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은 '여행'이다 (예비개발자를 위한 동기부여)

TASON·2021년 7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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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는 크게 패키지여행자유여행이 있다.

나는 미국과 유럽을 여행했었다.

미국은 2주의 패키지 여행이었고, 유럽은 두달동안의 자유여행이었다.

미국 패키지 여행은 정해진 일정대로 따르기만 하면 됐었다.

보통 꼭두새벽부터 일정이 시작되어 밤늦게 숙소에 도착했다.

체력적으로 힘들었다고 생각하니 몇몇 여행지를 제대로 즐기지 못한 것 같다.

지금 생각하면 참 후회가 된다.

유럽 자유여행은 가이드 없이 오로지 나의 힘으로 여행을 해야했다.

패키지 여행 경험이 큰 도움이 되었다.

스스로 여행 국가 또는 도시를 공부하며, 코스를 정하고, 교통편과 숙소 등 상세계획을 짰다.

나는 정말 꼼꼼하게 하루를 계획했다.

하지만 아무리 완벽한 계획을 짰더라도 완벽하게 계획을 지켰던 날은 별로 없었던 것 같다.

여행 기간 중의 반은 길을 잃었고, 기차를 놓쳤고, 형과 싸웠고, 몸살이 났고, ATM기가 고장났고, 갑자기 비가 왔다.


돌이켜보면, 모든 일정이 정해져 있고 현지 가이드와 동행했던 패키지 여행이 참 편했던 것 같았다.

이런 여행이 마치 개발하는 것과도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현재 SSAFY(Samsung Software Academy for Youth)에서 개발을 배우고 있다.

2학기가 시작되었고, 리액트를 배우기 시작하고 나서 많이 헤메고 있다.

몸과 마음이 지쳐 멍을 때리는 시간도 잦아졌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는 지금 유능하신 교수님과 프로님들이 도와주시는 패키지 여행 중이지 않을까

패키지 여행 때 즐기지 못했던 어리석었던 나의 모습이 다시 반복되는 것은 아닐까

지금 이렇게 지쳐버리면 과연 현업에서 내가 살아남을 수 있을까

무기력하게 교수님과 프로님들의 존재를 마냥 그리워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한참을 멍 때렸다.

지금은 내 옆에 많은 버팀목 같은 분들이 묵묵히 도와주시고 계셨다.

나는 자라지 못할 이유가 없었다.

그리고 지금의 시기를 후회하고 싶지 않았다.

이 작심이 얼마나 갈진 모르겠지만, 다시 눈에 힘을 주고 코드를 입력하기 시작했다.

작심삼일이 열번이면 한달이고, 한달이 모여 여러 개월이 될 수 있으리라 믿는다.


겨우 몇 개월 후 이 패키지 여행도 끝이 나고 현업이라는 힘든 자유여행이 시작될 것도 알고 있다.

그 자유여행을 즐길 수 있는 낭만적인 개발자가 되고싶다.

길을 잃어서 우연히 베네치아의 아름다운 노을을 볼 수 있었고,

기차를 놓쳐서 모든 길이 통하는 로마를 자동차로 운전해서 입성할 수 있었고,

형과 싸워서 지금 영혼의 단짝이 될 수 있었고,

몸살이 나서 아낀 식비로 알프스에서 스키를 탈 수 있었고,

ATM기가 고장나서 스위스 친구의 가정집에서 따뜻한 일주일을 보낼 수 있었고,

갑자기 비가와서 잠시 영화 속 주인공이 된 기분을 느낄 수 있었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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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론트엔드 개발자 / iOS 개발 스터디 중

7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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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7월 19일

감동적인 글에 제 마음이 월요일 아침처럼 먹먹해집니다.
글 잘 봤습니다!

1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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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7월 19일

삼성청년소프트웨어 아카데미는 패키지여행이군요?

1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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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7월 26일

사진도 멋있지만 단단한 강철 같은 마음을 새로이 벼려내신 태현님이 더 멋있습니다. 글 잘 보고 갑니다ㅎㅎ

1개의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