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묘년 토깽이의 해가 떠나간다. 사실 더 지나 입춘이 지나야 갑진년이 온다
토깽이를 떠나보내기 앞서 지난 날의 이야기를 돌아보도록 하자.
사실 제목처럼 2023년을 떠나보내며 업로드할 예정이었는데, 그건 그냥 그렇게 된 거다.
일반적인 연도를 기준으로 하면 1월 1일이 새해지만 절기 상으로는 2월 4일의 입춘이 지나야 새해고, 음력으로는 음력 1월 1일이 되는 2월 10일이 새해다.
그러니까 적당히 12월 말부터 2월 초 사이에 올리면 되는 거 아닐까, 하고 주장해본다.
작년 1월에 아이페드 6세대를 중고로 구입하여 사용하기 시작했는데, 약 1년 만에 아이패드와 작별을 했다. 6세대... 오래된 녀석이라 성능이 아주 좋지는 않았지만 쓸 만한 녀석이었지. 아쉬운 부분도 있긴 했지만, 그림도 그리고 대본도 보고 이것저것 하면서 1년 동안 잘 썼다. 그러다가 한창 아이패드병에 걸린(?) @판다군의 갤럭시 탭 S7과 바꿔 써보게 되었고, 각자의 필요에 따라 태블릿을 교환하여 사용하기로 하였다.
둘다 사용해본 바에 의하면,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입장이지만) 그림을 그리고 미디어 작업을 하는 건 아이패드 쪽이 더 좋은데, 글을 쓰고 문서 작업을 하는 건 갤럭시 탭 쪽이 더 좋더라. 그런데 나는 그림은 부차적인 거고 대본 보거나 교정교열 하는 게 주요 작업이기에 굳이 꼭 아이패드일 필요는 없었고 아이패드 6세대와 갤럭시 탭 S7의 기종에 따른 객관적인 성능은 후자가 더 좋았기에 (당연함. 발매 시기가 2년 넘게 차이남.) 교환에 응했다.
그리고 이제는 원래 내 것이었던 것마냥 잘 쓰고 있다. procreate를 못 쓰는 건 아쉽지만 이왕 이렇게 된 거 오픈소스로 간다, 하고 krita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필기앱은 기본 내장되어 있는 noteshelf 잘 쓰다가, 언제부터인가 그냥 삼성노트를 쓰고 있다. 나의 전자책 친화도가 높아진 것도 갤럭시 탭을 사용하면서였던 것 같다.
이 갤럭시탭은 사용한지 약 1년 만에 액정이 나가게 된다...ㅎ
다이어리...라는 것을 사용해보기로 했다. 특별한 이유는 없고, 그냥 받은 김에 써보자는 것이었다. 3달*31일 칸 네 페이지로 구성된 연간 계획 페이지, 월별로 두 페이지씩 차지하는 월간 계획 페이지, 월별로 네모 칸 하나씩 배정되어 있는 한 장의 연간 계획 페이지(앞의 "연간 계획"이랑 이름이 같은데, 왜 이렇게 했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1~12월 1~5주 중 언제인지 체크하고 메모를 할 수 있는 메모 공간 페이지로 구성되어 있는 다이어리였다.
첫 연간 계획 페이지에는 극단 일정 및 업무 미팅 등 큼직한 사건의 요약을 작성하기로 했다. 그리고 월간 계획 페이지에는 그 날 그 날 주요 키워드를 간단하게 적어보기로 했다. 월별 한 칸짜리 연간 계획 페이지는 그 달이 지나간 후 돌아보며 한 마디로 정리해보는 시간을 갖기로 하였으며, 메모 공간은 일기를 쓰는 공간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일기는 정해진 것 없이 쓰고 싶을 때 쓰고 싶은 만큼 씀으로써 스스로에게 부담을 주지 않도록 하였다.
그런데 중간에... 갤럭시 탭을 통한 디지털 다이어리와 이 아날로그 다이어리 사이에서 어떤 게 더 나은가, 하며 이도 저도 아닌 기간이 몇 주 있었다. 그렇게 디지털 다이어리 한참 시도해보다가 다시 아날로그로 돌아왔다. 역시 난 만년필이 좋아. 아날로그 다이어리가 좋다기 보다는 만년필이 좋아서 그런 것 같다.
그러다가 또 일정 공유를 할 일이 생겨 삼성 캘린더를 이용하다가, 그거랑 병행해서 주간 일정은 언젠가 앞부분만 쓰고 방치해뒀던 주간 계획표에 만년필로 작성하기도 하고... 여름쯤에는 노션에다가도 끄적여보고... 하여간 어디에 딱 정착하지 못하고 이것저것 시도해보는 경향이 있다. 연말에는 일일 기록에 남길 키워드 작성용 손바닥만한 2024년 다이어리를 주워왔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플랫폼74에서 극장 운영 동인들이 제작한 단편영화를 상영하고 GV의 시간을 가졌다. 흥미로운 시도를 하는 팀도 있었고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걸까 싶은 팀도 있었지만, 새로운 인사이트도 얻을 수 있고 여러 모로 유익한 시간이었다.
연말에 또 있을 예정이었으나 하필 그날이 폭설주의보 뜬 날이라 취소되었고... 근데 완전 취소인지 연기인지는 모르겠네. 미뤄진 날짜를 전달 못 받았으니 완전 취소려나.
...에 지원하고자 하였으나 지원서 저장 과정에서 자꾸 오류가 나고,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문의처로 문의해봐도 자기네 담당 아니라고 하고 해서 결국 포기했다. 아쉽게 됐다. 아무튼 뭐가 문제가 많았음!!! 하는 걸 티내고 싶어서 항목을 작성해봤다(...).
2024년 꺼도 관심은 가지만 이번에는 시간이 안 되어 패스한다는 건 여담ㅋ
ePub에 관련된 5년 전 자료를 구경하며 Sigil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대충 훑어보니 특별히 새로 공부할 건 없고, Sigil의 UI만 익히면 ePub 형식의 전자책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공식문서를 가볍게 훑어보고 연습삼아 몇 가지 문서를 ePub으로 변환해보기로 했다. 작업한 ePub 전자책은 저작권 이슈로 공유하지 않겠다.
기본적으로 HTML+CSS 기반이라, 특별히 막 공부할 건 없던 듯. 근데 딱히 써 먹을 데도 없긴 없다. 전자책 제작 의뢰가 들어오는 것도 아니고 쩝... 업계 사람들은 내맘대로의 EPUB 제작 가이드 많이들 참고한다고 하더라.
