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니 미첼 - 〈Both Sides, Now〉, 앨범 《Clouds》 수록 (1969)
조니 미첼은 1943년 캐나다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났다. 본명은 로버타 조안 앤더슨. 어린 시절 그녀는 음악보다도 그림을 좋아하는 아이였다. 훗날 직접 앨범 커버를 디자인할 정도로 그림에 대한 애정이 깊었지만, 그녀의 삶을 바꾼 사건이 있었다.
9살 때, 조니는 소아마비에 걸려 한동안 몸을 자유롭게 쓸 수 없었다. 친구들과 뛰어놀 수도 없었고, 침대에 누워 있는 시간이 길어졌다. 이때부터 그녀는 혼자만의 세계에서 예술과 음악을 통해 위안을 얻기 시작했다. 이런 감수성은 훗날 그녀의 음악에도 깊이 스며들었다.
십 대가 되면서 자연스럽게 음악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기타를 배우며 본격적으로 노래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녀는 기존 코드 진행을 따르지 않고 자신만의 독특한 개방 코드(open tuning)를 개발했다. 이 방식은 그녀의 음악이 기존 포크 음악과 확연히 다르게 들리는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대학에서는 미술을 전공했지만, 점점 음악에 더 끌리게 되었고 결국 가수의 길을 걷기로 결심했다.
1964년, 조니는 캐나다를 떠나 뉴욕으로 건너갔다. 하지만 당시 뉴욕의 포크 씬은 남성 중심이었고, 여성 싱어송라이터가 설 자리는 거의 없었다. 그녀는 작은 클럽을 전전하며 노래했지만, 경제적으로 너무 힘든 시기를 보냈고, 몇 달을 버티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그러던 중, 뉴욕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뜻밖의 임신을 하게 되었다. 그때 그녀는 결혼도 하지 않았고, 안정적인 수입도 없었다. 결국 아이를 키울 수 없다는 현실과 마주해야 했고, 1965년 그녀는 딸(킬리언 애덤스)을 출산했지만 입양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이 사건은 조니 미첼의 인생에서 가장 아픈 순간 중 하나였다. 그 상처는 그녀의 음악에도 깊이 남아 있었고, 훗날 "Little Green"이라는 곡으로 표현되었다.
"Little Green, be a gypsy dancer, he went to California..."
(작은 푸른빛, 자유롭게 춤을 춰라, 그는 캘리포니아로 떠났으니...)
그녀는 훗날 딸을 다시 찾고 싶어 했지만, 딸과 재회하는 데에는 무려 30년이 넘게 걸렸다.
뉴욕에서 힘든 시기를 보내던 그녀에게 전환점이 찾아왔다. 그녀가 만든 노래 "Both Sides, Now"가 가수 주디 콜린스에 의해 불렸고, 이 곡이 대성공을 거두었다. 덕분에 그녀는 업계의 주목을 받았고, 마침내 자신의 앨범을 발표할 기회를 얻었다.
이후 발표한 앨범들이 연이어 성공하면서, 조니 미첼은 60-70년대 포크 음악의 대표적인 싱어송라이터로 자리 잡게 되었다. 특히 1971년 발표한 《Blue》는 그녀의 가장 위대한 앨범으로 평가받는다.
이 앨범에는 그녀의 가장 솔직한 감정이 담겨 있었다.
《Blue》는 단순한 포크 앨범이 아니라, 개인적인 감정을 그대로 담아낸 걸작이었다.
하지만 조니는 한곳에 머무르는 사람이 아니었다. 1970년대 후반부터 그녀는 점점 재즈와 실험적인 음악을 시도하기 시작했다. 특히 그녀는 찰스 밍거스(Charles Mingus) 같은 재즈 거장들과 협업하며 기존의 포크 음악에서 완전히 벗어나려 했다.
그러나 문제는, 팬들은 여전히 그녀가 포크 음악을 하길 원했다는 것이었다.
그녀가 1979년에 발표한 《Mingus》 앨범은 기존 포크 스타일과는 완전히 다른 프리 재즈 스타일이었고, 대중들은 적응하지 못했다. 상업적으로 실패했고, 음악 평론가들 사이에서도 호불호가 갈렸다.
그녀는 이런 반응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녀는 단순히 대중이 원하는 음악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탐구하고 싶은 음악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런 음악적 실험은 결과적으로 그녀를 주류 음악계에서 점점 멀어지게 만들었다.
