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퇴사를 하게 되었는가.
1. 도망간 것에 대한 후회
나의 전공은 공대쪽의 멀티미디어학과였다.
과를 정할 때 어리고 어리석은 나는 멀티미디어과면, 영상이나 카피 등 그런 것에 대한 학습을 하겠지? 라는 멍청한 기대감과 대척점에 있는 비주얼 베이직 6.0에 눈앞이 깜깜해졌다.
수포자 출신 문과인 나는 미적분학, 게임수학 등 다양한 수학공격에 버틸 수 없었을 뿐더러, 원하지 않은 코딩에 쉽게 손을 놓게 되었던 그떄의 나를 오랫동안 후회하며 다시 돌아오게 되었다.
2. 재밌음
사실 이성적으로 다시 시작한 코딩은 그냥 재미있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도 재미 있었고, 클론코딩하는 것도 재미있었다. 가벼운 토이프로젝트를 했을 땐 의외로 큰 성취감도 뒤에 따라오게 되었다. 학원을 다니면서도 안맞으면 어쩌지 라는 생각이 조금은 있었는데, 팀프로젝트를 팀장으로써 일정에 맞게, 완성시켰을 땐 많은 만족감이 찾아오게 되었다.
물론, 노는게 더 재밌지만 공부하는 것도 재미있었다.
개발자로의 시작을 위해 구디에 있는 한 국비지원 학원에서 자바 과정을 6개월동안 거치게 되었고 7개월이 지난 난 흔한 '국비충'이 될 수 있었다.
학원을 다니면서도 많은 추가적인 공부를 해야한다던 친구들의 말을 무시한 결과, 나는 6개월 간 무언가를 하고 있고(코딩을), 내가 노력하지 않은 그 6개월로 인해 네카라쿠배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느정도 이름있는 서비스 기업에 들어갈 것이라 생각한 것일까?
그러한 행동은 취업 단계에서 많은 고난을 안겨주었다.
알고리즘에 대한 이해도 낮고, 학원에 같은 수업을 듣는 수강생(약 40명) 중에서는 중상위권이라 생각했지만 야생으로 나온 나는 아무도 원하지 않는 썩은 고기마냥 버려지게 되었다.
늙고 병든 나를 원하는 회사는 없었고, 그 후에 나는 패배의식에 젖어 약 2개월간 사이드 프로젝트를 해야지, 해야지, 해야지...해...야지...하면서 불안에 떨면서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썩은 고기를 살 회사를 모집하곤 했다.
물론 다른 업종의 사회 경험과, 어느정도의 나이로 인해 많은 SI에서는 오퍼가 들어왔지만, 낮은 연봉이나 경력 뻥튀기 하는 업체들이 많아 선택하지 않았다.
또는 낮은 알고리즘 실력을 확인하고 버려지거나, CS 지식 부족으로 인해 버려지게 되었다.
개발자들과 회사들이 싫어하는 전형적 국비충이 되어 버린것이다.
같은 학원 프로젝트 진행했던 팀원들의 소식을 알아보니 6명 중 약 4명이 개발자 취업을 포기하게 되는 슬픈 상황이 연이어 들려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결국 나는....
취업 성공!
물론 모두가 잘아는 서비스를 하는 회사도 아니고 B2B로 하는 대기업 파견식 외주 SI쪽이긴 하나, 만족스럽게 다니는 중이다 (2일차), 웹개발쪽이 아닌 EAI 인터페이스 관련된 업무를 하지만, 여기서 많은 CS 지식을 배울 수 있을 것 같아 기쁜 마음으로 다니고 있다.
이러한 국비충이 한 사람의 몫을 할 수 있는 개발자로 생존할 수 있는가에 대해 아무도 읽지 않아도 글을 쓸 예정이며, 너무 밝은 분위기에 글만 많기에 어두운 부분을 담당하기 위해 글을 쓰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