한빛미디어 서평단 〈나는 리뷰어다〉에 선정되어 책을 읽고 서평단 활동을 했다. 받고 싶은 책 후보 3권을 정하는데 어떤 달은 관심 있는 책이 두 가지 밖에 없어 "1순위, 2순위, 그리고 아무거나"를 신청하고 1순위를 기대했으나 "아무거나"에 해당하는 책을 받게 되었다. 근데 그래도 뭐... 그 "아무거나"조차 한빛미디어 책은 대체로 유익하고 꽤나 괜찮은 책들이라 잘 읽었다 ㅋㅋ
리뷰어 활동을 한 흔적은 나는 리뷰어다 태그가 달린 게시물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솔직히 내가 책을 읽는 속도가 빠르지 못한데, 도서관에서 책 한 권을 빌려 오면 2주를 읽고 다 못 읽어서 대출 연장을 했는데 그 연장 기간 내에도 다 못 읽어서 연체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근데 서평단 활동을 하면 약 3주 동안 책을 읽고 리뷰를 작성하는 것까지 다 해야 한다. 진짜 날 잡아서 몇 시간씩 읽거나, 읽는다기 보다는 가볍게 훑어보는 느낌으로 해야 마감을 맞출 수 있는 뭐시깽이... 그래서 그냥, 읽어야지 하고 미뤄두고 있는 책들도 있고 마감 맞춰 촉박하게 읽는 것도 좀 그렇고 해서, 내년에는 서평단 말고 그냥 개인적인 독서를 해야지. 서평단 활동 자체는 좋았다. 다양한 책을 접하기도 하고.
건강과 유관한 서울시의 지원사업으로 손목닥터 9988을 지원해봤는데... 뭐라고 해야 할까. 일단 서울시 통합회원 로그인은 내 노트북에서는 다음과 같은 로딩 화면이 끝나지 않기에 홈페이지에 접속하고자 할 땐 늘 태블릿으로 접속해야만 했다. 처음 신청할 때와 건강 목표 설정할 때를 제외하고는 대체로 홈페이지에 접속할 필요 없이 어플을 사용해서 큰 무리는 없었다.
다만... 오류가 많다. 떠야 할 알림이 뜨지 않는다거나... 스마트 밴드로서의 역할을 원활히 하지 못한다. 그리고 실천 목표 기록에 대한 버그도 있어서 실천한 것을 실천했다고 체크하지 못하는 일이 종종 있었다. 걸음수가 줄어든 것도 목격했다. 소스코드를 뜯어보고 싶을 지경이었다. 투데이 탭에서 "데이터 연동 중입니다." 텍스트가 뜨는 상태로 데이터가 계속 안 가져와지는 건 그냥 일상 취급하고 있다.
AI 트레이너와 함께하는 홈 트레이닝? 이거는 과연 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싶다. 한쪽 벽에 닿는 정도로 핸드폰을 두고 반대쪽 벽에 딱 붙어 서야 화면에 내 모습이 겨우 다 나온다. 그런데 딱 붙어서면 동작을 제대로 할 수 없기에 어쩔 수 없이 화면을 벗어난다. 그 거리에서 화면의 동작이 잘 보이지 않는 것은 Dex 같은 걸 이용하면 해결될 것 같긴 한데... 공간 부족 문제는 어떻게도 할 수가 없다. 아무튼 내 주거 환경에서는 도저히 할 수 없음을 느꼈다. 포인트 욕심 내지 말고 그냥 링피트나 해야지.
그리고 모든 알림이 다 뜨는 게 아니라 특정 어플만 알림이 뜨는데, 내 기기 이슈인지는 몰라도 밴드 연결 직후에는 전화 알림이 뜨다가 어느 순간부터 전화가 와도 밴드가 반응을 안 한다. 그리고 건강 뭐시깽이 하길래 이걸로 모은 포인트로 건강한 식사라도 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사용 가능 목록 보니까 내가 쓸 수 있는 곳은 서점 밖에 없더라. 신체 건강 챙기러 온 줄 알았는데 정신 건강 챙기러 온 거였나? 나중에 사용 가능한 업체가 더 추가되긴 했지만 쩝...
여러 가지 버그들과 맞물려, 86610 포인트 모은 시점에 그만뒀다. 그리고 대학생 때 현우에게서 받은 갤럭시워치(찐 모델명 "갤럭시워치". 뒤에 숫자 아무것도 안 붙은 초기모델.)를 오랜만에 꺼내들었다. 그러고보니 현우는 뭐하고 지내려나. 보통 동현이랑 셋이 만나서 놀기에 동현우라고 합쳐(?) 부르곤 했는데... 대학생 때는 팀플 끝나면 같이 방탈출 하러 가곤 했던 추억이 있다. 졸업 시즌엔 각각 보안 분야와 인공지능 분야로 세부 분야를 정한 것 같았는데 2년 조금 더 지난 지금은 어떨련지.
출판 분야의 외주 작업은 교정교열만 해본 상태에서 편집 디자인 외주를 처음 맡게 되었다. Scribus를 사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그저 공식 예제 따라서 끄적여본 게 전부였기에 삽질을 좀 많이 했다. 게다가 클라이언트 쪽 이슈로 마감은 정해져 있는데 원고가 늦어져 편집 작업에 쓸 수 있는 시간도 촉박한 상태였다. 그 와중에 클라이언트는 연락이 잘 안된다. 동일한 내용을 세 번 정도 문의하면 답변이 올까 말까다. 클라이언트 측에서 연락을 줬을 때 바로 응답하며 "지난 번에 문의 드렸던 뭐시깽이는..." 하고 그 동안 쌓여 있던 미응답 질문들을 쏟아내는 게 답변을 받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그래도 어떻게든 늦지 않게 아둥바둥 작업을 해내긴 했다. 확실한 건, Scribus의 숙련도는 확실히 는 것 같다. 실무로는 처음 해보는 작업이라 놓친 부분도 있고 얼레벌레 하긴 했지만, 그래도 꽤 할 만한 것 같다.
그렇게 Scribus로 종이책 만들고 Sigil로 전자책 만들고 교정교열도 보고... 근데 기획이랑 표지 디자인은 내 역량 밖인 것 같다. 내지 편집 및 교정교열까지만 맡을 수 있을 듯. 출판 기획자 업무랑 북 디자이너 업무 빼고 출판 편집자 업무만 하고 싶...다?ㅋㅋ;; 사실 내지 편집도 말고 그냥 교정교열윤문만 하고 싶은데...ㅋ
내가 자주 들어가던 네이버 카페가 있다. 요즘은 사람 너무 많아져서 잘 안 가게 되지만. 바로 주토피아 카페. 주로 판다와 관련된 이벤트가 있을 때 참여하고, 글과 그림을 업로드하곤 하는데... 로스트밸리는 판다와는 무관하지만 재밌어보여서 이벤트에 참여해보았다. 로스트밸리 10주년 행사 때 사용될 로스트밸리 10주년 굿즈를 디자인하는 이벤트였는데, 슬쩍 참여해봤고, 그대로 당첨되어버렸다. 제작된 결과물은 이런 느낌?
LOst valley를 이용한 10주년 표기를 떠올린 순간 이건 참여하지 않을 수 없었다. 판다 팬들하고만 놀던 나의 인지도가 로스트밸리까지 확장되는 계기가 되었을까. 한 가지 확실한 건, 별명이 하나 생기는 계기가 되긴 했다.
