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로그 순서를 짜보았다

velog를 쓰기 전까지 어떠한 blog도 작성해 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개발 blog를 써야 한다고 할 때 걱정이 앞섰다.

• blog니까 글을 잘 써야겠네
• 그런데 tech와 관련한 내용 위주니까 또 그렇게까지 유려하게 글을 잘 쓸 필요는 없나
• 초보자가 글을 쓰면 부정확한 정보가 많을 텐데 괜찮나 안 좋게 볼 것 같은데
• 막상 쓰려니 써야 할 게 너무 많아서 post 하나 완성하는 것도 지치는데 이렇게 하는 게 맞나
• 이렇게 막... 으잉?! 막 써도 되나(??)

초중고를 거쳐 회사에 다닐 때까지 뭘 잘 하느냐고 물어보면 '정리'라고 말할 수 있다. 학생기록부에 선생님이 인증해 준 내용이고, 성장진단에서 동료들이 인정해 준 내용이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항목화를 잘 한다. keyword가 주어지면 주제부터 정리하고 항목화한 후 하나하나 순서대로 짚어봐야 생각 정리가 잘 된다. 그런데 개발 블로그를 쓰려고 하니 고역이다. 개발 지식을 어떤 기준에 맞게 순서대로 배우고 있는 게 아니라 마구잡이로 줍줍(!)하고 있는 느낌이다. 이걸 글로 쓰자니 찝찝하다. 나중에 나름의 기준이 생길 때 분명히 순서를 바꾸고 싶을 텐데 velog의 순서 이동 기능은 내 마음에 들지 않는다. 글의 순서는 바꿀 수 있어도 시간 순은 뒤죽박죽 될 것이기 때문이다. 아무렇게나(?) 정리하면 큰 그림도 모르는 체 학습하는 사람으로 보일 것 같아 두렵다.

그래서 적고 싶은 주제에 순서를 적어보았다. HTML부터 React까지 약 140개 정도의 post가 나온다. list-up을 하고 나니 그 자체로 뿌듯했다. 내 머리 안에서도 더 정리가 된 것 같아 후련했다. 이제 이전보다 체계적으로 글을 작성할 수 있을 것 같다.

이걸 잘 아는 개발자한테 자랑했다. (칭찬해 달라고...) 그랬더니 필요 없다고 한다ㅠ_ㅠ 선배 개발자들은 그 사람이 얼마나 꾸준히 blog를 쓰는지, 얼마나 깊이 있게 공부하는지에 관심이 있지 굳이 순서대로 잘 적었는지는 관심 없을 것 같다고 한다...^ㅡㅜ

괜히 했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