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맞이 '나는 어떤 개발자가 되고 싶은가?'

imnotmoon·2022년 1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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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는 그냥 막연하게 잘하는 개발자가 되고 싶었다.
근데 잘하는게 무엇인지에 대해 정의내리기가 힘들었다. 아마 깊은 고민을 해보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라 생각한다.
이번주 내내 멋진 사람들을 많이 만나봤고(코드보고 감동했고 대화해보고 팬티를 갈아입었다), 내가 생각하는 '잘하는 개발자'는 무엇인지 조금 감이 잡히기 시작했다.

1. 함께 협업하고 싶은 개발자

협업하고 싶은 사람이 된다는 것도 ‘어떻게?’를 정의내리기 굉장히 힘들다. 실무에서의 협업을 제대로 경험해본 적도 없었다. 그래도 감히 조금 정의를 내려본다면 함께 협업하고 싶은 개발자란 소통을 잘하는 개발자라고 생각한다.

기술적으로 수준이 낮은것보다 소통을 더 못하는게 문제라고 생각한다. 실력은 피드백을 통해 내가 무엇을 못하고 어떤 부분에서 도움이 필요한지 알아내 개선할 수 있다. 그렇지만 이 과정에서 문제가 있다면 발전하기도 어렵고 내 성장도 도태되고 결국엔 좋은 프로덕트가 나오기 어렵다고 생각했다.

그럼 소통을 어떻게 잘 할 수 있을까? 일단 잘 듣는게 중요하다. 무언가 아이디어를 제시하거나 피드백을 던지는데도 상당한 용기가 필요하고, 내가 이 말을 하는게 맞는지 스스로 검증해봤을 것이다. 적어도 나는 그렇다. 그럼 그런 고민들을 거쳐 나온 아이디어와 피드백이라면 내가 한번 진지하게 생각해볼 가치가 있다. 그리고 그렇게 하는게 예의다. 나는 항상 여러 의견에 대해 열려있는 개발자이고 싶다.

그리고 내 생각을 잘 정리해서 부드럽게 전달하는 개발자이고 싶다. 내가 무언가를 주장할 때는 항상 납득할만한 근거가 바탕이 되어야 하고 그 과정에서 동료의 기분을 상하게 하고 싶지 않다. 의견을 뒤집는 것은 항상 어렵다. 내가 틀렸다는 것을 인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가 맞고 동료가 틀렸다는게 아니라, 둘다 좋지만 장단을 비교해보니 우리 프로젝트에는 이게 더 적합할것같다는 식으로 의견을 내려 한다. 물론 이 과정에서도 내가 틀릴 수 있다. 항상 열려있자.

2. 항상 배우는 개발자

특히나 프론트엔드 직군은 대세 스택이 빠르게 바뀐다. 대세를 무조건적으로 따르는건 좋지 않지만 그 대세를 관통하는 큰 흐름은 파악하는 것이 좋다. 대세가 된 데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우리 프로젝트가 그 흐름에 타지 않는다면 왜 그런지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RVA가 주도해왔던 VDOM 기반 SPA 패러다임에서 Svelte를 중심으로 한 non-VDOM 패러다임이 뜨고 있다(사실 이거도 공부좀 해봐야된다. non-VDOM이 아니라는 얘기도 있는데 나는 잘 모른다). 리액트의 질주는 계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Svelte도 공부해볼 필요는 있다. 어떤 배경에서 이런게 나오게 되었고, 어떤 문제를 해결해주며, 단점은 또 무엇인지. 비단 Svelte 뿐만 아니라 최대한 많은 오픈소스들을 보려 한다.

개발자는 항상 공부해야 하고 개발 전 과정에 있어 들어올 수 있는 질문에 대해 항상 대비해야 한다. 이게 안된다면 프로덕트의 완성도도 항상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기 어렵고 최악의 경우 갈아엎고 다시 만들어야 할 것이다.

3. 락스타

비트코인 커뮤니티에서는 꾸준히 기술적인 관점에서 토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비트코인이 가진 한계와 이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방법론에 대해서도 꾸준히 논의되고 있다. 뷰테인 역시 그 사람들 중 하나였고 이더리움을 발표했다. 경제적인 관점에서는 비트코인이 아직 이더리움보다 유의미한 것으로 보여지지만, 스마트 컨트랙트같은 개념은 기존의 Client-Server 아키텍처에 대해 한번쯤 의심해볼 기회를 만들었고 조금씩 그 용례가 드러나며 어쩌면 미래에는 중앙 서버가 사라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생각하는 ‘잘하는 개발자’는 이런거였다. 기존의 문제에 대해 생각하고,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무언가를 코드로 보여주는 것. 항상 더 나은 방향을 바라보고 넓게 보는 것. 통찰력을 갖는 것. 그리고 그 아이디어를 실체화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추는 것. 아주 넓은 의미에서 본다면 나는 세상을 바꾸고싶은 것이고 현실적인 범위에서 본다면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만들고 싶은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댄처럼 유명해진다면 더 좋겠지. 10년 뒤엔 누군가 내 사진이 박힌 후드티를 입고 면접을 보도록 만들거다. 라글란 패턴에 후드 끈은 플랫한걸로. dry clean only.



그럼 내가 지금 할 수 있는건 무엇인가?

  1. 올해에도 많은걸 공부해야 할 것이고 지금도 공부하다가 딴짓 한다고 이런걸 적고 있는 것이다. 이제부터는 무언가를 공부할 때 내 스스로 양식을 만들어 그 양식을 채워보려 한다.

    • 이 기술은 어떤 문제를 해결해주는가?
    • 기존 기술 대비 어떤 장단이 있는가?
    • 프로덕션에 적용시키려 한다면 어떤 문제가 있을까?

    이정도 말고는 당장 생각나지 않는데, 아직 내가 충분한 인사이트를 갖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공부하고 경험이 쌓이다 보면 늘겠지.

  2. 내가 옳은 방향으로 접근하는지, 발전하고 있는지를 봐줄 누군가가 있다면 악착같이 매달려보려 한다. 경험상 혼자 공부하는것은 한계가 있더라. 누군가 도와줄 수 있다는 의사를 보인다면 그 분이 도와준다 한걸 후회할때까지 매달릴거다.

  3. 일단 말을 많이 해보려 한다. 나같은 아싸에게는 이것도 하나의 도전이다. 말을 많이 하다보면 내 소통 방식에 대한 피드백도 들을 수 있을거고 그럼 자연스럽게 좋은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물론 내 스스로 개선을 위해 꽤 많은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4. 지치지 않고 싶다. 그냥 요즘 많이 드는 생각이다. 운동도 다시 시작할거고 개발 말고도 나를 정의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고싶다(지금도 개발이 전부라고 할정도로 잘 하지도 못한다). 그래야 지치지 않고 버틸 수 있을것 같다.

3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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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월 10일

문마교 굿즈로 후드티 제작해주시는거죠? 2022년도 화이팅입니다 문마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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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월 17일

캬.. 썼다하면 트렌드에 걸려버리는 명필 문마... 오늘도 어김없이 찬양하고 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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