푸바오 팬들은 푸바오 관점에서 서로를 "이모"나 "삼촌"으로 칭하곤 하는데, (덕분에 이곳저곳에서 막내 생활을 많이 해서 나보다 어린 인맥이 거의 없던 나는 언니오빠누나형으로 불리는 것보다 이모삼촌으로 불리는 것에 더 익숙해져 버렸다...?) 금방 수정하시긴 했지만 수정하기 전에 저 오탈자를 발견해버린 관계로 "꼬마 얼룩곰"이라는 닉네임을 사용하는 나는 "얼룩말 이모"라고 불리게 되었다. 코끼리, 기린, 얼룩말을 비롯한 초식동물 친구들이 살고 있는 로스트밸리 이벤트다보니 별 생각 없이 작성하다가 실수하신 듯 하다. 덕분에(?) 어린이대공원 얼룩말 세로를 위해 사육사들이 코코라는 이름의 여자친구를 소개해주려고 한다는 기사를 봤을 때 누구보다 빠르게 커뮤니티에 소식을 전해야 할 것 같은 의무감? 같은 걸 느끼게 되었다. 여름엔 로스트밸리에서 태어난 애기 쿠미 이야기도 하고...ㅋㅋ;; 그리고 코코의 사망 소식에도 누구보다 빠르게 애도를 표하며...ㅠ
평소보다 기획이 늦어져 연습을 위한 시간이 짧은 편이었는데, 그 와중에 각자의 사정으로 많이 모이지 못했다. 아르바이트 시간이 제각각이라 다 모이려면 도저히 더 모일 수 없다나. 그래서 전체 모임보다는 단편 작품별 연습 모임 위주의 연습이 되었다. 그러다보니 충분히 보는 눈이 있는 제3자의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시간이 별로 없었던 것 같다. 게다가 이번엔 창단 멤버가 두 명 밖에 참여하지 않았으며, 신입 단원도 두 명이나 있었기에, 여러 가지로 삐꺽거리는 부분이 있었다. 그래도 어떻게든 마무리된 것 같긴 하다.
나는 기존 레퍼토리 공연인 「쉿」의 코러스 역과 신작 「티푸스」의 카챠 역을 맡았다가, 연습이 진행되며 신작 「이오느이치」의 하인 역으로 추가 캐스팅 되었다. 「쉿」의 경우, 작품 이미지 상 이렇게 해보는 것도 재밌지 않을까, 하여 단발 가발을 착용하였는데, 그냥 내 머리에서 하는 것보다 중간에 모자를 통한 퀵 체인지? 후에 머리가 별로 흐트러지지 않는다는 점에서도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다.
공연 시작을 앞두고 백스테이지에서 @주희 언니와 함께 찍은 사진은 적당히 초상권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크롭하여 나의 프로필 사진으로 쓰이기도 했다.
공연 후기는 마스토돈 및 인스타그램에서 확인할 수 있다.
국가건강검진을 받았다. 왜냐하면 나는 홀수년도에 태어났기 때문이다(...). 3월 말에 전화가 와서는 5월부터는 사람이 몰릴 거라 4월 중에 가능한 날이 있냐고 하시길래, 4월 17일까지는 어렵고 그 이후로는 가능하다고 했더니 (왜냐, 4월 16일 막공 날에는 22시 이후 금식을 할 자신이 없다.) 4월 18일 오전으로 잡아주셨다. 그러고보니 제작년에는 체홉축전 시즌에 이렇게 전화 와서 체홉축전 직후로 예약했던 기억이 있다. 대학생 때 교직이수 하면서 마약검사 때문에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동부지부에 가고부터 때가 되면 그 쪽에서 전화를 주신다. 나 같이 전화 예약 어려워하는 사람에게는 먼저 예약 잡아준다고 연락 주시는 건 정말 편한 일이다(?).
건강검진 존합소견은 정상A
에 해당하며, 이는 의심되는 질환이 없을 뿐더러 경계해야 할 것도 딱히 없음을 의미한다. 다만... 생활습관 관리에 "근력운동을 포함한 적당량의 운동하는 습관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있다. 물론 알고 있다. 10대 시절부터 지방량은 표준이지만 근육량이 부족하여 비율 상으로는 경도 비만이 뜨는 걸 종종 보곤 했으니...ㅋ
좌우 교정시력이 0.7/1.0
으로 나오는 걸로 보아 그새 왼쪽 시력이 더 떨어졌다. 걸리적거린다고 안경을 잘 안 쓰고 다녔으니 그럴 만 하지 싶기도 하고. 나는 초등학생 때부터 안경을 착용해왔는데, 요즘 지인들은 내가 안경을 쓰는 걸 본 적도 없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공부할 때랑 모니터 오래 볼 때, 공연 볼 때 정도만 쓴느 듯. 그마저도 가끔 안 챙겨가서 안경 없이 공연 보는 경우도 종종 있고 ㅋㅋ;;
심뇌혈관질환 발생 위험은 동갑 동성 평균 대비 0.70배 위험...이니까 이 정도면 괜찮은 거 아닐까? 심뇌혈관 나이는 20세라고 한다. 대략 건강관련요인을 개선하면 향후 10년 이내 심뇌혈관질환 발생 확률이 0.0% 감소(...)한다나. 바꿔 말하면 개선 안해도 별 차이 없다느...ㄴ...(읍읍)
별거 아니고 오랜만에 판다월드에 다녀왔다. 스탬프랠리 이벤트도 참여할 겸. 안고독한 푸바오 방에서 오신 분이 비공식 굿즈 제작한 것도 선물로 주셨다. 푸바오 탄생 1000일째 날에 나눔했던 건데 그 날 못 가서 아쉬웠지만 이렇게 따로 챙겨주시는 마음이 너무 감사하다. 톡방에도 자랑 인증했지만...ㅋㅋ 그러고보니 이 때만 해도 톡방 인원이 200? 300? 그 언저리였던 것 같은데 여름에는 1000명을 넘기더라. 나는 100명대 중후반에 들어왔다는 건 여담.
톡방에 처음 들어갔을 땐 늘 쓰던 다냐 프로필로 들어갔는데, 사람들이 러바오 생일 이벤트 이야기를 하길래 그건 어디서 참여할 수 있냐고 질문하려다가 괜히 판다 프로필 아닌 게 튄다고 느껴져서 꼬마 얼룩곰 프로필을 만들었다. 탄생 직후의 푸바오 사진을 프로필 사진으로 넣어놓고 닉네임은 그 사진에 맞춰서 적어넣었는데, 어쩌다보니 그 "러바오 생일 이벤트"가 진행되는 주토피아 카페에도 같은 닉네임으로 가입하고, 이후 팬아트용 인스타그램 계정에서도 같은 닉네임을 사용하여 고유명사처럼 굳어졌다.
사실 팬아트는 처음엔 "가입 1년차에 판다 등급으로 올라가야지!" 하며 게시물 올릴 목적으로 그리기 시작했는데, 어느 순간 글이 메인이고 그림은 삽화인 무언가가 되었다가... 등급 제도 개편과 함께 갑작스럽게 판다 등급으로 올라가며 "어 이게 아닌데..." 하면서 팍 식었다고 할까나... 자주 올리던 초창기와는 달리 어쩌다 한 번씩 올렸다.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나를 "글 쓰고 그림 그리는 사람"으로 기억해주시더라. 그러다 결국 시간이 지나며 아무것도 안 올리게 되었지만.
