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발 늦은 2022년 상반기 회고

Outclass·2022년 8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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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개발이 꼴도 보기 싫었다.

올해 초까지 특히 심했었다. 취업을 해야하니 마지못해 하는 느낌이 너무 강했고, 그런 마음이 들 다 보니 공부를 하는데 에너지를 제대로 쏟지 못했다. 특히나 내가 원래 하던 일이 아닌 전혀 다른 분야의 공부를 하면서 진로 선택에 대한 내면의 갈등이 끊임없이 이어졌고, 그런 마음이 개발에 온전히 집중하지 못하는데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러다 어찌저찌 취업을 하니 마음이 한결 편해지면서,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마음이 정리가 되고 방향을 잡으니 내 안에 있던 알 수 없는 심술(?)과 내면의 갈등이 사라지고, 내가 그동안 공부에 집중하지 못해서 놓쳤던 것들에 대한 반성과 함께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가장 큰 변화는 개발이 재미있어졌다는 것이다(!)

어릴때 정말 좋아했던 레고, 초등학생때 정말 좋아했던 과학상자, 그리고 나의 20대를 불태운 공연까지... 어찌보면 레고, 과학상자, 공연 같은 것들이 전혀 다른 분야처럼 보이지만 내가 그것들을 좋아할 수 밖에 없는 공통분모가 있다. 내가 무언가를 기획하고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이다.

나는 내가 무언가를 기획해서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것을 좋아한다. 그런 점에서 사실 개발도 내가 좋아할만한 요소가 많은 분야라고 생각한다. 아마 내 마음의 심술보만 아니었다면 진작 개발과 더 가까워져 있었을 것이다.

그렇게 개발이라는 방법을 통해 무언가를 만드는 것에 재미가 생기다보니, 내가 생각하는 것을 만들기 위해서는 더 폭넒은 공부와 개발에 대한 이해도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고 자발적으로 공부를 시작했다.

내가 익히고 싶은 기술, 내가 부족한 부분 등을 정리해서 나름의 공부계획을 세우고 실천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공부를 하다보니 정말 공부할 분량이 많다는 것과, 개발자에게 가장 중요한 역량은 '끊임없이 배우고 공부하는 것'이라는 점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특별히 나는 남들보다 늦게 시작했기 때문에, 조금 더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생각이 (이제서야) 들기 시작했고 지금이라도 그런 마음이 들었다는데 안도감을 느낀다.

최근에는 1일1커밋을 도전해보기로 마음먹고 꾸준히 실천중인데, 한번 습관을 만들고 나니 공부습관이 꽤나 잘 정착되어서 꾸준히 개인 공부를 해나가는데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앞으로를 준비하며

솔직히 사는 게 별로 재미없다고 느낄 때가 많다. 남들이 다 하는 재미있다는 것들을 해도 그렇게 큰 기쁨을 느끼지 못할 때가 많다. 최근에 싸이 흠뻑쇼에 갔을 때도 알 수 없는 현타(?)가 왔다. 분명히 재미는 있었는데, 공허했다.

사실 나는 의미있는 결과물들을 만드는 일을 할 때 즐겁고 살아있음을 느낀다는 것을 나 자신이 너무 잘 안다. 20대에는 내가 의미있다고 느낀 일을 하는데 전후좌우 돌아보지 않고 막무가내로 달려들기도 했었다. 그 사이 많은 실패와 좌절을 겪었고, 내 주변을 둘러봐야 함을 충분히 알게 되었지만, 여전히 의미있는 일에 목마르다.(그게 나니까)

그런 점에서 개발을 배운 것이 어쩌면 나에게 삶의 큰 기회라고 생각한다. 어쨌든 개발능력이 있으면 세상에 영향을 미치는 의미있는 결과물들을 만들 수 있는 기회가 수도 없이 많음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아마 나는 평범함을 쫓으며 살지는 못할 것 같다. 어떤 방식이든 세상에 기여하면서, 다소 실수하고 넘어지더라도 의미를 찾아 도전하고 싶다. 그리고 이제는 개발이라는 도구를 가지고 할 수 있는 정말 의미있는 일을 찾아 도전해보려고 한다.

천리길도 한걸음부터

어느덧 8월이다. 믿기지 않을 정도로 시간이 빠르게 흘러간다. 올해 일단은 내가 세워놓은 올해 공부 계획을 차근차근 실행하면서 개발자 다운 개발자가 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해야겠다. 그리고 올해가 끝났을 때, 내 삶에 정말 유의미한 변화가 일어났음을 회고로 남길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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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n you stop having big dreams that’s when you’ve died, despite not being buried y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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