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전쟁(THIS KIND OF WAR)

ik_13038·2022년 5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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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전쟁(THIS KIND OF WAR)

대대장님께서 선물해주셔서 읽고 숙제로..ㅎ 제출했던 책이다. 벌써 쓴 지 1년이 넘었고 전역도 50일도 안 남은 걸로 보니.. 시간 참 빨리 간다.
혹여나 나처럼 숙제를 받은 이(?)가 있으면 참고하길 바라며..

한국전쟁의 역사, 우리에게 100년이 지나지 않은 일이나 대다수의 국민은 잘 모르거나 오래전의 일로 치부하고는 한다. 실제로 1950년으로부터 100년이 지나지 않은, 배울 점이 많이 녹아있는 우리의 뼈아픈 역사지만, 우리가 고등학교 때부터 배워온 역사는 아주 짧디 짧은, 역사 혹은 국사책에 적힌 몇 줄이 전부이다. 거제도가 우리나라 남단에 위치하는 섬이라는 점 말고도 한국전쟁 당시 포로수용소로 사용되었다는 사실을 아는 이가 몇이나 되겠는가? 책에서는 실제로 알아보면 방대한 그 역사에 대해, 굉장히 자세히 그리고 통찰력 깊게 서술되어 있다. 개인적으로 책의 마지막 챕터에 있는 한국전쟁의 연표를 먼저 읽은 뒤 책을 천천히 음미하는 것을 추천한다.

1950년 9월 15일에 인천상륙작전이 성공했다는 사실이 얼마나 중대했는지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이 체결되기 전까지 그 전투의 향방은 얼마나 치열하였는지 알 수 있다. 한국에서 근무했던 장병들의 개인 증언들 중에서 골라 모은 것들이 대부분의 비중을 차지하는 책이니만큼, 그 묘사는 매우 적나라하며 배울 점이 많았다. 책을 읽으며 ‘이 책이 인상적이었다.’라고 느끼는 점은 대부분 역사 기록은 ‘성공적이고 진취적인 리더 위주’, 다시 말해 어느 전쟁에 대해 그 전쟁을 통솔한 자의 위주로 찬양되거나 묘사되는 것이 많다는 것과 다르게 이 책은 상급 지휘관 위주가 아닌 지휘관을 보좌하거나 그 주변에 있는 인물들의 증언을 위주로 구성된 책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책을 읽는 종종 읽은 본인이 현재 맡은 직책이 소대장임을 상기시키며 책을 읽으면 좀 더 몰입감이 있는 부분이 있었다. 과연 내가 전시에 상황에 맞는 현명한 판단을 내릴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초기 6.25전쟁에 투입된 미군 병사들의 훈련 수준 및 기강은 매우 낮았으며, 그 결과 전쟁 초기에는 사상자가 불필요하게 많았다고 한다. 이러한 부대의 소대장으로 투입되었으면 내가 할 수 있는 게 무엇이 있었을까? 사령부가 안이하게 판단하여 병사들의 무차별적인 죽음을 야기하지 않았나 생각이 들었다면, 사령부에 용맹하게 현 상태에 대해 정신 무장 및 만반의 준비 후 투입의 필요성을 외칠 용기가 나에게는 있을까? 현 우리나라에 빗대어 보면, 나는 그렇게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고 문득 직업군인으로 온 내 자신에 대해 조금의 반성을 하게 되었다. 책에 있는 몇몇 구절은 본인의 군 생활 간 망각하고 있던 사명감 및 목표 의지에 대해 다시금 고뇌하게끔 하였다. 그 구절은 아래와 같다.

“병사가 부사관에게 ‘빌어먹을’이라고 말할 수도 있었다. 실질적인 조치를 취하려면 이 사건을 상부에 보고해야만 했다. 그 누구도 이 병사를 군법회의에 회부해서 그의 인생에 영원한 오점을 남기려 하지 않았다. 기껏해야 이 병사는 무례한 행동을 하면 안 되며 앞으로는 더 잘 하라는 말을 듣는 게 고작이었다. 일부 병사들은 능글거리는 웃음을 지으면서 이것을 즐겼다. 곧 상황을 파악한 부사관들은 병사들을 친하게 대하기 시작했다. 인기를 얻기 위해서는 어떤 일이라도 할 수 있었다. 호통을 칠 부사관이 없는 하급 장교들은 인기 없는 명령을 내리지 않는 것이 용감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이 구절을 통해 내가 용감하지 않은 장교라는 것을 깨달았다. 사실 본인은 용사들에게 덕망 높은 장교가 되자는 게 내 모토였다. 본인이 ‘단기 자원’으로서의 장교의 삶에 대해 선배들에게 말을 들었을 때 그저 흘러가는 대로 하되 용사들을 무리하게 동원하는 것을 추천하지 않는다는 말을 듣고 이를 참고하여 군 생활을 보내곤 했다. 하지만 내심 다른 동기들이 부러웠다. 동기들은 어느 정도 본인 소대에 대해 프라이드를 갖고 휘어잡는 모습을 종종 보이곤 했고 (특히 훈련 간) 이는 나로서 종종 내 군 생활이 맞는지 되돌아보게 되었다. 이에 대해 본인은 내가 올바른 소명의식을 갖고 생활을 하고 있는 것인지 생각에 잠긴 경우가 종종 있었고 이로 인해 우울과 슬픔을 느끼고는 했다. 전문 직업군인의 자부심은 그가 속한 연대와 깃발, 힘들고 철저하며 지극히 현실적인 훈련, 그리고 명령에 대한 복종에서 나온다. 인간은 끊임없이 경쟁을 해야 한다. 기강과 훈련의 중요성을 바탕으로 우리 소대를 이끌고, 적어도 훈련에 있어서는 확실히 휘어잡을 수 있는 리더십을 지닌 본인이 될 수 있게끔 다양한 노력을 시도해야겠다고 느꼈으며, 냉소적으로 부족한 나 자신을 객관화하여 파악하고 고칠 점을 바로 잡고 우리 소대에 대한 자부심과 연대의식으로 가득 찬 프라이드 있는 소대장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전쟁의 교훈은 이 전쟁이 실제로 일어났다는 것이다.’라는 교훈을 바탕으로 언제든 전시 상황에서라도 최소한 수행해야하는 임무는 수행할 수 있도록 이끌도록 해야겠다. 결국 이런 세상에서 쉬운 것은 하나도 없다는 것, 남은 20세기 동안 사정이 나아지기 보다는 오히려 나빠질 것이라는 것, 그리고 핵무기로 모든 것을 사라지게 하는 절망적인 얘기가 답이 아니라는 것을 한국은 보여주거나 보여줬어야 한다는 책의 구절에 따라 비록 나는 극히 그 일부이지만 내가 한국인이자 직업 군인의 한 사람으로서 진취적으로 노력하는 사람이 되고자 다짐하며 이만 감상문을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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