아무튼 로스트밸리 10주년 이벤트 등으로 쌓여 있던 에버랜드 기프트카드도 쓸 겸 흔히 "어푸바 가방"이라고 불리고 있던 판다 봉제 백팩도 업어왔다. 수납력이 많이 떨어져서 뭘 넣고 다니기 애매한 녀석이지만. 용량만 보면 가방이 아니라 파우치 정도? 지갑이랑 소소한 물건들 넣으면 가득 찰 것이다. 텀블러도 안 들어가는 가방 따위...ㅋ 사실 일상에서도 사용할 의향은 있는데(...) 워낙 수납력이 떨어져서 잘 사용하지는 못 하고 있다.
나는 기본적으로 영상 작업보다 무대에 서는 걸 더 좋아한다. 연극은 종종 보러 다니지만 매체 쪽은 드라마도 영화도 잘 보지 않는 것이 그러한 취향에 어느 정도 영향을 끼쳤으리라. 아무튼 그렇기에 영상 작업은 생각도 안 하고 있었는데 우연한 기회에 29초 영화제에 〈어둠을 밝히는 순간〉이라는 제목의 작품으로 참여하게 되었다. 확실히 연극 작업이랑은 많이 다르더라. 뭔가... 뭔가 익숙치 않아. 근데 전에 받아놓은 링크로 연결했는데, 지난 영화제라서 그런지 링크 연결이 안 되고 메인 화면으로 이동하는 모양이다.
영화는 뭐랄까, 편집되어 보여지기 전까지는 감독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은 것 같다. 어떤 장면을 반복해서 촬영하지만 이 장면이 어떤 장면인지 잘 모르겠고. 실제 영화 현장에서도 그러려나. 하여간 난 반복 연습 속에서 구체화되고 공연과 함께 관객의 기억 저편의 흔적으로 사라지는 연극이 좋다. 흐릿하게 맴돌고, 때로는 구체적으로 그려지는 기억 속에서 그 때 그 작품 참 좋았지, 언제 재연하려나, 하기도 하고. 뭐... 다른 관객 분들도 그렇게 보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그렇게 연극을 반추하곤 한다. 어렴풋한 기억 속에 남은 언젠가의 이야기. 내 삶에 스쳐 지나간 작품들. 나의 연극도 누군가에게 그런 추억으로 남길 바라며.
2023년 회고 초안을 작성할 때, 이 이야기를 쓸지 말지 솔직히 고민했다. 관련 내용들도 그냥 "서울시 청년 지원사업" 정도로 모호하게 이야기하려고 하다가, 12월에 마음이 바뀌었다. 그냥, 좀 더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고 드러내자. 때로는 자신의 현 상태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도 중요하다. 그렇게 생각했다.
나는 사람 만나는 걸 좋아하는 데 비해 주변에 사람이 별로 없었다. 그러다보니 사람 만나는 걸 좋아한다면서도 사람 대하는 게 서툴다. 친구라고는 트위터에서 비롯된 인맥, 에서 비롯된 인맥들뿐. 다들 경상도 언저리에 있더라. 사실 트위터에서 비롯되었다고는 하지만 트친 중에 남아있는 건 수현이 밖에 없으니까 수현이로부터 비롯된 인맥이라고 할 수 있겠다. 더 정확히는, 수현이 친구로 알게 된 @판다군의 인맥이 크다.
하여간 친구라고 그나마 있는 건 몇 개월에 한 번 만날까 말까 하는 랜선친구뿐이고, 서울에는 정말 아무도 없었다. 보통 연극 작업을 하면 극단 단원들끼리 막 친구 같고 가족 같고 이럴 거라고 기대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글쎄. 일단 난 그런 분위기를 느껴본 적이 없다. 그나마 사적인 이야기를 나눠본 적이 있긴 한 사람들은 한 명 빼고 다 극단을 나갔구나.
나의 고립감은 고등학생 언저리부터 있었던 것 같다. 아이들은 아이돌 이야기를 하는 부류와 드라마 이야기를 하는 부류, 애니메이션 이야기를 하는 부류, 공부만 하는 부류, 그리고 나머지로 이루어져 있었다. 무언가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부류는 그들끼리 모였고, 그들 사이에 교집합의 존재도 여럿 있었지만, 나머지에 속한 이들은 그저 흩어져 있었다. 공부만 하는 부류도 스터디니 뭐니 하며 모이곤 했지만 나머지는 정말 나머지였다. 쉬는 시간이나 점심 시간에 교실에 있는 걸 버티지 못하고 복도를 배회하다 돌아오던 나 같은 사람들이다.
M여고에 진학하기 전에는 좀 나았냐...라고 하면 그건 또 잘 모르겠다. 대외적으로는 나의 고립감은 고등학생 언저리부터 있었던 것 같다
고 말을 하지만, 그게 맞는지. 인간들이랑 안 놀고 파랑새에게 혼잣말을 늘어놓기 시작한 건 중학생 때였고... 그래도 그 땐 현실 친구가 네댓 명 정도 있긴 했다. 초등학생 때도 두어 명 있었고. 중학교 1학년 때 같은 반의 모르는 학생이 "너 초등학생 때 은따였다며?" 라고 말했던 건 아직도 기억난다. 그 당시에는 그 단어가 무슨 뜻인지 몰라서 뭐래는 거야, 하는 반응을 했고 그 앤 "아님 말고" 하면서 지나가 버렸다. 지금 생각해보면, 글쎄. 나만 몰랐을 뿐 사실이었을지도 모르지. 그냥 삶에 전반적으로 사람이 별로 없었다. 누굴 만나도 대체로 1년도 안 되어 사라질 스쳐 지나가는 인연이었지.
아무튼 서울시 고립은둔청년 지원사업을 마주했을 때, 난 정말 홀린 듯이 지원했다. 나중에 찾아보니 관련 기사가 나온지 일주일도 되지 않은 시점이었다. 초반에는 까만 캡 눌러쓰고, 아직 코로나 마스크 착용 기간이라 마스크도 착용하고, 반쯤 경계하며 웰컴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복지관에 도착해서도 사람들과 대화하기 보다는 책을 읽고 있었고, 프로그램이 시작되고 나서야 책을 덮으며 정말 딱 프로그램만 참여하고 갔다. 그러다가 조금씩 변화하기 시작한 건 가을에 동아리 활동을 하게 되면서인데, 이에 대해서는 동아리 이야기를 하며 마저 이야기하겠다.
무슨 요일에 갈까 하다가 목요일에 가기로 했다. 〈코즈믹 호러: 미지의 공포에 관하여〉라는 강연이 흥미로워보였기 때문이다. 막 친한 사이는 아니라 같이 가지는 않겠지만 이 강연 관심 가질 사람들 주변에 여럿 있다. 실제로 내 주변만이 아닌지, 금방 마감되더라. 다양한 구경을 하고, 충동구매도 하고, 다녀온 다음날 후기도 남겼다.
실시간 기록을 구경하고 싶다면 이쪽에서 살펴볼 수 있다. 대부분의 흔적은 마스토돈에 남겼고, 트위터/인스타그램 이벤트나 트친에게 보여주고 싶은 건 트위터에 남겼으며, 인스타그램 한정 이벤트나 현실 지인에게 보여주고 싶은 건 인스타그램에 남겼다. 아마 트위터나 인스타그램에 남긴 것들도 대체로 마스토돈에도 같이 남겼던 걸로 기억한다.
