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 취뽀해서 나름 만족스러운 회사생활을 하고있다. 커머스로만 커리어를 쌓던 내가 조금 새로운 일을 해보고 있는데 이 이야기는 차차해보고 지금은 나의 취준 과정을 한번 회고해보려고 한다.
이번에도 강제 이직당했다. 작년 스타트업 투자 한파를 직격탄으로 맞아버려서 그냥 아주 깔~끔하게 퇴사당했다. 같이 일하는 분들도 너무 좋고 내가 하는 일들도 만족스러웠지만..회사가 망해버리는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니까. 그래서 난 또 강제 이직을 하게됐다.
내가 막 퇴사한 23년 12월만 해도 취업 시장에 나온 개발자는 너무나 많고 공고는 너무 적었다. 그런 상황에서 취직을 해야하는게 막막하게 느껴졌다. 다니기 좋은 회사에 대한 기준은 어느정도 생겼는데 그걸 만족하는 회사는 생각보다 찾기가 어려웠다.
지금 제일 위에 사진은 내가 취업되기 전까지 서류를 넣은 회사 수이다. 저 중엔 나랑 연차가 안 맞는 회사들도 있고 기술 스택이 좀 다른 회사들도 있다. 나의 서류 합격률은 50%정도였다. 회사마다 서류를 바꿔가면서 정성스럽게 넣으면 합격률이 더 좋았겠지만 나는 그냥 다 동일하게 넣었다. 넣고 떨어지고 붙는 과정을 무한반복했다.
나의 경험은 값지다.
난 사실 우리가 이름을 들으면 알만한 회사들은 죄다 떨어질꺼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내 생각보다 서류와 과제를 통과해서 면접까지 간 경우가 많았다. 내가 나름 생각해서 쌓아온 커리어가 제대로된 방향이라는 생각을 했다.
블로그를 거의 다 읽어본다.
이력서에 블로그를 넣어보니 면접관들이 블로그에 쓴 글에 대해 질문하는 경우도 꽤 자주있었다. 블로그 링크를 넣은 분들이라면 자신이 적은 블로그를 한번 훑고 면접에 들어가는 것도 필요한 듯 하다.
면접을 보면서 나도 회사를 평가한다.
신입때는 면접을 보면 그들의 질문에 대답하기에 급급했다. 그리고 그들에 태도에 따라 나의 긴장도가 달라지곤 했다. 하지만 이번에 이직을 하면서 면접관들의 태도나 질문을 보면서 회사의 분위기를 느끼고 이 팀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것들이 나의 가치관과 맞는지도 생각해보게 됐다.
떨어졌다고 내가 부족한게 아니다.
이건 내가 면접관을 했을 때도 느낀거다. 저 사람이 부족한게 아니라 그저 타이밍이 안 맞는 경우가 많다. 비슷한 시기에 면접을 두 사람이 봤는데 둘 다 괜찮지만 연차가 더 높은 사람을 뽑는다던가 아니면 비슷한 연차이지만 연봉을 더 낮게 부른 사람을 뽑는다던가 그때 정해둔 기준에 맞는 사람을 뽑기 때문에 너무 실망하지말고 계속 도전해야한다.
떨어지는게 반복되면 자꾸 자존감이 내려가게된다. 하지만 내가 부족한게 아니라는걸 상기하면서 자신을 지켜야한다.
42개의 서류 중 22개가 서류를 통과했고 그 중 4개의 회사에 최종 합격을 했다. 그리고 고르고 골라 가장 마음에 드는 회사에 갔지만 막상 가보니 마음에 안 들어 한달 만에 다른 회사를 찾아 옮겼다. 그리고 오히려 깊게 들여다보지 않은 이 회사는 아직까진 만족스럽게 다니고 있다. 이렇게 사람 일은 모르는 거다.
지금까지 가장 긴 텀으로 놀아봤다. 스스로가 한없이 작아지는 기분이 들었다. 그 모든 순간이 불안했지만 그래도 끝은 있었다. 취업, 이직 그 모든걸 준비하는 모두가 힘내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