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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내 괴롭힘, IT 업계 구조적 문제점
덩치 커졌지만 ‘속병’ 깊은 IT 공룡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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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카카오, 코로나 속 급성장 불구 직원들과 ‘성과급 갈등’
최근 직원 극단 선택에 “왕따” 폭로글…내부에서 자성 목소리
한성숙 대표 “재발 방지 최선”… 카카오 “보상안과 소통 고민”
[경향신문]
지난해 3월 취업정보사이트 ‘잡플래닛’이 조사한 ‘다니고 싶은 기업’ 순위에서 카카오와 네이버는 나란히 1, 2위를 차지했다.
잡플래닛을 방문한 1085명이 ‘입사하고 싶은 기업’을 최대 3개까지 응답한 조사에서 카카오는 23.6%의 선택을 받았다. 이어 네이버가 18.6%로 2위에 올랐다. 삼성전자와 SK, CJ가 그 뒤를 이었다. 취업준비생과 직장인을 구분해 조사해도 순위는 변하지 않았다.
벤처기업으로 시작한 네이버와 카카오는 어느새 한국에서 손꼽히는 대기업이 됐다. 최근 ‘코로나19 특수’를 타면서 성장에 속도가 더 붙었다. 지난해 네이버는 매출 5조3041억원에 영업이익 1조2153억원, 카카오는 매출 4조1567억원에 영업이익 4560억원을 기록했다. 두 회사 모두 사상 최대 매출이었다.
그러나 양사 모두 외양만큼 내실을 기하지는 못했다. 네이버와 카카오 모두 올해 초부터 이른바 ‘성과급 갈등’이 불거지더니, 네이버에서는 지난주 ‘극단적인 사고’까지 발생했다. 기업이 커지면서 벌어지는 ‘성장통’으로만 보기에는 사안이 엄중하다.
지난 28일 경기 분당경찰서는 지난 25일 네이버에 근무하는 A씨가 자신의 아파트에서 숨져 있는 것을 경비원이 발견, 신고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현장에서 A씨가 남긴 것으로 추정되는 메모를 발견했다. 이 메모에는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하고 업무상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내용 등이 적혀 있었다.
네이버 노조 ‘공동성명’은 28일 입장문에서 “고인이 생전 과중한 업무 스트레스와 위계(位階)에 의한 괴롭힘을 겪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사실로 밝혀진다면 이는 명백한 업무상 재해”라고 밝혔다.
카카오 역시 지난 2월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소속 직원의 유서로 추정되는 글이 올라오면서 회사 전체에 비상이 걸리기도 했다.
지난 2월18일 블라인드에 공개됐다가 하루 만에 삭제된 글에는 “직장 내 왕따를 처음 경험하게 해준 당신들을 지옥에서도 용서할 수 없다” “내 죽음을 계기로 회사 안의 왕따 문제가 없어졌으면 좋겠다”는 내용 등이 담겨 있었다.
글을 올린 직원이 누구인지 파악되지는 않았지만, 다행히 실제 사고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올해 유독 많은 논란과 사건이 이어지면서 네이버와 카카오 모두 ‘자성’하는 분위기다. 최근 사업을 확장하면서 직원들을 경쟁으로만 내몬 것은 아닌가 되돌아봐야 한다는 의견도 내부에서 나온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사건이 알려진 28일 네이버 직원들에게 보낸 e메일을 통해 “경영진은 이번 사안을 매우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경찰 조사와 별개로 외부기관을 통해 투명하고 객관적인 조사를 받고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앞서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카카오 의장도 지난 2월25일 열린 사내 간담회에서 “우리를 불편하게 억압하는 회사는 안 되게 노력해야 하고 (고충을) 외부에 알리는 게 아니라 내 동료, 내 보스, 내 CEO에게 얘기할 수 있는 환경이 돼야 한다”며 “문제를 해결할 의지와 기본 마음가짐은 있는 회사라고 아직 믿는다”고 말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김범수 의장의 간담회 이후 사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논의를 하고 있다”며 “구성원들에 대한 보상안과 함께 소통방법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본문의 근거
- 지난해 3월 취업정보사이트 ‘잡플래닛’이 조사한 ‘다니고 싶은 기업’ 순위에서 카카오와 네이버는 나란히 1, 2위를 차지했다.
- 잡플래닛을 방문한 1085명이 ‘입사하고 싶은 기업’을 최대 3개까지 응답한 조사에서 카카오는 23.6%의 선택을 받았다.
- 이어 네이버가 18.6%로 2위에 올랐다.
- 지난해 네이버는 매출 5조3041억원에 영업이익 1조2153억원, 카카오는 매출 4조1567억원에 영업이익 4560억원을 기록했다.
