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동안 축구를 하다가 새로운 길을 선택한 것은 바로 개발자였다. 단순히 친형의 권유로 개발 공부를 시작했지만, 내가 생각한 것을 실제로 만들 수 있다는 설렘과 "돈 많이 버는 개발자가 되어야지?" 하는 부푼 꿈을 안고, 2021년 11월에 나의 첫 Hello World
가 화면에 띄워졌다.
부트캠프를 마치고 개인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회사에 취직했지만, 나는 왜 이 '정글'에 발을 들였을까 자문해본다.
첫째, 나는 항상 "Why"가 부족했다. 무엇을 공부할 때 '왜 이걸 공부해야 하지?' 혹은 '왜 이 기술을 사용하는 거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지 않았다. 대신 '어떻게 하면 이걸 사용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만 집중했고, 그 결과 깊이 있는 공부보다는 수박 겉핥기식의 지식에 그쳤다.
둘째, 나는 공부 방법을 몰랐다. 남들이 공부할 때 나는 운동장에 있었기 때문에, 나에게 맞는 학습법이나 더 나은 이해를 위한 전략을 찾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그냥 시간을 많이 투자하면 되겠지 했지만, 투자한 시간 대비 효율은 매우 낮았다.
셋째, 회사에 다니면서 점점 '그저 그런' 개발자가 되어가고 있었다. 자기 개발을 멀리하고, 회사에서 일한다는 안도감에 빠져 개인 공부는 점점 소홀해졌다. 처음에는 퇴근 후에도 A도 하고, B도 하고, C도 하며 성장하는 삶을 살겠다고 다짐했지만, 현실은 퇴근 후 휴대폰만 보며 시간을 허비하는 날들이 늘어났다.
결국 나는 잘못된 방식으로 공부하며 시간을 낭비했고, 회사에 다니면서도 발전 없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목표는 '좋은 동료 개발자들을 얻는 것'이다. 어떤 기술이나 자세, 좋은 습관보다도 동료가 우선이라는 생각에 의문이 들 수 있겠지만, 내가 생각하는 개발은 결코 혼자서 할 수 없는 일이다. 열정 있는 개발자들과 함께 성장하며 서로 배우고 싶다.
또한, 깊이 있는 탐구 자세를 얻고 싶다. 단순히 머리로 개념을 외우는 것이 아니라, 가장 원초적인 질문까지 스스로 던질 수 있는 개발자가 되고 싶다.
마지막으로 항상 기록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사람의 기억은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퇴색되기 마련이고, 배웠던 내용도 잊힐 수 있다. 그만큼 기록은 중요한 자산이다. 기록은 단순한 메모 이상의 역할을 하며, 나의 성장을 확인할 수 있는 증거가 된다.
당연히 최선을 다해 임할 것이며, 쉽게 답을 구하는 습관을 피하려고 한다. 예를 들어 알고리즘 문제를 풀다가 바로 답을 찾기보다는, 끝까지 고민하며 나만의 해결책을 찾는 과정을 중시할 것이다. 쉽게 얻은 답은 쉽게 잊히기 때문이다.
또한, 동료들과 함께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내가 모르는 부분은 토론을 통해 해결하고, 동료들이 어려움을 겪을 때는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고자 한다.
정글이 끝났을 때, 나는 내가 작성한 코드가 어떻게 동작하는지 이해하고, 이를 설명할 수 있는 개발자가 되고 싶다. 단순히 코드를 짜는 것이 아니라, 컴퓨터와 깊이 소통할 수 있는 개발자, 즉 컴퓨터에 친화적인 개발자가 되고 싶다.
앞서 설명한 것 처럼 5개월 동안 매일 기록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목표이다. 배운 내용과 느낀 점을 정리하고, 이를 다시 복습하며, 한단계씩 성장을 이루어내는 개발자가 되고 싶다.
또한, 모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항상 배움에 목마른 개발자가 되길 바란다. 회사와 집을 오가는 단순한 직장인이 아니라, 진정한 엔지니어로서의 삶을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