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여간의 원격 근무 인터뷰 by. Kate

jisu·2023년 3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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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진행한 원격 근무 인터뷰 내용을 각색해서 작성했습니다. 인터뷰어 및 초안 작성자는 DevRel 역할을 맡아주셨던 양희리 님이 해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 )

안녕하세요 케이트님,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저는 스트리미 Product 팀에 소속된 프론트엔드(Front-end) 엔지니어 케이트입니다. 스트리미가 운영하는 가상자산 거래소 ‘고팍스’ 웹의 프론트엔드를 개발하고 있어요.

스트리미에 합류하기 전에는 마케팅 광고 대행사에서 1년 남짓한 기간동안 마케터로서 근무한 경험이 있어요. 그곳에선 네이버, 구글과 같은 포털 검색 광고나 페이스북, 인스타 등 SNS 중심으로  온라인 광고를 집행했었어요. 광고대행사에서 퇴사한 후에 SSAFY(삼성 청년 SW 아카데미)에서 1년동안 개발을 배워서 스트리미에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https://news.samsung.com/kr/%ec%82%bc%ec%84%b1%ec%b2%ad%eb%85%84sw%ec%95%84%ec%b9%b4%eb%8d%b0%eb%af%b8-5%ea%b8%b0-%ec%88%98%eb%a3%8c%eb%88%84%ec%a0%81-2000%eb%aa%85-%ec%b7%a8%ec%97%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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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마케터이셨다니, 흥미롭네요. 직무를 바꾸신 이유가 궁금해요.

광고대행사에서 다양한 기업의 온라인 광고, 홍보를 처음 진행하면서 새로운 기법이나 방식을 배울 수 있어서 한동안은 재미있게 일을 했던 거 같아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업무가 점차 익숙해지면서 새로운 것을 기획하고 시도해보기보다는 정해진 업무를 반복하고 있는 스스로를 발견했어요. 그때부터 ‘직무'와 ‘커리어'에 관한 고민을 하게 되었고, 개발자로 커리어를 전향하고자 대행사에서 퇴사한 후 SSAFY(삼성 청년 SW 아카데미)에 지원해 합격하게 되었어요.

처음엔 직무전환이 부정적으로 보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있었습니다. 개발자는 완전히 제가 하던 이전에 하던 업무와 정반대의 일을 할 것 같고, 접점도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개발자도 개발이 주업무인 것은 맞지만 기획자, 디자이너, PM, 다른 플랫폼 개발자 등 여러 사람과 협업해야 하고, 결국 커뮤니케이션이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마케터로 일했을 때 여러 규모의 광고주와 커뮤니케이션을 해봤고, 외부 미팅이나 PT 도 다수 해본터라 처음 시작하는 프로젝트에서 어려움없이 금세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전 마케터로 일했던 기간이 개발자로 일하는 지금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생각해요.

처음 원격근무를 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처음 입사 후 1~2주간은 온보딩을 위해 사무실 출근을 해야 했었어요. 그런데 입사 후 4일차 되던 날에 같은 팀 에 계신 분이 코로나19에 확진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어요. 밍글링 차원에서 입사이래 팀원분들과 4일동안 함께 식사하고 티타임도 가졌던 터라 자연스럽게 격리 대상이 되었고, 그게 원격근무 체제로 본격 돌입하게 된 계기(?)였다고 할 수 있겠네요.

온보딩 기간이 조금 짧아보이는데, 업무나 팀 문화에 적응하기 어려운 점은 없으셨어요?

사실, 입사 후 업무와 회사 문화에 익숙해 지기도 전에 반강제적으로(?) 원격근무에 돌입해서 내가 무엇을 모르는지 누구에게 질문해야 하는지를 몰라 어려움이 많았어요. 하지만 입사 동기인 바나님과 슬랙의 허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마치 옆 자리에 같이 앉아서 일 하듯이 소통했고, 그 덕분에 점차 회사의 일하는 방식과 저만의 업무 영역을 찾아갈 수 있었습니다. 슬랙의 허들 기능은 지금도 아주 매우 애용하고 있습니다. 코드를 작성하다가 궁금한 점이 생기거나, 제 코드를 리뷰해야할 때 특히 더더욱요.

