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4학년의 2022년 회고

HR·2022년 12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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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 길었던 2022년이 이틀이 남았다.

여느 해보다 정신없이 바빴던 1년이었기에, 잠시 멈추어서 뒤를 한번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 인생 첫 프로젝트 (feat. 18학점)

아무 걱정도, 아무 생각도 없이 대학교 3년을 보내고 아무것도 모르는 채로 4학년이 되어버렸다 🤔

4학년이 되고 다짜고짜 졸업 프로젝트를 해야했고, 나는 그나마 한번이라도 만져본 안드로이드로 팀원을 구할 수 있었다. 그렇게 안드로이드 1명과 백엔드 2명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되었다.

프로젝트 시작!

프로젝트 경험이 없던 나는 디자인부터 혼자 하게 되었고, 지금 돌이켜 보면 너무나 끔찍한 화면 디자인이 탄생했다..

안구 보호를 위해 모자이크 처리 했다..

프로젝트 팀원들이 다들 제대로 된 협업 경험도 없었고, git도 제대로 써본 적이 없었다. 그래도 그 중 동아리 경험이 있던 팀원 덕에 처음으로 프로젝트와 함께 협업을 경험해 보았다.

프로젝트 결과

그 때 당시에는 정말 열심히 하고 나름 만족할만한 결과물이 나왔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돌이켜보니 무언가 기록하기도 부끄러울 만큼의 결과물이었다 ^^;

결국 서비스 배포도 해보지 못하고, 어영부영 대충 학점 때우기 식 프로젝트가 마무리 된다.

뭐 나름 잔디 심는 재미도 느꼈던 것 같다.. 그 당시에는 열심히 했다고 생각했었다.

학교 생활

프로젝트를 하면서 정말 공부에 필요성을 느꼈기도 했고, 노느라 공부 안했다는 잔소리를 피하기 위해 처음으로 학과 공부에 신경을 쓰게 되었다. 그 결과 대학 4년 인생 중에 가장 높은 평점도 받아보았다. 4.11을 봤을 때 정말 뿌듯했었다 🙂



🏃 개발 인생의 전환점이 되었던 인턴

지원

한 학기 동안의 프로젝트를 거치며 제대로 개발을 해보고 싶었지만, 준비해놓은게 아무것도 없어 너무나 막막했던 나는 학교 연계 인턴을 뒤져보게 된다. 찾아봐도 지원자격에 써있는 것들은 모르는 말 투성이었고, 결국 '어플리케이션 개발' 이라는 말 하나만 보고 한 스타트업에 다짜고짜 지원을 한다.

면접

당연히 떨어졌다고 생각하고 뭘 공부해야 할지 찾아보고 있었는데, 면접을 오라는 연락을 받았다. 머릿속에 물음표가 가득한 채로 면접을 보러 갔다.

회사에 민폐가 되면 안된다고 생각해 나의 지금 개발 실력과 경험들을 솔직하게 말씀드렸다.

찬찬히 이야기를 듣던 CTO분께서 직전 프로젝트에서 내가 맡았던 기능들의 구현에 대해서 간단하게 물어보고, 한가지 질문을 하게 된다.

Q. var, let, const의 차이에 대해서 아세요?

어리고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마음에 뭐 이런걸 기술질문으로 물어보나.. 싶어 간단하게 대답을 했었다. 그 때 했던 대답이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A. var는 지금 사용하는 것을 권장하지 않고, 
   let은 변수, const는 상수를 사용할 때에 이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지금 다시 대답한다면 훨씬 좋은 대답을 했을텐데, 그 때 당시에는 잘 대답한 것 같아 다행이라고 생각했던게 부끄럽다 😅

이 외에는 자소서를 기반으로 한 인성 면접 위주의 질문들이 대부분이었다.

기억에 남는 질문이라면, 마지막 즈음에 CTO분께서 물어보았던 질문이 기억에 남는다.

Q. 프로젝트 했을 때 잠도 줄여가면서 열심히 했다고 하는데, 
   제가 어려운 과제를 주면 여기서도 그렇게 열심히 할 수 있어요?

답변하기 까지의 짧은 순간에 정말 많은 고민을 했었다. 하지만 나의 열정을 증명할 수단이 없는 상태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패기 밖에 없다고 생각해 아래와 같이 대답했었다.

A. 과제가 어렵다고 느끼는 것은 제 능력이 부족해서라고 생각합니다. 
   해결을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보겠습니다!

지금의 내가 이 때의 나를 만났다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떨어트렸을 것 같은데, 감사하게도 일할 기회를 받게 되었다.

