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부터 한 개발자의 최후(1)

노아카프카·2022년 8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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一日一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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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약 2주전 나는 공식적으로 퇴사를 했다.
N증권사의 모바일 앱(안드로이드) 개발자로 일하고 있었고, 꽤 오랜(?) 시간동안 이직을 고민했다.
이직을 고민했던 이유는 두 가지였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개발인가?
나는 여기서 은퇴하고 나면 여기서 했던 업무를 바탕으로 다른 일을 구할 수 있는가?

적어도 나에게는 이 두 가지 질문에 대한 대답은 모두 No였다.
IT서비스를 메인이 아닌 회사에서 IT본부 혹은 부서는 지원부서에 불과했다.
기술적으로 새로운 시도를 부서 단위 이상으로 할 가능성은 높지 않았다.
새로운 플랫폼 도입, 프로젝트 진행 또한 기존에 진행해오던 SI 협력업체들 에서 진행했다.

하나의 예로, 6개월 가량 채널 서버팀에서 근무한 적이 있다. 내가 담당하던 서버들의 재구축 프로젝트가 있었고,
나와 우리 팀원들이 했던 업무는 플랫폼의 구축이 아닌, AS-IS 서버의 서비스 API에 대한 정리들이었다.
새로운 서버가 어떻게 구축되는지, 디테일한 동작원리나 코드에 대해서는 알 수 없었다. 개발은 협력업체에서 전적으로 맡았기 때문에.
직원들은 그렇게 완성된 새로운 서버의 사용법을 배운다. 그리고 운영한다. 여기서 운영의 범위는 데이터의 조회, 서버 모니터링, 새로운 API의 작성(사실상 코드의 복붙에 가까웠다.)이었다.

이 회사에서의 1년 8개월동안 나는 무엇을 배웠고, 무엇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는가에 대해 생각해본다면
'기업이란 어떻게 굴러가고, 그 안에서 개발자는 비즈니스 요건 및 로직을 어떻게 코드로 구현해는 것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가 끝이다.

나에게 코드에 대해서 더 고민하거나, 기존 시스템의 성능향상을 위해 고민할 기회는 많지 않았다. 물론 내가 시도를 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그 안에서 처음으로 파이썬 도입을 해보기도하고, 수기관리 되고있는 장부를 firebase로 관리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만드는 시도들도 했다.
하지만 새로운 시도들에 따라오는 말들이 있었다.
"사고나면 책임질거야?"
이 과정에서 감사하게도 본인이 책임을 지겠다고 나서주시고, 지도해주신 사수분이 없었다면 나에게는 자소서에 쓸 하나의 프로젝트조차 만들어지지 않았으리라 생각한다.

이직을 위해서 신입, 경력 가리지 않고 지원하고 탈락했다.
나는 알고리즘(코딩테스트) 공부를 열심히 하지도 않았고, 기술적인 기본지식도 갖추어지지 않았으며,(네카라 1차면접에서 프로세스와 스레드의 차이에 대해서도 대답하지 못했다.) 번지르르한 말만 할 줄 아는 코더 였다.
나는 넓은 시야에서 개발과 개발자를 바라보고 대하지 못했다. 그저 이직이 내가 바라는 종착점이었을 뿐이었다. 이곳에서 떠나고 싶었고, '나는 내 옆자리에 있는 선후배들과 달라!' 하고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모든 과정에서 합격한 곳이 한 군데도 없었던 것을 보면, 현실이 오히려 나보다 나를 더 잘 알고있었던 것 같다.

그렇게 한 번의 채용시즌이 지나갔다.
그 다음 채용시즌에는 좀 더 겸손하고, 간절한 마음으로 채용프로세스에 임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게 전부가 아니었다. 나는 지식이 너무나도 부족했다. 마음가짐은 바꿨으나 내실은 없었다.
겉핥기식으로 공부했고, 이는 면접에서 들통나게 되어있었다.
다른 동기들은 이름만 말해도 알 법한 회사의 신입 직원으로 이직하게 되었다.
속이 너무 쓰렸다.

그러고 2달동안 나는 회사를 더 다니게 되었고, 퇴사하게 되었다.
나의 퇴사에는 목표가 있었다. 나는 직접 무언가를 해보고 배울수 있는 곳으로 가고싶었다.
전 직장에서의 인정은 나에게 동기부여가 되지 않았다.
인턴이든, 부트캠프든, 이직이든 어떤 방식으로든 내가 배울 수 있고, 성장하고있다고 느낄 수 있는 곳으로 가고싶었다.

한 회사의 인턴 최종면접, 두 회사의 정직원 1차면접을 앞두고,
나는 퇴사했다.

1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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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월 22일

지금 완전 제 상황입니다 ㅎㅎ... 응원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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