추가 조사 할 내용/결과
IT 회사 내 문제
네이버
본사 직원이 업무상 괴로움을 호소하는 메모를 남긴 채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
- 사건 내용이 알려진 직후 직장인 익명 게시판 등에는 A씨가 상사 때문에 큰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내용의 글이 퍼짐
- “회사는 적극적으로 (A씨 관련) 데이터 보전 노력을 해야 한다”고 촉구하는 입장문을 이메일로 보냄
- 직원 퇴사 규정에 따라 네이버 내부망(커넥트)에서 A씨 계정이 삭제됐는데 앞으로 근무기록 같은 관련 데이터를 잘 보존해달라는 취지
- 근무기록, 업무지시 등에 대한 사내망 데이터가 향후 진행될 조사에 중요한 단서가 될 것
- 회사 내 인사 제도적 결함으로 인해 고인이 힘든 상황을 토로하지 못하고 안타까운 선택을 한 부분이 있다면 제도 개선을 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요구해나갈 것
사내 고충처리 채널
수평적 소통구조, 건강한 조직문화를 중시하던 네이버에서 이같은 일이 발생한 것을 두고 다양한 해석

- ‘With U’ : 직장 내 성희롱·괴롭힘에 대해 제보할 수 있는 익명 채널
- 'kNock' : 사내 통합 채널
- ‘직장 내 괴롭힘 예방교육’에도 전 직원이 참여해 100% 수료
카카오
카카오에 다니는 한 직원이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는 내용의 유서를 블라인드에 업로드
- 현재 이 글은 신고로 삭제된 상황. 다만 해당 글은 캡쳐본으로 각 게시글에 빠르게 퍼져가고 있음
- "그 글에 대해 각 조직들의 팀장이 인지하고 비상연락망 같은 게 가동되긴 했으나 회사에는 관련 사고가 있진 않은 상황"
- '카카오의 인사평가는 살인입니다' 등의 글과 익명의 직원 인터뷰가 잇따라 언론에 등장
인사제도 논란
- 성과 측정을 위해 시행하는 인사평가제를 두고 동료 간 불신을 조장
- 카카오 직원의 의견
- "다면평가를 하나 조직장은 참고만 할 뿐 본인이 원하는 대로 평가 결과를 산정할 수 있다"
- "조직장 눈 밖에 나면 그 순간부터 지옥이 시작된다"
- 카카오는 매년 연말에 '그간 과제를 함께 진행한 동료들의 나에 대한 평가'를 실시
- '어떤 동료들이 나를 평가할지'를 지정할 수 있음
- 지정하지 않을 경우 조직장이 임의로 정함
- 해당 평가는 연봉과 성과급 결정에 영향을 미침
- 동료평가에서 묻는 질문
- △이 사람과 다시 함께 일하고 싶나요(함께 일하기 싫음, 상관 없음, 함께 일하고 싶음 중 택 1)
- △이 사람의 역량은 충분한가요(1~5점) 등
- 인사제도에 대한 직원들의 평가
- "일 잘하고 말고와도 상관 없고 복불복"
- "해당 평가에 대한 후속조치 없이 숫자만 공개해 동료간 화합, 신뢰, 협업이 아닌 불신과 의심, 그리고 칼 끝을 겨누게끔 설계해 둔, 인간의 자존감을 바닥까지 떨어뜨려 짓밟는 잔인하고 악마같은 평가제도"
고성과자 선별복지 논란
- "복지까지 성과와 연동하는 것이냐"라는 내부 비판
- "각 실단위 조직장에게 과중한 업무로 조직 내 번아웃이 우려되고 리프레쉬가 필요한 임직원을 성과와 별개로 추천받아 가족들과 쉴 수 있도록 숙박권을 제공한 '포상 제도'"라고 해명
- 추진 과정도 문제
- 정책 시행과 관련해 사내 의견 수렴이나 공지가 없었다는 것
스톡옵션 보상 문제
- 이달 4일 본사 직원 2506명에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47만2900주를 부여한다고 공시
- 1년 이상 재직한 2223명은 200주를, 1년 미만 재직자 283명은 100주씩 지급받음
- 행사기간은 2023년 5월4일~2028년 5월4일까
- 2년 근속시 50%를 행사할 수 있고 3년을 근속해야 나머지를 행사할 수 있도록 함
- 스톡옵션 지급을 두고 2년 이상 근무해야 행사할 수 있고 차익을 보려면 주가가 올라야 해 '인재 묶어두기'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
- "짜디짠 연봉에도 (버틴) 사람들에게 과거에 대한 보상이 아닌 미래에 대한 보상을 챙겨준 것"이라는 주장
사내 고충처리 채널
- 인권 침해 접수·처리 프로세스 : 인권 침해 가능성이 있는 문제를 카카오에 전달할 수 있는 채널
- 크루 고충처리제도
- 평가제도·보상 등 인사제도를 개선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 ‘길’(가칭)을 신설