세월이 흐르면서 조니 미첼은 점점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졌고, 2000년대 이후로는 거의 은퇴 상태에 접어들었다. 그러던 중 2015년, 그녀에게 또 한 번 큰 시련이 닥쳤다. 뇌동맥류로 쓰러지면서, 한동안 말을 하지 못하고 걷기도 어려운 상태가 된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그녀가 다시는 무대에 서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녀는 포기하지 않았고, 오랜 재활 끝에 다시 건강을 회복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2022년 뉴포트 포크 페스티벌에서 기적 같은 컴백을 하게 되었다. 그녀는 여전히 기타를 칠 수 없었지만, 앉은 자리에서 "Both Sides, Now"를 불렀다.
젊은 시절, "나는 구름을 보고도 잘 모르겠다"라고 노래했던 그녀가, 이제 78세의 나이로 "나는 삶을 잘 모르겠다"라고 부르는 모습은 엄청난 감동을 주었다. 이 장면을 본 많은 사람들이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조니 미첼은 단순한 가수가 아니라, 자신만의 예술을 끝까지 지켜낸 위대한 예술가였다. 상업적인 성공에 연연하지 않았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음악을 했다. 그리고 스스로의 삶을 여러 시선으로 바라보며 물음을 던지는 그녀의 모습은 고통과 행복을 오가며 답을 찾는 많은 사람들에게 그 자체로 위로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조니 미첼 - 〈Both Sides, Now〉, 뉴포트 포크 페스티벌 라이브 공연 (2022)
Rows and flows of devil hair
악마 같은 머리결처럼 일렁이는 구름들
And creamy castles in the air
하늘 위엔 크림처럼 부드러운 성들이 떠 있고
And thick canyons everywhere
사방에는 깊고 짙은 협곡이 펼쳐져 있어
Looked at clouds that way
난 그렇게 구름을 바라봤었지
But now they only block the fun
하지만 이제 구름은 그저 내 기분을 망칠 뿐이고
They rain and they snow on everyone
비를 뿌리고, 눈을 내려 모든 사람을 적셔버려
So many things I would have done
하고 싶었던 일이 많았지만
But clouds got in my way
구름이 내 앞을 가로막고 말았어
I've looked at clouds from both sides now
나는 구름을 이쪽 저쪽에서 다 바라봤지만
From up and down and still somehow
위에서도, 아래에서도 봤지만
It's cloud illusions I recall
결국 기억나는 건 구름이 주는 환상뿐이야
I really don't know clouds at all
난 구름이 뭔지 정말 모르겠어
Moons and Junes and Ferris wheels
밝은 달, 따뜻한 여름, 그리고 관람차
The dizzy dancing way that you feel
그 안에서 빙글빙글 돌며 느끼던 어지럽지만 짜릿한 감정들
As every fairy tale comes real
마치 동화 같은 순간들이 현실이 되는 것처럼
I've looked at love that way
난 사랑을 그렇게 바라봤었어
But now it's just another show
하지만 이제 사랑은 그저 하나의 쇼 같아
And you leave 'em laughing when you go
떠날 땐 그냥 웃으며 보내버리는 거지
And if you care, don't let them know
정말로 마음이 아파도 티 내지 마
Don't give yourself away
너 자신을 쉽게 드러내지 마
I've looked at love from both sides now
나는 사랑을 주고받으며 다양한 모습으로 바라봤지만
From give and take and still somehow
주고, 빼앗기며 경험했지만
It's love's illusions that I recall
결국 남는 건 사랑의 환상뿐이야
I really don't know love at all
난 사랑이 뭔지 정말 모르겠어
Tears and fears and feeling proud
눈물과 두려움, 그리고 가끔은 자랑스러운 순간들
To say, "I love you" right out loud
"사랑해"라고 크게 말할 수 있었던 용기
Dreams and schemes and circus crowds
꿈을 꾸고, 계획을 세우고, 사람들 앞에서 뛰어놀던 순간들
I've looked at life that way
난 삶을 그렇게 바라봤었어
Oh, but now old friends they're acting strange
하지만 이제 오랜 친구들이 날 낯설어 해
And they shake their heads and they tell me that I've changed
그들은 고개를 저으며 내가 변했다고 말하지
Well something's lost, but something's gained
뭔가를 잃었지만, 또 뭔가를 얻었어
In living every day
매일을 살아가면서
I've looked at life from both sides now
나는 삶을 이기고 지는 과정에서 바라봤지만
From win and lose and still somehow
승리와 패배를 모두 경험했지만
It's life's illusions that I recall
결국 기억나는 건 삶이 주는 환상뿐이야
I really don't know life at all
난 삶이 뭔지 정말 모르겠어
It's life's illusions that I recall
결국 남는 건 삶이 만들어낸 환상들뿐
I really don't know life
난 삶을 정말 모르겠어
I really don't know life at all
정말 아무것도 모르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