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2월 30일 토요일 #СегоДаня

Даня[다냐]·2023년 12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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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의 시작

어제 술과 회를 먹고 늘어져 있느라 쓰지 않은 일일 기록을 아침에야 남기며 하루를 시작한다. 그리고 2023년 회고록을 조금씩 작성하고 있는데 올해 이것저것 한 게 많구나? 물론 지금은 저 링크를 눌러봤자 404 Not Found 가 뜰 것이다. 아직 다 작성하지도 않았는데 게시물이 있을 리가 없지. 그러다가 오전의 끄적임을 남겨 본다.

>>> #36 〈아는 척〉

뭔가... 인지하지 못 하고 있던 어떤 불편한 지점의 원인을 발견했다. 글을 써내려 가는 과정에서 그런 것들이 종종 발견되곤 한다. 무의식의 영역에 존재하던 것들이 튀어나온다. 내 행동 원리와 판단 원리를 조금이나마 파악할 수 있게 된다. 난 기본적으로 "생각하게 만드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다. 무언가 생각하게 만드는 글, 무언가 생각하게 만드는 연극, 그리고... 무언가 생각하게 만드는 사람까지도. 그래, 그렇게 무언가 생각하게 만드는, 다시 말해 나에게 어떤 인사이트를 주는 사람은 나를 두근거리게 만든다. 그런 의미에서 나와는 완전히 다른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성향적으로 잘 맞는 사람과 함께 하는 건 상당히 유쾌한 일이다.

한산도 제승당

배를 타고 한산도에 있는 제승당에 다녀왔다. 통영항 여객선터미널에서 배를 타는데, 배는 역시 무섭다. 바다에는 미지의 공포가 넘실대고 있고 갈매기들이 눈 앞을 날아다닌다. 무엇 하나라도 삐끗하면 저 심연의 어둠 속으로 빠져들어가 다시는 찾지 못할 것만 같다. 떼를 지어 날아다니는 갈매기들은 금단의 의식을 치르는 것만 같고 바다 속 깊은 곳에는 미지의 존재들이 꿈틀거린다. 우리는 어떻게든 한산도에 무사히 도착하였고, 길 따라 우측으로 가 제승당으로 향했다.

아무튼 무섭지 않다고 주장해본다. 웃...는거야.

한산도에 내려서 제승당 가는 길에 "경상남도 스마트투어"라고, 경상남도의 관광지 안내 앱을 소개하는 QR코드가 있었는데, 통영시민 @판다군이 QR코드를 스캔하자 다음과 같이 떴다고...ㅎ

안드로이드 버전이 맞지 않는다. 앱이 지원하는 최대 API 수준보다 높은 버전의 안드로이드를 사용하는 폰이라서 설치할 수 없다는 거다. 근데 내 폰에서는...

확실히 내 폰이 좀 저가형이기도 하고 해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대기 중인 게 없는데 여전히 버전이 낮다. 이것이 갤럭시 A 시리즈다...ㅋ

지도를 보니 다음과 같이 생겼는데, 우리는 제승당만 구경하고 왔다.

아니이이 솔직히 제승당 외의 이곳저곳을 보러 가려면 차가 있어야 해. 완전 제승당만 한산도 코스에 포함되어 있고 나머지 공간은 DLC인 것 같다고;; 어쩐지 티켓부터가 한산도행이 아니라 제승당행이더라...ㅎ

아 근데 사진 찍은 거 보는데 새삼 되게 파마 한 것 같아보이더라.

