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 이거 동작원리가 어떻게 되는지 아세요? 궁금해서요.
일을 시작한 지 1년을 갓 넘긴 내게 아직도 머릿속에 맴도는 아찔한 질문이다. 우리 회사는 코드 리뷰를 팀에서 한 줄 한 줄 집요하게 하는 스타일인데, 문제를 짚어내는 리뷰가 아닌 원리를 물어보는 질문에 적잖이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 대답을 얼버무리면서 내가 프레임워크에 대한 이해도가 생각보다도 많이 얕다는 생각에 자괴감이 들곤 했었다.
지난 1년간 프레임워크에 대한 공부보다도 다양한 기술에 관심이 많았다. MSA를 이해하고 싶어 관련 서적과 콘텐츠를 읽어가며 공부를 많이 했었고 실제로 실무에서 도움이 되었기도 했다. 하지만 주니어 개발자가 ‘기본’ 지식에 대한 자신감이 없다면 아무런 쓸모가 없지 않을까. 다양한 경험만을 추구하기보다도 근본적인 실력을 갖춰야 하지 않을까.
4년 전 스타트업 마케터로 일을 시작하면서부터 가장 추구하고 싶었던 인재상이다. 범용적인 지식을 갖춘 상태에서 뿌리를 깊게 내려 전문성을 갖춘 모습이다. 서버 사이드 개발자 쪽에서는 DevOps가 비슷한 모형의 인재상에 가깝다.
전문성이란 뭘까. 어떤 토픽에 대해 드러난 현상만을 이야기하기보다 구조를 분해하고 원리를 이해하여 재구성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나의 지식을 다른 사람에게 이해시키려고 할 때 그 전문성이 효력이 생기게 된다.
이러한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서 맞닥뜨린 문제에 대해 차근차근 원리를 이해하면서 재구성할 수 있는 글을 써내려가고 싶다. 어떠한 문제에 대해 과정을 논리적으로 분해하고 원인을 찾아서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마음으로 글을 작성하려고 한다.
글또 6기에 이어 7기에도 지원을 했다. 사실 6기는 시작하자마자 낙오를 하여 별다른 성취도 인연도 만들지 못한 채로 마무리되었는데 개인적으로 참 속상했다. 이직을 준비하느라 업무를 하느라 정신없이 보내던 시간과 더불어 번아웃까지 일시적으로 와서 포기해버렸다.
주니어 개발자가 양질의 글을 한숨에 써내려가기는 쉽지 않다. 이러한 부담감이 이전과 똑같은 낙오를 경험하게 될까 걱정이었다. 이번 글또 7기에서 짧은 호흡의 글을 많이 작성해 커다란 글뭉치를 만드는 목표를 가지고 참여한다.
사실 기록을 게을리하지는 않았다. 공부를 하거나 사이드 프로젝트를 하거나 책을 보거나 개발 관련 유튜브를 볼 때 내게 도움이 되는 내용이면 기록을 꾸준히 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다른 개발자분들처럼 남들에게 도움이 되는 콘텐츠를 작성하자는 목표였지만 갈수록 기록용으로 콘텐츠가 바뀌어가면서 위와 같이 private한 공간에 글을 모아두게 되었다. 이러한 글의 성격과는 다르게 글또에서는 남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글을 쓰려고 노력하려고 한다.
실무에서 자바 스프링을 사용한 지 1년이 넘었지만, 스프링 이론에 대한 자신감을 아직 단단하지가 않다. 스프링을 이해했다기보단 스프링에 익숙해졌다는 표현이 맞다. 지금 재직 중인 회사에서는 신규 프로젝트를 전부 코틀린 + 스프링의 구조로 변경하고 있다. 회사에서 가장 경력이 짧은 내게 코틀린 프로젝트의 책임이 주어졌고 각종 책과 콘텐츠로 코틀린을 학습하며 적용하고 있다.
사실 관행을 답습하는 스타일이어서 잘 짜인 코드의 구조를 이해하고 적용한 뒤 사후에 이해도를 높이는 방법으로 업무를 해왔다. 그렇게 좋은 개발자의 코드와 강의에 노출만 잘되면 실력이 늘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실력을 높이려고 했었다.
하지만 코틀린으로 여러 신규 프로젝트를 하면서 언어에 대한 이해도, 프레임워크에 대한 이해도가 프로젝트와 도메인의 방향성을 결정짓는다는 점을 깨닫게 된 것 같다. 핀테크에서는 대충 알고 쓰면 되지라는 안일한 생각이 커다란 후폭풍이 되어 돌아오기도 한다.
따라서 코틀린, 스프링 등 언어와 프레임워크에 대한 문제를 자주 다루려고 한다. 그리고 꾸준히 관심을 갖고 있던 MSA에 대한 내용도 다뤄보려고 한다. 최근에는 산업 쪽에도 관심이 생겨 시간이 생길 때 책을 조금씩 읽고 있다. 업계 동향 글도 가볍게 작성을 해볼까 고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