후기에 남긴 도서전 원픽은 어디까지나 나의 주관적인 원픽일 뿐이므로, 선정되면 단지 기분이 좋을 뿐이며 선정되지 않았다고 해서 아쉬워하지 않았으면 한다. 언급되지 않은 부스들도 흥미로운 곳들 많았다. 분량 상의 이슈로 몇 군데만 추려서 언급했을 뿐... 특히 독립출판 부스는 늘 새롭고 흥미로운 게 많아서 항상 좋아한다. 실험적인 것도 많고, 돈 되는 책보다는 만들고 싶은 책을 만드는 게 눈에 보이며, 그래서 더 좋아 보인다.
마침 시간이 되길래 @판다군과 함께 서울퀴퍼에 놀러 갔다. 확실히 공간이 안 나오니까 규모가 작을 수 밖에 없구나...싶었다. 부스 한 바퀴 돌고 적당히 즐기다가 근처 카페에서 감상을 나눴다. 그러다가 텀블벅 관련 회의를 하러 갈 시간이 되어 장소를 이동했다.
보니까 사진 찍은 것도 이것 한 장이 전부인 듯하다. 정말... 짧게 구경만 하고 왔네.
어느날 갑자기 안고독한 푸바오 방의 방장님한테서 개인톡이 왔다. 방장님이랑은 톡방에서도 자주 대화를 나누던 사이는 아니었기에 무슨 일이지 싶었다. 그도 그럴 게, 개인톡이 오기 불과 며칠 전에 채팅방 규칙을 상습적으로 어겨 강퇴 조치가 취해진 분이 한 분 계셨는데, (광고 계정이 아니고서야 이 방에서 강퇴되는 모습을 보는 일은 매우 드문 일이다) 강퇴 배경 설명과 함께 채팅방 규칙을 어겼을 때 개인톡으로 몇 번 경고를 준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에 괜히 내가 실수한 게 있나 싶었다.
"판다 커뮤니티에서 얼룩말 이야기를 너무 많이 했나... 그래도 투머치 얼룩말 되면 얼룩덜룩 얼룩덜룩 데굴데굴 판판 판다 이야기로 돌아가려고 했는데..."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알고보니 그것 때문이 아니라, 곧 다가올 푸바오의 생일을 기념하기 위해 안고방 카톡 테마를 만들 계획인데 이를 위한 그림을 그려줄 수 있냐는 것이었다. 괜히 혼자 쫄았지만 그렇지 않은 척, 내가 애정하는 커뮤니티를 위한 작은 기여를 하게 되었다.
그러나...
모종의 이유로 이 프로젝트는 무산되었다. 테마 제작을 위해 방장님께서 몇몇 분들이랑 연락하여 사진 이용 허가를 받는 등의 과정을 거쳐 진행되고 있었는데, 모종의 이유로 사진 원작자 한 분께서 앞으로 본인 사진을 이용한 이벤트 참여 및 2차 가공 등 모든 사용을 금지한다고 하고 떠나셔서 갑작스레 중단된 것이다. 당사자가 아니라 뭐라 감히 추측할 수는 없지만, 워낙 사진을 무단으로 가져다 쓰는 비상식적인 팬들도 여럿 있었고 또 자세히는 몰라도 뭔가 트러블이 있었다고 들어서, 언제 터져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의 스트레스를 받아오시긴 했을 것 같다.
시작은 충동적이었다. 누군가 이모티콘 같은 거 제작해보는 건 어떻냐고 할 땐 늘 "내가 이모티콘은 무슨" 하며 넘겼는데, 한빛미디어 서평단 〈나는 리뷰어다〉 7월의 책 후보에 이모티콘 제작과 관련된 책이 있는 것을 보고 솔깃했다. 물론 내가 실제로 받게 된 7월의 책은 그 책이 아니었지만.
그 책은 하나의 계기가 되었을 뿐, 푸바오 생일 기념 카톡 테마 제작에 참여한 것과 그 이전에 글과 그림을 업로드하던 것, 그 모든 시간들이 축적되어 나로 하여금 어떤 선택을 하도록 이끌었으리라. 한 번 해볼까, 라고 생각한지 일주일만에 24개의 움직이는 이모티콘 시안을 준비하여 제안을 넣었다. 심사 통과율이 저조하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그냥, 시도하는 데 의의를 두며.
물론 그것은 통과되지 못 했다. 왜 안 되는지는 알려주지 않고 그냥 통과되지 않았다고만 한다. 그냥 글쿤, 하고 넘어가서 잊고 지내다가 돌아보니 이런 것도 해봤더라 ㅋㅋ;;
사단법인 씨즈의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기회가 닿아 성악 발성 수업을 듣게 되었다. 음악에 대한 거부감이 컸는데, 그걸 어느 정도 극복하고자 하는 목적이 컸다. 구성원은 여섯 명인가 일곱 명 정도였던 것 같은데, 각자의 특성이 달라 코칭해주시는 내용이 제각각인 점이 흥미로웠다. 가령 누구에게는 소리를 밀어내듯 하라고 하고 누구에게는 소리를 당기듯 하라고 한다거나. 이런 게 그룹 레슨의 매력이지. 이 사람은 이러이러해서 이런 피드백을 받고 저 사람은 저러저러해서 저런 피드백을 받는다, 하는 게 인지될수록 그 분야 전반에 대한 이해가 높아진다고 해야 하나.
나의 음악에 대한 거부감 중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음질 이슈라는 걸 알게 된 건 더 나중의 이야기다. 성악은 마이크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다른 것보다 듣기 편한 것 같기도 하고. 가을쯤 심각한 음질을 가진 모 뮤지컬 공연을 보고 엄청 스트레스를 받은 일이 있었지...는 다른 이야기니 넘어가도록 하자. 이 게시물에도 굳이 언급되지 않을 관극 이야기였다.
아무튼 연습하고 훈련한 것 대비 성장이 있는 편이었다. 사실 연습을 할 만한 마땅한 공간도 없고 해서 연습을 안 하고 갔는데도 연습을 많이 한 것 같다고 피드백을 받은 적도 있다. 이제 와서는 좀 더 연습을 하고 다녔다면 얼마나 더 나아갈 수 있었을까 싶기도 하고.
일단 음악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는 데는 성공적이었다. 취향에 맞지 않는 음악은 안 들을지라도 음악이 틀어져 있다는 것만으로 불안 증상이 나타나는 건 확실히 감소했다. 사실 가장 힘들었던 게... 정신적으로 버티기 위해서는 음악 소리를 의식의 영역 밖으로 보내버려야 하는데 그 음악에 맞춰 연기를 해야 해서 의식의 영역 밖으로 보낼 수 없을 때 나는 정신을 반쯤 놓으며 연기하곤 했다. 특히 2022년〈체홉의 어느날〉의 「굴」 때 그게 좀 심했다. 그래서 그 공연 때 부차적으로 신경써야 할 부분들을 전혀 못 챙겼다는 건 여담. 아직도 음악이 틀어져 있는 환경에서 무언가를 작성하라고 하면 잘 못 하고, 음악 속에서는 온전히 제 역량을 발휘할 수 없긴 하지만, 그래도 이전보다는 많이 나아진 듯하다. 이번 겨울의 「굴」은 초연 때보다 정신적으로 많이 양호했다. 물론 그 작품을 하는 순간 다른 작품은 정말 관성적으로 밖에 할 수 없다는 점...ㅎ
올해도 참여한다, 여름체홉축전. 〈어느날 체홉 단편〉이라는 제목으로 「불안한 손님」, 「청혼」, 「적들」, 「대소동」, 이렇게 네 작품을 올렸다.
