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회고

치킨치·2025년 1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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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은 개발자가 아닌 회사원의 삶을 살았던 것 같다.
회사일로만 일상을 채우는 건 경쟁력을 스스로 거세하는 일일진데, 한 해를 지내다 보면 회사와 하나가 되어 열일하는 자신을 데자뷰처럼 보게된다.
실무 위주로 일을 하다보면 작업을 잘 끝마칠 지언정 이직 경쟁력이 떨어지기 일쑤인데 지금이 딱 그런 상황이 되어버렸다.
맡고 있는 회사 프로젝트의 히스토리와 나아갈 방향은 기막히게 짚어내지만, 개인 프로그래머로서의 주된 발전 목표와 방향은 흐릿하다.
생각보다 손이 먼저 움직일 정도로 개발에 숙련되었다고 스스로를 평가한다.
하지만 누군가 나에게 소프트웨어 설계 방법론을 자세히 설명하라면 피아니스트에게 잘치는 방법과 이론을 구두로 말해보라는 상황처럼 느껴진다.
물에서 헤엄치는 물고기가 수영법을 구체적으로 머리로 떠올릴 일이 있나?
객채지향 프로그래머가 SOLID를 외우지 않았다고해서 그 방법을 모르는 게 아니다. 예를들어 리스코프 치환원칙이란 법칙명을 알지 못해도 서브 클래스가 부모 클래스를 대체할 수 있게 만드는 건 기본적인 방향이다. 또 프로코콜의 인터페이스를 늘리는 것보더 프로토콜을 잘게 쪼개는 것이 더 확장성과 이식성이 좋아진다는 것은 경험으로 충분히 습득했을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숙련공이란 사용하는 프레임워크의 약점, 버그, 팁 그리고 자신만의 코드 템플릿으로 시간을 아끼는 일꾼이다.
요즘 유행하는 알고리즘 테이스는 이직 준비생이나 고지능자를 판별하는 기준밖에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이삼일 정도 시간을 쓰면 앱하나는 뚝딱 만들어 내는데, 알고리즘 공부를 하고 싶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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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스텍이었던 iOS개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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