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회고, 나를 위하는 잊지 못할 이야기들

조유정·2024년 1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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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도 빼놓지 않고 매일 하겠다는 강박은 스트레스의 원인이 되며, 며칠을 연속해 빠졌을 때 결국 영구히 그만두게 만드는 원인이 됩니다. 매일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만두지 않는 것입니다.

2023년, 학생으로 보낼 수 있는 마지막 해이다.
나는 학생이라는 타이틀이 마냥 좋았다. 책임지지 않아도 되고, 실수를 해도 귀엽게 봐주고 넘어가주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회적인 혜택을 마음껏 누리면서 살아왔지만, 이제는 마지막이다. 내가 스스로 서야할 시기이다.

사라지지 않는 걱정들

2023년을 마무리하기 일주일 전, 울지 않는 날이 없었다. 갑작스럽게 짊어진 책임감은 너무 무거웠고, 보호만 받으며 살던 나는 현실을 인지하고 무너지는 중이었다. 겁이 났고 무서웠다.

내가 "백엔드 개발자로 성장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머리속에서 지워지지 않았다. 주변을 둘러보면, 인터넷을 찾아보면 나보다 훌륭한 사람들이 넘쳤다. "이렇게까지 개발에 진심인 사람들 사이에 나같은 수준의 사람이 나설 수 있을까?".

나를 위하는 이야기들

엄마

나는 힘이 들면 혼자서 버티기 힘든 사람이다. 누군가와 너무 대화하고 싶었다. 내 인생에서 가장 친한 베스트프렌드인 엄마한테 전화를 걸었다. 취준이 너무 힘들다고,,, 눈물만 주르륵 흘렸다.
엄마는 나에게 말해주었다. 본가에 찾아와서 일년동안 취업 준비할테니 지원해달라고 이야기까지 했으면서 벌써부터 슬퍼하기에는 너무 이르다. 너는 아직 너무 어리고, 도전하고 준비할 시간이 너무 많다. 주변에서 하나둘씩 취업했다는 소식을 듣고 셈이 난 거 같은데, 너무 조바심을 느끼지 말아라.
'일년 준비하면 되는데 뭐가 문제냐? 진짜 이해 안된다!'라는 생각이 뚝뚝 뭍어나오는 말투라... 진짜로 내가 너무 지레 겁먹은건가...? 이런 생각이 들어 마음이 한결 나아졌다.

남자친구

이번에는 남자친구와 대화를 하며 눈물을 주루룩 흘렸다... 함께 취업을 준비하는 과친구들을 보며, 저 친구들이 저렇게까지 성장할 동안 나는 한 게 없는 거 같다고,,, 나는 능력도 없고 한심한 사람이라고,,,
남자친구는 나에게 말해주었다. 내가 속해있는 무리에서 내가 가장 잘하는 사람이라면, 그 무리를 잘못 선택한 것이다. 내가 가장 잘한다면, 그 무리에서 배울 수 있는 건 없다. 너보다 잘하는 사람이 함께 있기 때문에, 지금 성장하기 위한 고민을 할 수 있는거고 성장할 수 있는 거다. 그리고 지금까지 지켜본 너는 능력이 없지 않고 한심하지 않다. 충분히 멋진 사람이니까 주변 사람이랑 비교하지 말고 하고 싶은 공부를 해라.
'부족한 점을 알았다면, 슬퍼하지 말고 고쳐나가기만 하면 된다'고 알려주었다. 부족한 것을 깨닫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것이라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을 받은 것 같았다. 대화 도중, 노가다를 해서라도 먹여살릴거니까 미래 걱정은 하지 말고 하고 싶은 공부를 하라는 이야기까지도 ㅎㅎ 너무 고마웠다.

취업동아리원

함께 취업 준비를 하는 과친구들과도 대화를 나누었다. 나는 아직 너무 부족하다고,,, 지금까지 했던 프로젝트가 초라하고, 지금까지 한 게 없는거 같다고,,,
과친구들은 나에게 말해주었다. 너가 한 프로젝트가 충분히 좋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너무 안타깝다. 좋은 프로젝트에서 건져낼 수 있는 부분을 못 건져내고 있는 것 같다. 진행한 프로젝트를 하나하나 뜯어보고,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너가 했던 고민들을 정리해보았으면 좋겠다.
내 포트폴리오가 한없이 초라해보였던 이유가 활용을 못했기 때문임을 깨달았다. 나는 프로젝트를 다시 들여다볼 필요성을 느꼈고, 포트폴리오를 개선할 수 있는 방향을 찾게 되었다.

동기들

20학번 동기 친구들과도 대화를 나누었다. 취업을 해야한다는 압박감이 너무 심하다고,, 조바심이 나서 요새 너무 힘들다고,,
친구들은 나에게 말해주었다. 우리도 다 똑같은 생각을 하였다. 처음에는 조바심이 나고 취업해야한다는 압박감이 너무 힘들었다. 주변에서 취직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부러운 마음이 먼저 들지만 축하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잘난 사람들은 잘난대로 사는 거고, 우리는 우리 속도대로 사는 것이다.
내가 하고 있는 고민은 나 뿐만이 아니라, 이 시기를 겪는 모든 사람들이 하는 생각이구나...를 깨달았다. 힘든 시련을 겪게 된 드라마 속 주인공이 된 것 같았는데, 그냥 행인1이 된 거 같았다. 그만큼 부담감이 덜어졌고, 힘든 시기가 아니라 당연히 겪는 시기라는 것을 인지하였다. 지금은 누구에게나 힘들고, 누구에게나 어려운 시기!

이 밖에도 나를 위한 말을 많이 듣게 되었다. 불과 일주일전에는 책임지지 못할 책임감때문에 모든 걸 포기하고 싶었지만, 주변인들의 위로와 조언을 듣고 이제는 조금 단단해졌음을 느낀다.

살아보자, 2024

2024년, 내 인생을 설계해야하는 중요한 시기이다. 어떠한 해보다 치열하게 보내고 싶다. 2023년, 나는 위하는 잊지 못할 이야기들. 지치고 힘들때마다 되새기고 용기를 얻자!


사실 이러한 고민의 시작과 극복했던 모든 과정이 불과 일주일만에 일어난 일들이다ㅎㅎ
아님말고~ 가 인생 그자체였던 사람에게는 엄청난 시련이었고 잊지 못할 터닝포인트가 되었다.
힘들다 한마디에 진심으로 고민해주고 조언해준 모든 이들에게 감사를 전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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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직 멍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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