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떡.2] 어딘가에 기록을 해 두세요!

LILO Ghim·2022년 5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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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트캠프를 다닐 적에 좋은 멘토들을 만났다
“좋은”을 굳이 이 글에선 정의하고 싶지 않다
이 글 그 끝엔 이미 정의 되어 있으리.


그 중 한 명에게 자주 했던 말이었다
"어딘가에 기록을 해 두세요!"
"음성메모 해드릴까요?"
나보다 훨씬 어린 나이의 스승이었고,
그의 말은 답은 없지만 배려를 갖추었고,
내 학습 방식에 언제나 힘을 실어 주기도,
철학적인 얘기를 종종 해주기도 했다


1

사람들과 술을 마셨고, 취하지 않았고,
어쩐지 기운이 남아 운동을 하러 나갔고,
짧은 거리를 걷고 돌아와
남은 힘으로 글까지 쓸 수 있게 되어 다행인 참이다


2

때로 사람들은 같은 질문,
즉 돌림질문 같은 것들을
이 모임의 참여자에게 돌아가며 묻는다

뜬금없이 나에게 돌아온 질문은 언제나 당황스럽다


배려에서 기인한 것인가?
혹은 습관인가?
질문은 궁금한 자에게 궁금한 것을 물어 보는 것으로 족할 일이 아닌가 싶었다
다음은 나인가?하는 긴장감을 무시 할 수 없다
나는 옆 사람의 답변에
진실로 청취할 수 없는 상태가 되어 버린다


나는 거절할 수 없다

지극히 일반화된(것 같은)질문을,
모두가 대답(할 수 있는)질문을,
사회화 된 인간인 나는 거절할 수 없다
약간의 불편함과 불쾌함
나는 이게 또 왜 불쾌까지 할 일인가 싶다


3

이 글의 시작에서
굳이 기록철학적인 대화를 꺼낸 것은
나와 그의 대화에
매번
불친절한 그리고 답하고 싶지 않은 질문들을
쏟아 부었던 사람이 떠올랐기 때문이라고 해두고 싶다


4

그리고 좋은 이라고 정의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종종 그러한 순간에서
각자의 오래 준비해 온 질문과 대답의 가치에 대한 진심이 담긴 인정,
동시에 때때로 그것을
분명하고 꽤나 직설적으로 인지시키기도 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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킴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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