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8일, 한 통의 메일을 받았다.
몇 주 전 NextJS 공부하면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도중 갑자기 이유 모를 슬럼프가 찾아왔다.
그래서 리프레쉬 할 겸 Velog 글과 Github 레포지토리들을 구경하다가 개발자 컨퍼런스, 동아리 등 다양한 행사를 알려주는 레포지토리를 Starred
해두었던 게 생각나서 오랜만에 들어가 보았었다.
사실 이 레포지토리를 Starred
할 때까지만 해도 딱히 개발자 동아리(≒ 연합 동아리)에 관심이 있지는 않았다.
하지만 너무 혼자서만 개발을 하다 보니 답답한 점도 있었고 내가 제대로 된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도 궁금했던 나는 지금까지 쌓아왔던 경험들을 바탕으로 팀 프로젝트를 진행하면 좋을 것 같아서 개발자 동아리에 들어가기로 다짐했다.
그렇게 찾아보다가 이미 신청 기수들이 지나버려서 실망하던 찰나 DND 사전 알림 신청 버튼이 보였고, 바로 신청했다.
그래서 6월 8일 알림 메일을 확인했고, 나는 신나게 DND 사이트에 들어가 구글 폼 작성을 시작했다.
지원 동기, 팀 프로젝트를 통해 이루고 싶은 목표, 개발 경험 및 문제 해결 경험과 커뮤니케이션 문제 발생 시 해결 방안 등에 대해 작성했다.
하루에 몰아서 작성하기에는 적을 것도 많고 글쓰기를 할 때는 여러번 나누어 작성하면 더 완성도 높은 글을 작성할 수 있다는 것을 책을 통해 깨달았기 때문에 하루에 하나씩 작성하기로 마음먹고 매일 작성해나갔다.
(이게 다는 아니다. 노션에 정리해둔 내용의 일부이다.)
그렇게 작성 및 보완을 마치고 6월 22일, 서류를 접수했다.
정말 자세히 적었고, 그래도 꽤 완성도 높게 적었다고 느껴졌다.
그렇게 약 일주일 뒤 6월 30일, 나는 일과가 끝나고 생활관으로 달려가 휴대폰을 받자마자 바로 구글 메일로 들어갔다.
아무것도 안 와있었는데 갑자기 알림이 뜨면서 새로고침 되었고 DND 메일이 왔다.
기대 반 걱정 반 클릭을 했다.
불합격.
내 개발자 인생 첫 지원이자 첫 불합격이었다.
실망감이 컸다.
그래도 열심히 썼고, 남들과는 다른 특별한 프로젝트를 진행해 설계부터 구현, 베타테스터들에게 테스트도 받고 피드백도 받아서 유지 보수한 경험도 갖고 있어서 합격 확률이 높을 거라고 생각했다.
이런 동아리 지원 하나도 탈락하는데 취업은 더 어렵지 않을까.
내가 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까지 들었다.
다시 마음을 다잡고 먼저 내가 제출했던 구글폼 이력서를 기반으로 다시 점검했다.
나의 문제점은 이러했다.
간단하게 한 10분 정도 점검했는데도 이런 많은 보완점들이 눈에 띄었다.
아쉬움도 커져갔다.
일단 포트폴리오를 새로 만들자.
노션에 간단한 포트폴리오가 있긴 하지만 Velog 글이나 Youtube 영상들을 참고해서 나라는 사람을 더 알아보고 싶게 만들어주는 포트폴리오로 만들어야 한다.
포트폴리오를 첨부하고 그에 대한 약간의 설명을 추가하는 방향으로 구글 폼 (≒ 이력서)를 작성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게다가 이번 DND 9기에는 지원자도 약 500명 정도 되었기 때문에 운영하시는 분들이 합격자를 뽑기 위해 많은 글들을 보셔야 했을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글만 장황하게 써버리면 나 같아도 읽고 싶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일단 포트폴리오부터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
아무리 개발자 동아리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회사에 들어가기 전 예행연습을 한다고 생각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나를 뽑았을 때 어떤 가치를 제공할 수 있고, 어떤 경험을 통해 어떤 것들을 잘 해낼 수 있는지 확실하게 내세워야 한다. 그 부분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자.
내가 진행한 프로젝트의 주소를 첨부하지 않았던 것은 정말 큰 실수였다. README 파일에도 첨부하지 않았었는데 부대원들의 개인적인 정보들을 담고있어서 외부인이 보기에는 좋지 않을 것 같아 그런 부분을 보완한 뒤에 첨부하려다 잊어버리고 말았다.(Github - Yourecareer 내 깃허브 레포지토리인데 사실 아직도 첨부를 하지 않았다.)
프로젝트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는 것도 좋지만 너무 자세한 내용을 적는 것보다는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이다. 또, 설명을 기깔나게 한 뒤에 "그럼 어떤 사이트가 만들어졌는지 궁금한데?" 라는 생각을 갖게 만든 상태에서 사이트를 접속하게 만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이 외에도 많은 보완점들이 보였지만, 일단 큰 것들부터 해결해나가자.
많은 아쉬움이 남았지만 괜찮다.
이번 불합격을 통해 나는 더 집중해서 나의 실력을 쌓아갈 것이다.
10기에 다시 지원해 볼 생각이다.
군대라는 제약 때문에 가고 싶었던 개발자 컨퍼런스들도 가지 못했고 해커톤도 참여하지 못했었다.
하지만 어떻게든 나의 실력을 발전시키기 위해 자대에 온 뒤로 하루도 빠짐없이 쉬지않고 매일매일 노력했고, 나의 개발 실력은 입대 전과 비교했을 때 정말 많이 성장했다.(평일에는 4시간씩, 주말에는 13시간씩 프로그래밍 공부를 했고 출근 전 1시간과 연등시간 2시간은 독서를 하며 멘탈 관리, 뇌과학, 스타트업, 경영, 아이디어, 투자, 심리학, 마케팅, 기술 서적 공부 등을 병행해왔었다. 그 결과 1년에 약 40권 정도의 책을 읽었다.)
앞으로도 끊임없이 성장해나갈 것이다.
이제 전역을 3개월 앞둔 시점이다. (육군 갔으면 이미 전역인데.. 사실상 찍턴 날짜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한 달 정도 남았다.)
3개월 동안 더 많이 노력해서 남은 날들도 후회 없이 보내고 나가서 날개를 달아보자.
소프트웨어 개발자는 자신의 경력을 사업으로 봐야 한다. - 『소프트 스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