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 저널리즘대학원 합격 후기

Nick Park·2022년 7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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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을 쓰게 된 이유

올해 목표 중 하나였던 2022 카이스트 저널리즘 대학원 가을학기에 합격했다. 앞으로 할 일이 더 많아져서 머리가 복잡하지만 하고 싶은 일에 조금 더 가까이 간 것 같아서 기쁘다. 예전부터 제대로 저널리즘을 공부해서 전통적인 미디어 산업에 몸담으며 몸으로 부딪히며 배우는 경험과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일을 해보고 싶었다. 그러나 전공을 놓지 못해 돌아가는 중이다.

운이 닿는다면 로이터 통신 같은 글로벌 뉴스 에이전시에서 세계 곳곳에 파견되는 IT 저널리스트의 삶을 꿈꾸고 있다. 아니면 한국의 테크크런치 같은 조직에서 기자로 일해보고 싶다.

카이스트 저널리즘 대학원 소개

카이스트 저널리즘 대학원에는 과학 분야에 전문성을 갖고 싶은 언론계나 대기업 혹은 공공기관에 종사하시는 분들이 석사 학위를 취득하기 위해 많이 지원한다. 일반적으로 지원하는 사람들의 70%는 기자나 PD, 나머지는 대기업이나 공공기관 출신이다. 토요일에 수업을 오프라인으로 하는 주말 대학원이며 졸업을 하게 되면 공학 석사나 경영학 석사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하여 졸업할 수 있다.

실제로 저널리즘 대학원을 졸업하기 위해 들어야 하는 필수 과목을 살펴보면 저널리즘 수업 외에도

  • 정보 기술
  • 나노 기술
  • 바이오 기술
  • 환경 기술

과 같은 다양한 수업을 듣는다. 좀 더 자세한 커리큘럼을 확인하고 싶다면 링크를 클릭하자.

지원 과정

본인소개 및 학업계획서 쓰기

흔히 우리가 말하는 자소서는 세 가지의 문항으로 이루어져 있다.

  • 귀하의 소개와 함께 중장기적 비전과 왜 과학저널리즘대학원프로그램에 진학하고자 하는가
  • 입학 후에는 어떤 공부를 할 것이며, 졸업 후에는 국가와 사회를 위하여 어떤 기여를 할 것인가
  • 지난 5년간 본인의 핵심역량이나 리더십 발휘 사례를 기술하라

첫 번째 질문은 내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경험과 공부를 해서 지금에 이르렀는지 설명했다. 그리고 대학원을 졸업 후에는 어떤 비전을 갖고 살아갈 것인가를 서술했다. 쓰는 데 어렵지 않았던 것 같다.

두 번째 질문의 경우에는 조금 당황스러웠다. 어떤 공부를 할 수 있는 지 그리고 국가와 사회를 위하여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는지 떠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실 이 질문에 답을 왜 해야 하는지부터 생각했다. 카이스트 저널리즘대학원의 경우에는 입학생 전원에게 75%의 장학금을 지불한다. 또한 국립 대학교이기 때문에 그 장학금의 출처가 어디서 나왔는지 고민해본다면 이 질문에도 대답을 할 수 있어야 했다. 나의 경우에는 언론의 공적인 역할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해서 이공계 배경의 준전문가로서 가교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세 번째는 5년 동안 했던 프로젝트에서 내 이야기를 녹여내는 질문이었다. 그 중에서 나의 특장점을 뽑아내면 됐다. 저널리즘과 관련된 이벤트는 아니었지만 졸업 후 모교에서 학부생들을 대상으로 성공리에 잘 마무리한 진로 토크 콘서트 프로젝트를 바탕으로 나의 핵심 역량인 기획력과 실행력 그리고 설득력을 증명하려고 노력했다.

추천서 준비하기

추천서도 공을 많이 들인 일 중에 하나이다. 컴퓨터공학을 전공했지만 저널리즘과 관련 있는 전공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좀 더 많은 준비가 필요했다. 학부 때 존경하고 따랐던 교수님에게 추천서를 받았고 팀의 manager와 head로부터 추천서를 받았다. 그리고 함께 프로젝트를 수행했던 팀원으로부터도 추천서를 받았다.