나는 「불안한 손님」의 플레르카...를 하게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모종의 이유로 산지기네 고양이 역을 맡게 되었다. 사실 예전에 낭독극으로 올릴 땐 플레르카와 고양이 1인2역을 했었기에 그리 낯설지는 않았다. 이러다가 동물 전문 배우가 되어버릴 것 같다(?).
그리고 「적들」은 이전까지 했던 것에서 살짝 더 각색을 했다. 기존에는 낭독자가 낭독을 하지 않는 시간 동안에는 하인 역으로 무대에 참여하는 형식이었는데 이번에는 하인을 아예 따로 분리해버렸다. 그리하여 낭독이 진행되는 와중에도 하인이 작중의 분위기를 잡아주는 인물로서 계속 등장하는데, 내가 이 하인 역을 맡게 되었다.
「대소동」에서도 이전 레파토리 때와 마찬가지로 하인 역을 맡았다. 이 작품은 공연 그 자체보다는 극장 연습을 하던 기간이 기억에 남는다. 왜 다들 혼자 구석에서 삽질하고 있는 이에게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걸까? "동인제" 극단인데? 근데 워낙 조언을 해줘도 제대로 듣지도 않고 알겠다고 해버리고 또 조언 무시한 채 하던대로 삽질하곤 하는 사람이긴 했다. 근데 난 학부생 때부터의 유구한 성향인데, 열심히 하는데 방향성을 잘못 잡아 성장하지 못한 채 아둥바둥하고 있는 사람을 보면 내 손으로 성장시키고 싶어하는 성향이 있다. 그게 대학 시절 다양한 멘토링과 스터디를 운영하게 된 이유이기도 했고. 아무튼 근데 웬일인지 이번 공연 연습 때는 이전만큼 조언을 무시하지 않고 좀 들으려 하시더라. 그래서 이 부분은 이래서 이렇다, 이게 정답은 아니지만 나라면 이 부분은 이렇게 했을 것이다, 하며 시간을 보냈다. 결과적으로는, 그 사람의 연기를 이번에 처음 보신 분이 완전 호평했다고 하니 어느 정도 성공한 거 아닐까.
지원사업을 통해 성악 발성 수업을 듣게 된 것이 인연이 되어, 〈매헌 윤봉길 - 김포〉 공연에 참여하게 되었다. 막 비중 있는 배역은 아니고, 약간의 대사가 있고 합창을 함께 하는 멀티 배역으로. 극단 외부 공연도 처음이고 대극장 공연도 처음이고 오페라라는 장르도 처음이라 유의미한 경험이 된 것 같다. 공연에 대한 흔적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추석 직전 일주일, 농림축산식품부 주최로 추석맞이 전통시장 온누리 상품권 환급 행사가 진행되었다. 난 거기에 단기알바를 지원하여 일주일 동안 행사를 진행했다. 용역 입찰을 통해 커런트코리아라는 회사가 입찰된 모양이다. 우리는 커런트코리아를 컨트롤센터로 하여 각각의 전통시장에서 행사를 진행했다.
전통시장에서 국산 농축산물을 구입하여 영수증을 가져오면 그 금액에 따라 최대 2만원의 온누리상품권을 지급해 준다. 그런데 중복 수령을 방지하기 위해 영수증의 승인번호와 받아간 사람의 연락처를 서버에 업로드하고 상품권 지급 시마다 중복 검사를 한다. 문제는 그 서버가 매우... 매애애우 느리다는 거다. 그래서 과정이 오래 걸리고, 고객들이 답답해한다. 줄은 길어지고... 시간은 오래 걸리고... 심지어 서버가 터지기도 했다.
그 외에도 여러 가지 이슈가 있었지만 자세한 내용은 생략한다. 그래도 전반적으로는 뭐, 나쁘지 않았다. 다음 명절에도 기회가 되면 하고 싶긴 하다. 이렇게 누군지 기억할 필요 없는 불특정 다수를 대하는 일이 적성에 맞는 것 같기도 하고.
청년이음센터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클라이밍 동아리 활동을 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운동을 주제로 하였다가 여러 운동을 조금씩 경험해볼지 하나의 종목을 계속 해나갈지 결정하는 데 후자가 더 좋을 듯하여 클라이밍을 해보고 싶은 사심도 컸고 클라이밍 동아리로 구체화되었다. 한정된 동아리 지원금을 N회권으로 연말까지 사용할지 한 달 권으로 몰아서 사용 후 이후에는 다른 활동을 할지 고민하다가 띄엄띄엄 몇 번 해보는 것보다는 시간 날 때 가고 싶을 때 좀 더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에 따라 한 달 권을 끊었다.
매주 수요일마다 정기 모임이 있었으며 나머지는 자율적으로 참여했다. 정기 모임 때 동아리 활동 일지에 활동 소감을 수기로 작성하는 것 외에는 개인적으로 참여한 것에 대해서는 후기를 남기지 않아도 되었으나, 워낙 무언가 기록을 남기는 것을 좋아하는 관계로 개인적으로 갔을 때도 후기를 동아리 채팅방에 남기곤 했는데, 언제부터인가 다른 분들도 개인적으로 다녀온 후기를 남겨 주시기 시작했다.
클라이밍 파크는 노랑-분홍-파랑-빨강-보라-갈색-회색-검정-하양 순서로 난이도가 어려워지는데, 첫날 노랑부터 분홍까지 하고, 그 다음 주에 파랑을 성공하였으며, 그 뒤로 2주 정도 빨강에 머물러 있다가 한 달 권이 종료될 때쯤 성공한 보라가 나오긴 했다. 물론 운 좋게 안 떨어진 거지, 자꾸 같은 구간에서 자주 떨어지긴 한다.
누가 시키지 않았지만 정기 모임 외에 개인적으로 클라이밍을 하러 가면 후기를 공유하곤 하던 걸 센터에서 좋게 보셔서 내부 논의를 거쳐 한 달치 비용을 더 지원해 주시기로 결정하셨다. 그리하여 원래라면 11월 10일에 마무리되었을 클라이밍이 12월 초중순까지 이어졌다. 왜 초중순이냐. 11월 11일 토요일에 시작할 사람은 11일에 시작하고, 주말에 안 갈 사람은 13일 월요일에 시작하고, 정기 모임 외에는 잘 안 오는 사람은 15일 수요일에 시작하는 등 시작일이 제각각으로 설정되었기 때문이다.
원래 클라이밍 정기권 끝나면 러닝 같은 걸 하는 건 어떠냐는 이야기가 나왔다. 지원금은 한 달치 정기권에 다 써버렸을테니 돈이 안 드는 운동으로다가 생각해 본 것이다. 어찌저찌 한 달치 지원이 추가되었지만, 러닝에 대한 논의의 연장선으로 동아리원들과 마라톤도 참여하게 되었다. 마라톤 비용까지 지원해주셔서 정말 감사했다. 뭘 해본 적도 없는 상태로 함께 뛰는 데 의의를 두고 마라톤에 참여해서 막 빠르게 뛰지는 못 했지만, 그래도 함께 하는 그 시간이 참 좋았다.