케이트님이 속한 Front-end팀의 원격근무 문화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FE팀은 현재 모든 팀원분들이 원격근무를 하고 계세요. 그럼에도 바로 옆에서 함께 일하는 듯한 원격 환경과 문화가 정말 잘 갖춰져있다고 자부할 수 있어요. FE팀의 경우 2주에 한번씩 온라인으로 모여 티타임을 진행하고 있고요, 분기에 한번씩 각자가 관심 있는 분야를 공부하고 배운 내용을 팀원과 공유하는 기술세미나도 진행하고 있어요.

또 한 달에 한번씩(a.k.a. 월급날)은 모두가 사무실에 출근해서 얼굴 맞대고 먼슬리 회고를 진행하고, 저녁에는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회식을 진행합니다.

케이트님의 원격근무 환경을 소개해 주세요

제 방에는 침대와 업무용 책상에 함께 있는 공간인데요, 어떤 분들은 침대와 책상이 같은 방에 있으면 업무 효율이 떨어진다고 말씀하시지만, 저의 경우는 그렇지는 않아요. 오히려 저에게는 휴식의 공간과 일하는 공간이 한 공간에 모여있는 게 더 효율적인 것 같아요.

근무시간의 경우 오전 7시 30분 - 오후 4시 30분 스케쥴로 최대한 규칙적인 근무를 지향하고 있어요. 퇴근 시간인 4시 30분 이후에는 운동이나 개발공부를 하는데 시간을 쏟고 있어요. 원격근무 덕분에 사무실인 잠실까지 왕복 약 4시간에 가까운 통근시간을 아낄 수 있는데, 그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기 위해서 퇴근 후 바로 헬스장에 가고 있어요.

퇴근하고 운동까지 다녀와도 일반적인 직장인 퇴근시간보다 이른 6시 정도라서 이후 시간은 제 개인 공부시간으로 쓸 수 있어요. 저녁식사 이후의 시간에는 강의를 듣거나 새로운 기술 트렌드를 찾아보는 시간을 꼭 가지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케이트님의 원격근무 장비를 자랑해 주세요.

회사에서 지급된 맥북과 모니터, 그리고 아이패드를 주로 활용해서 업무하고 있어요. 사진에 보이는 모니터암이나 키보드, 마우스, 팜레스트와 같은 주변기기는 장비 지원금으로 구입해서 요긴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처음 코로나19로 인해 원격근무를 시작했을 땐 주변 장비가 잘 갖춰지지 않아 임시방편으로 작은 맥북 화면을 보며 작업해야 했어요. 업무 효율도 떨어지고, 조금만 집중하다 보면 어깨랑 목 통증이 심했는데 지금은 제 방에 사무실을 옮겨둔 거 같이 모든 장비가 잘 갖춰져 있어서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집에서 근무하시면 점심은 어떻게 해결하세요?

요즘 마켓컬리 밀키트를 애정하고 있어요. 주말에 한주동안 필요한 밀키트를 구매해 두고, 점심시간에 간편하게 요리해서 먹습니다. 밀키트는 가열만 하면 곧바로 요리가 완성되니까 밥먹고 치우는데 30분도 안걸릴 때가 많아요.

점심을 빠르게 해결하고 남는 시간에는 책을 보거나, 집앞 공원에 산책을 다녀오기도 합니다.

원격근무를 하다보면 햇볕을 직접 볼 일이 많지 않은데, 점심시간 활용해서 산책을 나가면 해도 쬘 수 있고, 걸으면서 신선한 공기도 마실 수 있어 식곤증도 어느정도 해결되는 거 같아요. 산책에 다녀온 날이면 오후 근무도 지치지 않고 이어갈 수 있어서 저에게 소소한 행복이예요.

케이트님의 하루 일과를 들려주세요!

제가 출근을 일찍 하는 편이라(7시 30분) 일반적으로 오전에는 회의나 협업해야 할 업무가 적기 때문에 전날 확인하지 못하거나 마무리 못한 업무, 코드리뷰 등을 오전에 진행하는 편이예요. 최근에는 FE팀에서 마이그레이션 작업을 진행했는데, 고요한 오전에는 제가 맡은 부분의 마이그레이션을 진행하면서 하루를 시작하는 게 일종의 루틴처럼 자리잡게 되었어요.

하루 중 오전 시간은 팀원분들이 저를 잘 찾지 않기 때문에 집중해서 코드를 짜고, 점심시간 이후에는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한 업무를 본격적으로 진행해요. 의사결정이 필요하거나 협의가 필요한 부분은 주로 오후에 미팅을 잡고 화상회의 미팅에서 중요한 사안들을 결정하곤 하고요.

