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book tutorial 한글로 번역하기

Perfume·2022년 3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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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툴을 익히는데 공식문서를 읽어보는 것처럼 좋은 일은 없다. 하지만 대다수의 문서는 영어로 되어 있고, 스토리북 역시 그렇다(아직은). 공식문서를 읽으며 스토리북에 대해 배우고, 오랫동안 쉰 영어공부도 재개할 겸 스토리북 튜토리얼 번역 프로젝트에 참가하게 되었다. 나는 UI Testing Handbook 챕터의 Introduction, Visual, Composition 파트를 맡았다.

영어보다 어려운 한글

다른 사람이 번역해준 문서만 읽어봤지 직접 번역하는 건 처음이라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게다가 내가 맡은 파트가 테스트와 관련된 내용이었는데, UI 테스트에 대해 사전지식이 전혀 없었던 터라 용어에 대한 개념도 따로 공부해야 했다. 하지만 가장 어려운 것은 뉘앙스로 이해되는 것을 명확한 언어로 바꾸는 일이었다.

아래 문단을 예로 들어보겠다.(내가 번역한 첫 문단이어서 기억에 남는다.)

Testing UIs is awkward. Users expect frequent releases packed with features. But every new feature introduces more UI and new states that you then have to test. Every testing tool promises “easy, not flaky, fast”, but has trade-offs in the fine print.

이해하는 것 자체는 아주 쉬운 문장들이다. 하지만 (특히 마지막 문장의 경우) 막상 적어보면 문장이 너무 어색했다. 번역이라는 건 영어보다 한국어 실력이 더 필요한 일이었다. 번역투가 어색하게 느껴져서 몇 번을 뜯어 고치다가 다음과 같이 마무리했다.

UI 테스트는 까다롭습니다. 유저들은 새로운 기능이 자주 출시되기를 기대합니다. 하지만 새로운 기능이 출시된다는 건, 이전보다 더 많은 양의 UI와 state를 테스트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모든 테스팅 도구는 "쉽고, 신뢰할 수 있으며, 빠를 것" 을 보장하지만, 그 어려움에 대해서는 크게 언급하지 않습니다.

번역하며 배우게 된 개념

UI 테스트를 하는 과정이라던가 테스트의 종류라던가 배우게 된 개념이 많지만 회귀 테스트(regression test)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회귀 테스트는 회귀 버그를 잡는 소프트웨어 테스트 방식이다. 작은 요소 하나의 CSS를 수정했을 뿐인데 주변에 있는 요소들이 영향을 받아 레이아웃이 망가진 경험이 누구나 한번쯤 있을 것이다. 이처럼 개발 과정에 수정사항으로 인해 기존에 제대로 작동하던 소프트웨어 기능에 문제가 생기는 것을 회귀 버그라고 한다. 내가 겪었던 것의 이름이 "회귀 버그"라는 것을 알게 되니까 막연한 두려움의 장막이 벗겨진 거 같은 기분이었다. 튜토리얼 문서에도 다음과 같이 적혀있다.

You built it right the first time. It looks good in all states. But changes happen over the natural course of development. Bugs inevitably sneak in. This is especially true for interfaces.

개발 과정에는 늘 변경사항이 생기고, 이를 수정하는 과정에 필연적으로 버그가 침입한다는 내용이다. 그러니까 결국 이런 버그가 생기는 건 좌절할 일이 아니고, 어떻게 보면 당연했던 일이다. 자주 생기니까 이런 버그를 막는 테스트 기술도 발전했겠지 싶다. 그래서 문서를 번역하면서 TDD에 흥미가 생겼다. 역시 공부하고 알아갈 것들은 끝이 없다. 하지만 그게 예전처럼 마냥 부담스럽게 느껴지지 않고, 천천히 꾸준히 공부하겠다는 결심이 단단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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