출근

사진을 찍은게 없어서... 일정표에 적혀있던 첫 출근 날이라도..!

결론부터 말하자면, 정말 2개월간 힘들었다.
웹 개발이던 앱 개발이던, 기존 지식이 거의 없었기에 마주한 거의 모든 것이 새로웠다.

나에게 입사 초기에 정말 간단한 기능 구현이 주어졌고, 앞서 면접에서 했던 "최선을 다하겠다" 라는 말을 지키기 위해 정말 최선을 다했다. 2달간은 정말 집은 거의 잠만 자는 용도로 사용하고 하루 종일 코드를 보며 공부와 개발만 했던 것 같다.

당시에는 개발자가 CTO분과 나밖에 없었기 때문에, 민폐가 되고 싶지 않다는 마음과 뭐라도 하나 더 배우고 싶다는 마음에 거의 발버둥을 치듯이 개발을 했던 것 같다 ^^..

주말에는 거의 기절한 채로 보냈었지만, 그래도 매주 성장하는 기분이 마구마구 느껴져서 너무나 뿌듯했었다. 개발 뿐만 아니라 기획과 마케팅에도 조금씩 참여하면서, 전반적인 프로세스에 대해서 다양하게 경험해 본 것이 정말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게다가 ionic 이라는 훌륭한 프레임워크도 경험해 보았고, 회사 내부 프로덕트 리뉴얼 개발을 맡아 진행하면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개발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았다.

3주간 개발하고 첫 데모하는 날, 회사 직원 모두에게 공유된 링크 🚀

예정된 기간이 끝나고 학교를 다니기 위해 그만두게 되었지만, 서비스 개발에 대한 꿈을 키우게 해준 소중한 경험이었다. (thanks to 탬...)

능력자였던 인턴 동기들.. 잘 지내길 👋


🏆 기획부터 개발까지, 그리고 결실

그렇게 인턴 생활과 함께 방학이 증발하고, 2학기가 되어 2번째 졸업 프로젝트를 하게 되었다.

1학기 때와 동일한 팀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 팀원들은 나보다 훨씬 더 성장해있었다.
서로 협업 경험도 많이 쌓였고, 어느정도 기본적인 실력은 되었다고 판단해 제대로 된 프로젝트를 하기로 다짐했다. 물론 나는 제대로 된 첫 프로젝트 였기에, 더더욱 의지를 다졌다.

2학기 동안 스프린트 방식을 통해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로 했고, 기획 뿐만 아니라 👍디자이너👍 까지 구해 프로젝트를 진행하였다.

학생들이 하는 프로젝트에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하고, 정말 고민을 많이 했었다. 고민한 내용들을 팀원들과 공유한 결과, 나의 아이디어로 진행하기로 하였다. 서비스 이름도 나의 제안이 받아들여져서, 서비스에 대한 애착이 생기게 된 것 같다.

서비스 이름 정하기 회의에 나왔던 이름 후보들

기획, 서비스 버전 분리, 개발 기간 산정, 컨벤션 등... 협업을 위한 세팅을 마친 뒤 본격적으로 서비스 개발을 시작하게 되었다.

시작

이번엔 정말 남들에게 자랑할 만한 프로젝트가 되고 싶어서, 블로그도 작성하면서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오동동 프로젝트 velog

처음에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백엔드 팀원 한명이 물어봤다.

프론트 혼자하는거 힘들면, 내가 도와줄 테니 프론트엔드는 내가 사용해 본 기술로 하는게 어때?

물론 자신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래도 인턴 생활을 하며 생각한 기능을 어느정도는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있었고, 혼자 해보자는 생각이 들어서 고민 끝에 거절했다.

그렇게 스프린트가 시작되었다.
같은 팀원들은 이미 개인적으로 하고 있는 것들이 있어 바빴었고, 내가 두배로 더 열심히 해서 서비스의 완성도를 높이자는 생각으로 임했다.

그럼에도 바쁜 팀원들을 너무 보챈건 아닌지 조금 미안하긴 했다... 😅

프로젝트 커밋 기록 순위..!

경진대회

그렇게 달리던 와중, 11월에 우리 과는 필수적으로 참여해야 하는 2022 SW 경진대회가 열리게 되었다.

이왕 열심히 한거, 상이라도 타보자! 라는 생각으로 경진대회 전까지의 기능을 정리해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했다.

부스가 마련되어 해당 부스에 서비스를 전시하고, 첫날 예선을 진행하게 되었다. 다행히도 담당 교수님께 긍정적인 반응을 얻어, 본선에 진출하게 되었다.