케이트님이 생각하시는 원격근무의 좋은 점은 무엇인가요?

앞서 잠깐 소개한 것과 같이 출퇴근 시간을 아껴서 건강관리나 자기개발에 투자할 수 있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지 않을까요. 원격근무로 아낀 시간에 FE팀이 분기별로 진행하는 기술 세미나 발표 세션을 준비하거나 새로운 언어/기술과 관련된 강의를 들을 수 있고, 배운 내용은 업무에 적용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됩니다.

또, 원격으로 협업하면 명확하고 논리적인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진다는 장점도 존재해요. 보통 사무실에 출근하게 되면 옆자리 동료와 구두로 커뮤니케이션하는 경우가 대부분일 거예요. 시간이 지나면 당시 커뮤니케이션했던 히스토리가 남지 않아서 담당자가 바뀌거나, 새롭게 팀원이 합류한 경우 처음부터 맥락을 다시 파악해야하는 문제점이 있는데요.

원격근무에서는 텍스트를 기반으로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을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서 스스로 생각을 한번 더 정리해 소통하기 때문에 보다 명료하게 소통할 수 있어요. 동시에 텍스트 기반 히스토리도 축적할 수 있고요.

원격근무로 인해 조금 더 시간을 효율적이고 타이트하게 사용하게 되는 점도 좋아요. 원격근무 중에 슬랙에 올라오는 문의에 더욱 빨리 답변하려고 스스로를 통제하고 시간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되니까요.

그렇다면, 원격근무에 아쉬운 점이 있다면?

‘잡담도 경쟁력이다', 많이들 들어보셨을 거예요. 배달의 민족에 유명한 문구가 있죠. 잡담을 많이 나누는 것이 경쟁력이다. 그런데 원격근무에서는 잡담을 하는 것이 사실상 어려워요. 아무리 화상회의 솔루션이나 슬랙과 같은 협업툴이 발달했다고 해도 한 명이 말하고 나머지 사람은 듣게되는 상황이 반복되니까요. 뭔가 한 장소에서 다같이 각자 수다떤다는 느낌을 받기에는 어려움이 있죠. ‘잡담'을 통핸 맥락정보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게 원격근무의 가장 큰 아쉬움이 아닐까 싶어요.

저는 잡담을 통해 업무 외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자주 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잡담하는 와중에 자연스럽게 개발 이야기나 최신 기술 트렌드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기도 하고, 의외의 개선점을 찾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저희 팀은 데일리 미팅이나 위클리 회고와 같이 동시간대에 모여 함께 이야기 나누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기존에 설정했던 아젠다 이외의 논의가 자연스럽게 진행되기도 하고, 텍스트로는 읽기 어려웠던 행간의 맥락을 읽을 수도 있으니까요.

앞서 설명한 거처럼 저희 FE팀은 먼슬리 회고/회식을 통해 한 달동안 못다한 잡담을 충전하고 온답니다. 또 사내 동아리 활동을 적극 장려하고, 슬랙봇을 활용한 랜덤 티타임 진행을 진행하는 등 각종 제도를 통해 잡담하는 문화를 만들어나가려 하고 있어요.

서로 멀리 떨어져 있으면서도 ‘잘’ 협업하기 위한 팁 같은 게 있나요?

결국은 ‘규칙'과 ‘적응'의 문제인 거 같아요. 코로나19 팬더믹 이전에는 일부 IT 기업을 제외하고 회사에 출근하지 않고 집이나 제삼의 장소에서 근무하는 원격근무를 상상하는 것이 어려웠잖아요. 과거 IT 기업의 원격근무조차도 ‘주 1회 재택근무’와 같이 업무수행 방식이 아닌 직원 복지로서 제공되는 경우가 대다수였고요.

그렇지만 FE팀에서 원격근무는 복지가 아니라 ‘일하는 방식 그 자체'예요. 그렇기 때문에 팀 내에서 암묵적으로 ‘코어타임 반드시 지키기’, ‘DM(Direct Message)보다는 공론화’, ‘잘 모르면 물어보자’, ‘페어프로그래밍의 생활화’와 같은 규칙을 정해서 반드시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물론 매월 최소 한번씩은 오프라인으로 만나는 자리를 가지는 것도 팀 분위기에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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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부터라도) 기록하려는 프론트엔드 디벨로퍼입니다 X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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