면접 대비하기

면접은 한 마디로 이야기하면 '너가 왜 도대체 이 공부를 하려는지 설명해봐'였다. 나조차도 전혀 관련이 없을 것 같다고 생각했던 나의 전공인 컴퓨터공학과 현재 내가 하고 있는 일을 대학원 진학을 통해 이루려고 하는 목표와 정렬시킬 필요가 있었는데 자소서를 쓰면서 많이 스스로 했던 질문이었다. 많이 생각해봤던 것을 통해 면접관을 어느정도 설득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면접 프로세스는 총 세 번을 10분씩 보게 된다. 각 면접장은 두 명의 면접관이 있다. 첫 번째 면접의 경우 일반적인 면접과 비슷했다. 두 번째의 경우에는 영어로 자기소개를 하라는 것 외에는 평이했던 것 같다. 세 번째는 학과장 면접이었고 내가 생각하는 저널리즘은 무엇인지 이야기했고 Q&A 시간에 가까웠다. 개인적으로는 세 번째 면접이 가장 어려웠다.

아래에는 기억에 남는 질문과 내가 했던 질문이다.

Q. 왜 기자직에 지원하지 않고 대학원을 오려고 하는가?

A. '나는 IT라는 내 백그라운드를 살리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재 일하고 있는 필드에서 더 많은 경험이 필요하다. 또한 현재 하고 있는 일을 좋아하기 때문에 이 일을 하면서 대학원 공부를 병행하여 좀 더 길게 보고 잘 준비해서 미디어 업계로 이직을 하고 싶다.' 이런 식으로 답변을 했다.

Q. 영어로 자기 소개를 해보세요

말 그대로 영어로 자기 소개를 했다. 대본을 따로 준비하진 않았고 말 그대로 영어로 자기 소개를 했다. 이후에 영어로 추가적인 질문이 있다던지 그런 건 없었던 것 같다. 이후에는 한국말로 답변해도 된다고 해서 한국말로 답변 했다.

Q. 기존의 과학 저널리즘 프로그램과 카이스트 저널리즘 대학원의 차이는 무엇입니까?

사실 이건 내가 했던 질문이었다. 과학저널리즘이나 과학 컨텐츠 크리에이터 양성과정을 주변에서 심심하지 않게 볼 수 있는데 그 과정과 대학원의 차이를 물어보고 싶었다. 대학원이 줄 수 있는 장점과 멋진 답변을 기대했다. 그러나 돌아오는 대답은 '그건 지원자가 알아야 하는 것 아닌가?' 라는 싸늘한 반응이었다. 머리를 한 대 맞는 기분이었다.

꿀팁 정리

  1. 자소서를 공들여 쓰자. 자소서를 쓰는 것이 결국은 면접을 준비하는 길이다. 나무 방망이를 깍는 노인의 심정으로 자소서를 고치고 또 고치자.

  2. 주변에 졸업생이나 아는 사람이 없다면 링크드인을 이용해서라도 연락을 해보자. 사실 면접에 대한 정보가 너무 없어서 링크드인에서 카이스트 저널리즘대학원을 졸업한 졸업생에게 연락드려서 면접에 관련된 여러가지 질문을 했다. 정말 감사하게도 질문을 드렸던 내용에 대해 상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고 합격하고 나서도 따로 연락드렸더니 밥과 술도 사주신 너무나도 친절하고 좋은 분이셨다.

  3. 필요하다면 주변 사람들에게 많이 알리고 정보를 얻자. 불필요하게 많이 알릴 필요는 없다. 그러나 정보가 부족하다면 많이 알려서 하나하나 의미있는 것을 모으자.

  4. 대학원 입학 설명회에 참석하자. 입학 설명회에 가면 많은 내용을 편안한 자리에서 물어보고 답할 수 있다. 실제로 입학 설명회에 오셨던 세 분의 교수님 중에서 두 분이 나의 면접에 들어오셨다. 대학원 입학 설명회 정보는 저널리즘 대학원 웹사이트를 주기적으로 참고하자. 보통 원서를 쓰기 전에 진행한다.

  5. 관심있는 교수님의 연구실을 미리 알아가자. 면접장에서 많이 활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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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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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9월 19일

과학저널리즘 대학원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
혹시 그간 쌓아오신 경력/경험과 학업계획 중에 어떤 것이 더 중요하게 작용하셨다고 보시는지 여쭤볼 수 있을까요?

1개의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