본선에 진출한 팀은 20팀이 조금 넘었고, 한번 다른 부스들을 돌고 오니 우리 팀을 제외하고는 모두 인공지능을 활용한 프로젝트였다.

게다가 본선에서는 교수님들이 부스를 돌아가면서 심사를 하셨는데, 그 중 하나의 질문이 나의 심장을 후벼팠다..

근데 이거 만드는 거 별로 안어려웠을 것 같은데?
혹시 뭐 기술적으로 어려운게 있어요?

기술의 난이도의 여부와 관계없이, 기획부터 애착이 너무나 생긴 프로젝트 였기에 너무나 마음이 아팠다. 하지만 유일한 서비스 프로젝트였기에, 기술적인 어려움도 어려움이지만 완성도에 집중했다고 어필했다.

다른 팀 부스와 달리 반응이 너무 시큰둥하셔서.. 기대를 전혀 하지 않았는데 생각보다 큰 상을 받게 되었다.

예상하지 못한 상을 받은 뒤 좀 더 서비스를 디벨롭 하기로 마음먹고, 스프린트를 이어서 하게 된다.

그 결과!

스프린트 진행했던 과정

성공적으로 10주간 스프린트를 완료했고, 웹 버전과 안드로이드 버전까지 배포가 완료되었다!

덕분에 잔디도 많이 심었다..

이렇게 한 학기가 끝나게 된다.



⛄️ 취준생이 월드컵과 연말을 보내는 방법

학기 중에 프론트엔드에서 가장 잘나간다는 리액트를 경험해 보기 위해 리액트로 하는 프로젝트를 몇 가지 진행하였고, 그 중 하나는 테오의 스프린트 13기였다.

5일간 기획부터 개발, 배포까지 진행하는 과정인데.. 매일 밤 11시부터 시작해 보통 새벽 3~4시까지 진행되었다. 아무리 열정맨들이 모였다고 해도 쉽지 않은 일이었기에 다들 마지막 즈음에는 반쯤 혼이 나간 채로 진행했던 것 같다..

그래도 잘 정리된 프로세스의 중요성 덕에 정해진 기한 안에 목표한 프로젝트를 완성할 수 있었고, 좋은 사람들도 많이 만날 수 있어 너무 좋은 경험이었다.

피그마에서 열심히 기획하고.. 고생한 흔적들

마지막에 테오가 해줬던 말이 기억에 남는다.

의견이 달라도, 좋은 프로세스를 통해 어떻게 하면 그것을 효율적으로 좁혀나갈 수 있을 지 우리는 배웠어요.
6일간 좋은 협업을 경험하고, 기획부터 배포까지 무사히 완성했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가지면 좋을 것 같아요!

월드컵

하필이면 월드컵이 진행될 때에 졸업 프로젝트 + 테오의 스프린트 까지 해서 프로젝트가 3개가 겹치는 바람에, 월드컵은 항상 사이드에 띄워놓고 중계진 분들이 소리 지르면 잠깐잠깐 보는 것 밖에 할 수 없었다. 더더욱 졸업 프로젝트는 내가 하지 않으면 프론트 작업이 진전이 되지 않기에 쉴 수 가 없었다..

그래도 프로젝트들 덕에(?) 밤 새는 버릇이 생겨 버려서 딱 경기가 끝날 때 즈음까지 작업하다가 자곤 했었다.

연말

연말이 되어 드디어 숨통이 좀 트였다. 프로젝트들도 대부분 마무리 되고, 그 와중에 드문드문 넣었던 입사 지원서들도 모두 떨어지는 쾌거를 이루어 진정한 백수 생활을 누리게 되었다.

올해 정신없이 살며 취준을 하다보니 정말 코테의 중요성을 많이 느끼고 있다. 최근에는 쉬엄쉬엄 쓰고 싶었던 기술들을 사용해보고, 하고 싶었던 공부들을 하면서, 코딩 테스트와 함께 취업 준비에 좀 더 열중하고 있다.


마무리

참 긴 1년이었고, 대학 생활을 하면서 개인적으로도, 개발자로서도 많은 일이 있었다.

열심히 달리다가 가끔은 이렇게 멈춰서서 뒤를 돌아볼 필요도 있다고 느낀다.

남은 올해에는 잠시 컴퓨터에서 멀어져 나도,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도 한번씩 돌아보면서 수고했다고, 더 힘내보자는 따뜻한 말 한마디를 전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야 겠다.

끝!

2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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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월 30일

쏘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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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월 31일

너무 좋아요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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