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취준생

Grace·2022년 3월 16일
4
post-thumbnail

갑자기,
아니 이러면 너무 충동적인 것 처럼 보일 수 있으니까,
어쩌다보니 다시 취준생의 길을 걷게 되었다.

심도있게 풀어낼 수는 없지만,
조금 더 건강하게 성장하고자, 더 멀리 보기 위해,
어렵게 입사했던, 그리고 애정했던 회사를 내 발로 나오게 되었다.


여전히 꿈꾸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누군가에게 평가당한다는 생각 탓에 면접 한번씩 보는데에도 며칠동안 기가 빨릴 정도였기에,
몇번의 면접 끝에 받은 합격 메일은 감격스러웠고, 너무나도 감사하게 정말 가까운 곳에 위치한 회사였다.

나와 결이 같은 사람들이 모인 곳에서 차분하게 내 할 일을 할 수 있다는 것.
배려심 많은 팀원들 덕분에 느리지만 하나하나씩 해낼 수 있는 분위기에서 일할 수 있다는 것.
여전히 아까운 부분이 많다.

그래서인지 지금도 여전히 많은 생각 속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내가 이렇게 나오는게 맞는것이었을까? 내가 다시 취업할 수 있는걸까?
내가 너무 참을성이 없던걸까? 너무 쉬운 길만 가려고 했던걸까?
그동안 그토록 꿈꿔왔던, 상상만 했던 곳을 내가 과분하게 버린건 아닐까?

개인적으로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보내는 시기라 그런지,
생각이 너무나도 많아져서 아직도 갈피를 못잡고 헤메고 있는 듯 하다.

좀 더 채우고 싶던 부분들도 공부해야 하고, 면접을 위한 준비도 해야하고,
그동안 많이 망가졌던 체력도 보강하고 싶고,
조금은 생각을 비우고 쉬어보고도 싶은데
여전히 그 무엇도 제대로 해내지 못하는 방황속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가
이제서야 노트북을 열게 되었다.

취업하고 나서는 정신없이 팔로업하고,
처음으로 맡게 된 프로젝트는 내게 너무나도 과분했던 것인지, 업무 이외의 것들을 해낼 여유가 없었기에
너무 오랜만에 포스팅을 올리는데
이런 신세한탄의 글이라니,,,, 누군들 보겠냐만은.
내 정신과 마음을 정리하고 시작해보고자 써보는 글.
그리고 누군가는 공감할 수 있는 글이라고 생각하며 써보는 글.

어쩌피 경험해봐야 하는걸.

회사를 옮기는 것.
평생 그 회사를 다니진 않을 것이란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나 빨리 옮기게 될 줄은 생각을 못했었다.
예정되어 있지 않던 결정이었고,
하지만 전적으로 내 커리어와 내 멘탈을 위해서 고심끝에 내린 결정이었다.

하지만 N으로서 계속되는 생각의 늪에서 빠져나오기가 힘들 때가 있다.
그럴때마다 생각하게 되는, "어쩌피 경험하게 되어있어." 라는 생각.
개발자로서의 이직은 어쩔 수 없이 계속해서 맞이하게 될, 아직은 어렵게 느껴지는 결정인가보다.

결정하기 위한 기준을 만드는 것

무언가 선택에 앞서서, 그리고 어떤 말을 하기 전에 나는
메모장에 내 생각과 감정을 주욱- 써놓는 습관이 있다.
메모하고 기록하는 것을 중요시 여기는 사람이기 때문에,
(어쩌면 완벽을 추구하는 성향때문이기도 한 것 같다)
그런 일에 앞서서 내 생각을 정리하는건 중요하다고 본다.

그래서 이번에 퇴사를 결정할 때에도 내가 어떤 기준으로 그런 결정을 내리는지.
내 생각의 결론이 어떤 것들을 바탕으로 내려진 결정인지에 대해 메모장에 주욱 써보기도 했다.

앞으로의 계획이랄건..


나는 J이지만, J답지 않은 J이기도 하다. P에 걸쳐있는 듯한...J..?
하루의 일정을 세세하게 적어두던 내가, 어느 순간부터인가 '해야 할 일들'만 정리하기 시작한 후로
먼 계획까지는 세우지 않기로 마음먹게 되었다.
계획 세워봤자, 그대로 실행하지도 못하고, 그렇게 순탄하게 살아지지 않기 때문에.

첫 입사도 당연히, 적어도 1년은 있게 될 줄 알았다.
하지만 이렇게 어쩌다가 퇴사하게 된걸 보면, 먼 계획까지 머리아프게 세울 필요가 없는 것 같다.

그래서 우선은, 이렇게 블로그를 다시 올리기로 한다.
그리고 업무에 허우적대느라 못했던 공부들, 개인적으로 필요하다 느껴지던 부분을 채우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
채용공고를 보고, 다시 이력서를 보기 좋게 수정하거나, 면접을 준비해야 하는 두려운 일들을 앞두고 있지만
내가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들을 우선 해보기로 한다.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하다 보면, 어느새 다시 어떤 회사에 들어가서 자리에 앉아 코드를 작성하고 있겠지.
그렇게 머무르지만은 않고 계속 조금 더 나아지는 개발자 커리어를 이어가고 싶다 :)

profile
쉽게 사는건 재미가 없더군요, 새로 시작합니다🤓

0개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