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개발자로 살아남기

더미벨·2025년 6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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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직장 동료에게 티켓을 양도받아서 세미나에 다녀왔다. 세션 주제도 정확히 모른 채 퇴근하고 호다닥 갔는데, 알고 보니 AI 관련 강연이었다.

원티드하이브에서 진행했던 강연 내용을 연사분들이 짧게 요약해서 들려주고 질문을 받는 형태였다. 첫 번째 세션은 네이버 검색 모델링 리더 박근찬님이 현재 네이버에서 시행 중인 AI 브리핑에 대해 이야기해주셨고, 두 번째 세션은 당근의 리드개발자 박미정님께서 진행해주셨다.

솔직히 나에겐 미정님의 강연이 더 많이 와닿았다. ChatGPT 이전에도 개발 시장에서 살아남기란 쉽지 않았는데, AI가 점점 발전하면서 불안감은 더 커지고 있으니까.

특히 주니어 개발자들로부터 "AI가 발전하면서 우리가 대체될 수 있다"는 불안감에 대한 질문이 많이 들어왔다고 한다.

살아남는거... 어떻게 하는건데요...ㅠ


미정님의 답변이 인상 깊었던 이유🥕

첫째, AI를 사용하되 맹신하지는 않는다는 점

우리는 AI를 사용하긴 하지만, 그걸 그대로 사용하는 사람은 없다. 결국 AI를 어떻게 활용할지를 결정하는 것도 나의 몫이고, AI가 짜준 코드를 그대로 사용할지 어떻게 수정할지를 판단하는 것도 나의 몫이다. 모든 결정은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이라는 말씀이 와닿았다.

둘째, 대체 가능성에 대한 새로운 관점

AI에게 대체 가능한 부분들은 원래도 나보다 더 뛰어난 사람으로부터 얼마든지 대체가 가능한 일이었다는 것. 이 말을 듣고 보니 정말 그렇더라. AI가 등장하기 전에도 경쟁은 항상 있었고, 단순 반복 작업이나 기계적인 코딩은 언제든 누군가에 의해 대체될 수 있는 영역이었다.

그렇다면 이제 무엇이 중요할까?

AI로 인해 생산성과 효율성이 올라간 만큼, 그 남은 시간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사용하느냐가 관건이 된다. 그리고 그게 우리의 앞으로의 커리어를 결정할 수도 있는 중요한 기점이 될 것 같다.

단순히 AI를 두려워하기보다는, AI와 함께 일하는 방법을 터득하고 그 과정에서 나만의 가치를 찾아가는 게 더 중요한 시대가 온 것 같다.

현실적인 불안감, 그리고 새로운 가능성

솔직히 말하면, 주니어 개발자 특히 완전 신입에게는 더욱 어려운 시대가 될 것 같다. 나는 프론트엔드 개발자인데, 완전 신입일 때 했던 건 거의 마크업+퍼블리싱 그리고 간단한 API 연결 정도였다. 근데 그런 단순 작업은 확실히 AI가 훨씬 빠르고 심지어 코드 퀄리티도 높다.

나조차도 이제 막 3년 차에 들어선 주니어지만, "1년 차 신입을 뽑을까, 그 노력과 시간으로 AI를 쓸까?" 하면 나 같아도 AI를 선택할 것 같다. 더군다나 회사 입장에서는 어떨까.

그럼에도 미정님 말씀에서 희망을 찾을 수 있었다. 특히 앞으로 내가 나아갈 방향성에 대해서도 갈피가 잡히는 것 같았다.

문과 출신 개발자로서 찾은 나만의 강점

나는 문과 출신이고 부트캠프를 통해 개발자로 전향한 케이스다. 그래서 확실히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사람들보다는 CS 지식이 부족하고 코딩 실력도 차이가 나는 걸 느꼈다.

그럼에도 내가 가진 장점은 전체적인 부분을 파악할 줄 아는 점기획적인 측면에서 바라보고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예를 들어, 어떤 기획서가 주어졌을 때 그 기획서 내의 세부 기능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물론 이것도 중요하다. 사실 지금까지는 개발자의 역량이 여기서 드러난다고 생각했다), 그 기능이 전체적인 기획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정말 이 기능이 필요한지, 혹은 여기서 어떤 부분이 더 추가되어야 하지 않을지 등등을 생각해보는 것이다.

이런 부분들을 좋게 봐주었던 상사들 덕분에 만 1년을 갓 채운 나에게 리드 역할을 맡겨주었다고도 생각한다. 하지만 늘 "개발자는 개발을 제일 잘해야 하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있었는데...

AI 시대에 필요한 개발자의 역할👩‍💻

이제는 생각이 바뀌었다. AI가 단순한 코딩 작업을 대신해준다면, 개발자에게 더 중요한 것은 맥락을 이해하고 판단하는 능력이 아닐까.

AI는 주어진 요구사항을 코드로 구현하는 건 잘하지만, "이 기능이 정말 필요한가?", "사용자 경험 관점에서 이게 맞나?", "전체 서비스에서 이 부분이 어떤 의미인가?" 같은 판단은 여전히 사람의 몫이다.

결국 앞으로는 AI를 도구로 활용하면서도 비즈니스와 사용자의 관점에서 전체적인 맥락을 이해하고 판단할 수 있는 개발자가 살아남을 것 같다. 그리고 그런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정답인 것 같다.

마지막으로... (feat. AI 활용의 실례)

아이러니하게도 이 글 자체가 AI 활용의 좋은 예시가 되었다. 처음에 내가 중구난방으로 쓴 생각들을 Claude의 도움을 받아서 정리했기 때문이다.
AI가 내 생각을 대신 해준 건 아니다. 내 경험과 생각은 그대로 두고, 그걸 더 읽기 좋게 구조화하고 다듬어준 것이다. 결국 어떤 내용을 담을지, 어떤 관점에서 바라볼지는 내가 결정했고, AI는 그 생각들을 더 매끄럽게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준 셈이다.

이게 바로 미정님이 말씀하신 "AI를 어떻게 활용할지 결정하는 것도 나의 몫"이라는 말의 실례가 아닐까? 앞으로도 이런 식으로 AI와 협업해 나가면 될 것 같다. 두려워하지 말고 앞으로 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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