- 인사제도 개선을 위해 크루(직원)의 피드백을 받고 크루가 중심이 되는 인사 제도를 새롭게 만들어가고자 TF를 만든 것
- 카카오 본사 전 직원을 대상으로 ‘오픈톡’ 행사를 열고 인사제도 개선을 약속
IT 기업 내 구조적 문제점
네이버, 카카오 = 2019년 '대학생이 꼽은 일하고 싶은 기업' 1, 2위
- 취업하고싶은 이유
- 성장·개발 가능성과 비전
- 워라밸을 중시하는 기업 풍토
- 만족스러운 급여 등
- 하지만 취업하고 싶은 이유와 현재 기업 직장인들 사이에서 나오는 각종 고충들과는 대비되는 요소
- IT 업계의 노조가 최근에 빠르게 늘어나고 있음
- 2018년 네이버·카카오·넥슨·스마일게이트·안랩에 노조 설립
- 지난해 엑스엘게임즈에 이어 올해 카카오뱅크·한컴·웹젠 노조 설림
- 2018년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되면서 '판교의 불 꺼지지 않는 등대'로 불리던 IT 업계도 근무 환경이 개선될 줄 알았는데 큰 변화가 없었던 탓에 노조가 생긴 것
개발자 사회의 경우 특정 학교 출신의 입김이 강함
- 이들의 ‘끼리끼리’ 문화가 조직 내 억압 구조를 강화했을 가능성
- 국내 한 IT 기업 임원의 의견
- “개발자 사회가 생각보다 좁고 관리자급은 학연이나 전 직장 근무이력 등으로 연결된 경우가 많다”
- “상사의 평가가 부정적일 경우 다른 회사로 옮기기 쉽지 않기 때문에 조직 내에서 자유롭게 소통하는 게 말처럼 쉽지 않다"
- "IT 업계에선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해도 개선될 것이란 희망을 갖기 힘들다"고 토로
- "이 바닥이 생각보다 좁고 학연·혈연으로 엮인 경우가 흔하다. '위디스크 양진호 회장' 사태에서 알 수 있듯 위디스크 직원이 왜 그 수모를 당했겠나"
개발자 과로
경력을 쌓으면 임금이 괜찮은 편이지만 과도한 업무로 건강을 잃기에 십상
- 모든 프로젝트는 기한 내에 끝내야 하는 빅뱅 방식
- 수행사는 비용을 줄이기 위해 개발자들을 쥐어짠디
- 스마트폰으로 거의 모든 일을 할 수 있는 시대가 되면서 개발자들의 일은 많아지고 있음
- 살인적인 업무 강도와 압박, 스트레스 탓에 일을 오래 하기 힘듬
- 고액 연봉은 일부 개발자에게만 해당하고 대다수는 여전히 고강도 업무에 혹사당함
IT 업계 내 양극화 현상
- 흔히 IT 업계로 통칭하지만 기업과 정부가 하청을 주는 외주사 구조에 프리랜서들이 많음
- 통상 프로그래머·개발자로 불리지만 학력과 경력에 따라 직군 자체가 다르게 보일 정도로 근무 조건의 편차가 큼
- 작은 회사들은 처우 개선이 됐다고 말하기 어려움
- IT업계라고 말하지만 연봉 인상에 동참하는 회사는 게임이라든지 (토스나 카카오처럼) 자기 사업 기반 서비스가 있는 회사들로 한정돼 있음
- 가면 갈수록 이미 '스펙'을 쌓은 사람들에겐 조건이 좋아지지만 지금 막 시작한 사람들에겐 문이 좁아지고있음
실력 있는 개발자는 충분한 보상을 받아야 하지만
개발자라는 직군 자체를 고액 연봉직으로 일반화할 수는 없는 현실
요약 및 의견
검색 몇번으로 고인의 이름부터 부서, 업무 등을 알 수 있는 이 세상이 진짜 역겁다..
평가 제도와 관련해 사내 의견 수렴 후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반영 필요
입사할 때 학연을 보는것은 적지만, 개발자 사회가 좁아서 레퍼런스 체크가 굉장히 입김이 센 것은 맞음
이런 레퍼런스 체크가 중요한 것은 맞지만, 이 사람의 다음 행보에 이 비중을 높이는게 과연 맞을까?
사람마다 개인에 대해 평가하는 기준과 생각이 다 다를텐데
레퍼 체크는 필요하지만, 이를 반영하는 비율은 적게 + 질문지를 너무 날타롭지 않게 + 익명성 보장 최대화 필요
또한 수익 배분도 완벽하 1/N로 갈수는 없지만, 차이가 얼마나 나야하는지에 대한 점을 회사 시스템과 방향성에 다라 잘 고려해야할 문제
유망 산업이 소프트웨어 기반으로 빠르게 전환하는 만큼 장기적 인력 수급을 위해선 업계 현실에 대한 인식 개선과 기업, 정부의 인재 육성이 필요
적용할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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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궁 ... 안그래도 이 기사보고 마음이 너무 안좋더라구요ㅠㅠ
사내문화도 그렇고, 과로와 같은 일하는 환경도 개선이 꼭 되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