 슬픔은 많고, 그렇기에 기쁨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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