아무튼 두 번째 달 클라이밍을 하며, 보라 난이도의 성공률이 조금씩 높아졌다. 클라이밍 시작한 지 한 열흘쯤 되었을 때부터의 영상을 성장 기록용으로 블로그에 남겨두기도 했으니, #클라이밍 태그로 업로드해놓은 게시물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인스타그램 운동 기록 계정에 클라이밍 기록을 남겨 볼까 하는데, 그건 내년부터. 올해의 것들은 블로그와 유투브에만 남기는 걸로. 거기엔 일단 이벤트 참여 가능한 "팔로워 50명 이상" 조건은 안 되었지만 캐시워크 걷기 인증을 올리고 있다. 뭐라도 들어 있는 게 있어야 팔로워가 생기든 말든 하지 싶기도 하고, 업로드 습관을 들여놓자 싶기도 하고... 짧은 그림일기 느낌으로 사진 한 장과 약간의 텍스트로 운동 기록 계정보다는 일상 기록 계정에 가까운 상태인 것 같긴 하다. 1월의 정기권이 시작되면 클라이밍 영상을 좀 올려 봐야지.
솔직히 클라이밍은 혼자 하는 운동이기도 하니 초반에는 정기 모임 때만 적당히 모이고 혼자 하러 다닐 생각이었다. 동아리 사람들이야 뭐, 같은 목적을 가지고 모인 사람들일 뿐, 친목 활동을 할 생각은 없었다. 그런데 함께 하는 시간 동안에 서로가 등반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서로에게 응원과 격려를 보내며 어느 새 정이 들었나보다. 함께 하는 시간이 좋아졌고, 시간이 맞으면 정기 모임 외의 시간에도 동아리원과 함께 클라이밍을 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클라이밍 동아리 내에서뿐만 아니라 청년이음센터 프로그램에 전반적으로 마음을 열기 시작한 것 같다. 청년공간에도 시간 날 때 종종 가고, 흥미로운 프로그램 있으면 참여하고.
한창 새로운 시작의 느낌이 날 때 사업이 끝난 건 좀 아쉽다. 이전보다 많이 나아지긴 했지만 아직 난 조금 더 지원사업의 도움을 받고 싶다. 내년에도 유의미한 사업이 이어지길 바란다.
클라이밍 동아리 활동을 하며 @웅치 님이 네이버 블로그에 일일 기록을 꾸준히 남기시는 게 흥미?로워 보여서 방치되어 있던 블로그를 사용해보기로 했다. #СегоДаня라는 키워드로 말이다. 이건 Сегодня[오늘]와 Даня[다냐]의 합성어인데, 러시아어문학과 전공생 @판다군의 아이디어다. 말 그대로 다냐의 일일 기록이다.
주로 그 날 했던 큼직큼직한 것들을 작성하고, 주요 키워드를 태그로 설정하고, 대표적인 것 한 가지를 간단한 그림으로 남겨 섬네일을 설정한다. 그림은 삼성 노트로 그렸다. 낙서 수준의 그림을 그리기에는 딱 무난한 어플이라(...). 쓱쓱 그렸을 때 펜 선이 가장 괜찮게 나온다. 이거 칭찬 맞다(?).
언제부터인가 여담
이라는 키워드로 "그 날 했던 큼직큼직한 것들" 외적인 것을 작성하기 시작했는데, 때로는 그 여담
이 메인인 것처럼 되어 버렸다. 그냥 하고 싶은 말이 많았던 것 같다. 아무리 말을 늘어놓아도 다음날이 되면 또 다른 할 말이 잔뜩 생겨 있다고 할까. 근데 그걸 또 말로 하는 것보다 글로 하는 걸 선호해서 여기에 계속 끄적이게 된다.
일일 기록을 작성한 후 마스토돈에도 #СегоДаня 태그로 공유하였으므로 그 쪽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나름 꾸준히 잘 지속되고 있는 것 같다.
알 사람은 다 알겠지만 내가 좋아하는 게임 중에 Rusty Lake 시리즈가 있다. 그리고 10월이면 주어진 주제의 팬아트를 업로드하는 laketober 행사가 진행된다.
내가 참여한 것들은 #laketober 태그가 설정된 덕질 및 서브컬쳐 계정 게시물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물론 이후 다른 년도에 또 참여한다면 올해 기록은 저 아래 묻힐 수 있다(...).
간단히 살펴보자면 다음과 같다.
운 좋게도, 내가 그린 그림 중 하나가 다음과 같이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구체적으로는 #28 One ticket, please!라는 주제의 그림이다.
그 상품으로 어린 Laura Vanderboom의 그림이 담긴 머그컵을 받았다. 해외에서 오는 거라 올해 안에 안 올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빨리 왔다. hacktober fest 같은 건 똑같이 10월 행사인데 보통 다음 해 초에 받을 수 있다고 들었던 것 같은데 말이다. 그러고보니 청년공간에서 누가 Rusty Lake 시리즈를 안다고 했는데 누구였더라. 완전히 까먹어버렸다.
듀오링고를 통해 러시아어를 공부하는 게 뭐시깽이하다고 느끼다가 결국 때려쳤을 때... 다른 수단을 통해 공부를 이어나갈지 혹은 다른 무언가를 해볼지 고민하다가 시작된 동아리다. 처음 취지는 다양한 장르문학을 접해보고 그 장르의 단편 소설을 직접 써보는 거였는데, 첫 장르인 코스믹 호러에 꽂혀서 결국 그냥 코스믹 호러 창작 동아리가 되어 버렸다.
구체적으로는 소설을 쓰는 자와 삽화를 그리는 자 콤비로 이루어져 있으며 2주 단위로 진행되...는 게 초안이었다. 주제가 정해지고 첫 주에 한 사람이 소설을 쓰고 그 다음 주에 다른 사람이 그 소설에 맞는 삽화를 그리는 것이다. 꼭 그렇게 한 주 한 주로 명확히 끊어서 넘겨줘야 하는 건 아니지만 대략 그런 느낌. 그렇게 "한 주 쓰고 한 주 쉬고"의 반복과 "한 주 쉬고 한 주 그리고"의 반복의 연속이다. 쓰는 거든 그리는 거든 숙련도가 오르면 좀 더 수월해지겠지.
재차 말하지만 2주 단위 진행은 초안이었을 뿐이다. 하다보면 그렇게 안 되더라. 쉽지 않은 일이야...ㅎ 장문의 글을 쓰는 건 역시 쉽지 않다. 어려운 일이야.
씀이라는 어플을 통해 매일 주제를 받아다가 짧은 글을 써보기로 했다. 무언가 제공되는 주제로 글을 써보고 싶었는데 마땅한 주제 제공처가 없던 상황에 @웅치 님이 예전에 쓰던 어플이라고 소개해주셨다. 근데 뭔가 UI가 익숙하다고 생각했는데, 이거 be문학방에 아트루인 님이 올리던 그거잖아...?
하여간 시도 아니고 에세이도 아니고 장르 불문의 무언가를 끄적이기 시작했다. 오전 오후 올라오는 주제를 둘 다 쓰는 날도 있고 하나만 쓰는 날도 있고... 그래도 이왕이면 최소 하나씩은 매일 쓰려고 한다. 이렇게 남이 정해준 주제로 글을 작성해보면 평소에 생각하지 않았던 주제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기도 하고, 유의미한 가치로 남는 것 같다. 글을 잘 쓰고 못 쓰고와는 별개로 말이다.
역시 난 마스토돈 글자 수 제한인 500자 이내의 글이 딱 쓰기 편하다. 단편소설 하나 쓸 분량의 글은... 솔직히 쓰기 힘들어서 미루게 된다. 가볍게 꾸준히 써내려 가기에는 이 정도 분량이 좋은 듯.
극단 공연이 아닌 학회 공연으로 제작되었다. 그러니까, 학회 자금으로 공연이 제작되고 티켓 수입도 학회가 가져가는 것이다. 대신 지인 할인 링크로 예매한 건에 대해서 해당 배우에게 일정 금액이 페이로 지급된다나. 이 단편선의 정확한 제목도 모르고 있었는데 아마 〈체홉단편 선물세트〉라는 이름으로 올라가는 것 같다.
사실 모종의 이유로 한참 극단 활동이 정체되어 있었고, 그 사이에 연말 극장 대관은 대체로 끝났을 거라 하반기에는 공연보다는 워크숍 위주로 진행하자고 하였으나, 안똔체홉학회 측과의 논의를 통해 겨울 공연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시간의 촉박함을 좀 느끼고 있었는데... 그래도 다 레파토리 작품이라. 했던 단편들인 만큼 주로 상기시키고 디테일 잡는 시간이었다. 물론 기존 배우가 아닌 초연 배우들이 섞여 있어서 새롭게 잡아야 하는 부분도 여럿 있긴 했다. 같은 작품, 같은 연출이어도 구현하는 배우에 따라 달라지는 변수도 있고.
"체홉단편 9종 연말 선물세트" 정도의 키워드로 홍보되었다. 오정민 배우님의 「담배의 해로움에 관하여」에 「복수자」를 섞은 작품과, 김세환 연출님의 「청혼」, 「폴렌카」, 「적들」, 「애수」, 「굴」, 「대소동」, 「아버지」.
이렇게 매일 다른 작품 구성으로 공연하는 것도 처음이고 다른 극단 배우들과 협업하는 것도 낯설어 색다른 경험이 되었다. 남은 1월의 공연도 유의미한 시간으로 잘 흘러가길 바란다. 그래도 한 달 지나니까 애플씨어터 배우 분들도 이름은 대충 외워졌다. 바로 떠오르지는 않지만 대체로 생각해보면 떠올릴 수 있다. 역시 사람 기억하는 건 쉽지 않다. 난 때로는 기억할 필요 없는 불특정 다수를 대하는 게 더 편하더라. 행사 스탭이라거나...하는 거.
공연 쉬는 기간 내내 통영에 있었다. 12월 막공 날 저녁에 내려가서 1월 첫공 전날까지. 그것은 서울이 너무 춥기 때문이다(?). 아니 근데 통영은 겨울이 없나봐. 12월 말에 반팔에 후드집업 하나 걸치고 나가는 게 말이 되냐고. 심지어 후드집업도 중간에 벗었다가 저녁 이후에 다시 입었어. 역시 남쪽 동네가 최고다. 나 같이 추위에 취약한 사람은 겨울을 남쪽에서 보내야 해. 막 멀리 해외까지 갈 필요도 없고 통영 정도면 괜찮다. 여수 출신 경남이형도 1월 첫공 전날까지 여수에 있었다더라.
이곳저곳 돌아다녀도 보고, 카레도 먹고, 카레도 먹고, 카레도 먹고, ... 회랑 굴이랑 이것저것도 먹었다. 근데 통영에는 왜 이리 통닭이 많아...? 어딜 가나 통닭집이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영업한다는 곳은 닫혀 있고 휴무라고 한 곳은 영업 중이고, 뭐가 맞는지 모르겠다. 처음 며칠은 도남동부터 미수동까지 걸어다니기만 해서 잘 몰랐는데, 버스를 타기 시작하니 통영 버스 너무... 모르겠다. 무슨 의도로 이렇게 만들어 놓은 거지...? 버스를 타려는 사람들의 SAN치를 깎아놓으려는 인스머스인들의 계략임이 틀림없다.
"약속의 땅, 통영"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우고 있던데 무슨 약속일까? 금과 풍부한 어획량에 대한 약속인가. 이곳 사람들은 다들 아가미를 숨긴 채 살아가고 있는 건가. ―는 대략 아무말이고, 찾아보니 "바다의 땅, 통영"에서 슬로건이 바뀐지 얼마 안 되었구나. 생각해보면 약속의 땅 로고보다 바다의 땅 로고가 더 익숙한 것 같긴 하다. 하여간 어디는 칼라풀이나 파워풀이니 하고 있고... 뭘까.
열흘이면 그리 짧지 않은 시간인데 순식간에 지나가버린 것 같다. 이것저것 많이 하긴 했다. 그 와중에 못 가봐서 다음에 오면 가봐야지, 하는 곳도 있고.
새삼... 상반기 동안은 푸덕이 "꼬마 얼룩곰"으로서의 시간이었던 것 같다. 이곳에 다 적진 않았지만 이벤트도 이것저것 당첨되고... 그리고 분명 연초까지는 푸바오 얘기하면 먹금 취급 받았는데 여름쯤 되니까 다들 푸바오를 알아보기 시작하더라. 언제부턴가 주변에 나보다 더 열심히 찾아보는 사람들도 생기고... 되게 기분 미묘했다ㅋㅋ 근데 커뮤니티에 사람이 너무 많아지니까 좀... 힘들더라;; 언제부터인가 잘 안 들어가게 되네...ㅎ
하반기에는 이것저것 새로운 시작이라는 느낌이 컸다. 상반기에는 겉보기에는 어떨지 몰라도 심리적 불안정성이 꽤 높아져 있는 상태였는데 여름 가을 지나면서 많이 나아진 것 같다. 다 기록해놓지는 않았지만 여러 가지 지원사업에도 참여하고 사람들도 많이 만나면서 호전된 것 아닐까. 기본적으로 집에 너무 오래 있으면 우울해지는, 한 사흘만 밖에 안 나가면 정신이 이상해지려고 하는, 사교성이 떨어져 다소 어색하지만서도 사람 만나는 걸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밖으로 나가고 누군가를 만나는 시간은 상당히 긍정적인 효과를 낸다.
겨울-봄-여름-가을-겨울 하지 말고 입춘부터 한 해의 시작으로 해서 봄-여름-가을-겨울로 해버릴까 싶기도 하고. 2023년 회고가 아니라 계묘년 회고가 되는 거지. ―라고 생각했지만 그냥 무난하게 2023년으로 하기로 했다. 겨울로 시작해서 겨울로 끝나면 뭐 어때. 애초에 달력이 그 모양인걸. 그리고 입춘부터 한 달 정도는 이게 겨울이라 하기도 봄이라 하기도 애매한 시기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