제승당의 수루라는 이름의 망루에서 사진 찍느라 옆에 가방을 내려 놓은 @판다군이 가방을 그대로 두고 온 건(...) 재밌?는 일이었다. 제승당 한 바퀴 돌고 내려오는 길에 떠올리고 다시 올라갔다 왔다. 수루를 물품보관소로 사용한 사람 됨ㅋㅋ;; 그래도 돌아오는 배 타기 전에 기억난 게 어디야(...). 꼭 이렇게 본인 물건 아무데나 두고 다니는 사람이 있어. 안그래요?👀

이것저것

돌아오는 배에서는 얌전히 실내에 앉아 있었다. 거긴 배 타는 느낌이 아니라서 무섭지 않다. 거기서 뭘 떨어뜨리거나 삐끗하는 건 아무 문제 없을테니까. 실내는 뭐, 침몰하지만 않으면(...) 안전하다. 배를 타고 돌아오니 17시도 안 되었는데 배가 고프더라. 우리는 적당히 근처의 음식점에 들어가 둘이서 충무김밥 3인분을 먹어치웠다. 그러고나니 조금씩 비가 오기 시작했다. 강수 확률이 60% 언저리긴 했지. 그런데 우산은 집에 있다(...). 우리는 비를 맞으며 걷다가 버스를 탔다. 듣자하니 다른 지역은 눈이 참 많이 왔다고 하더라. 서울의 경우 아까 한산도에 있을 때 이런 연락을 받았다.

식사하며 TV 구석에 나오는 정보를 보니 종로구에는 12cm가 넘는 눈이 오는 등 여러 지역에 눈이 참 많이 왔다고 하더라. 폭설주의보 같은 얘기도 있고... 가을 옷을 입고 다니는 통영에서는 완전 남 일처럼 느껴진다. 윗 지방은 확실히 많이 춥구나... 싶기도 하고. 역시 겨울은 남부 지방에서 보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다음 겨울엔 다 같이 남부 지방에서 보내는 건 어떠신지(?)ㅋㅋ

청년이음센터에서 받은 파리바게트 기프티콘을 1월 초까지 써야 해서 집 근처 파리바게트에 들려 이것저것 사왔다. 기프티콘에 있는 샌드위치 세트는 이 지점에서는 안 판다고 금액권처럼 사용하면 된다고 하시더라. 치아바타를 비롯한 몇 가지를 구매하고 3500원 차액 결제는 @판다군의 몫이었다. 원래 기프티콘 사용하면서 음료 두 잔을 얻을 예정이었으나 이 세트 메뉴가 없다고 해서 그냥 빵 사는 데 금액권으로 사용했기에... 근처 카페에서 음료를 수급했다. 한쪽 벽에 이런 게 써 있었는데 이런 거 좋아할 만한 친구 한 명 있는 것 같다 ㅋㅋ

햇살이랑 바람 강조해서 써보라고 하면 이것보다 느낌 있게 쓸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햇살,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어휘 중 하나다. 배우 정원영의 별명이기도 하지. 그리고 주원[朱原]이 태양이라면 단휘[丹輝]는 햇살이라고 주장해본다. 바람...은 노란 옷의 왕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게 되어 버렸다. 희곡 《The King in Yellow》를 알고 있는가. 왠지 정말 "나쁜 일"일 것만 같다.

집에서 적당히 게임도 하고 시간을 보내다가 짧게 또 끄적여 본다.

>>> #37 〈댓글〉

여담

오늘은 계묘년 갑자월 임술일, 음력으로는 11월 18일. 스노우사파이어는 일단 살아는 있는 것 같다. 아마도?

생각해보면 나는 사진을 많이 안 찍는 것도 있긴 한데, 찍은 사진 중 대부분은 활용하지 않는 것 같다. 필터링 거치고 나면 남는 사진이 별로 없다고 해야 하나. 오늘도 백 장이 넘는 사진 중에 블로그 업로드용으로 선정된 건 열 장도 되지 않는다. "B컷은 올리지 않고 비슷한 느낌의 사진을 반복적으로 올리지 않도록 적절히 선별해서 올린다"는 어딘가의 원칙이 익숙해서 그런가. 그런데 그런 것치고는 사진을 워낙 막 찍어서 A컷이 별로 없긴 하다. 구도나 이것저것을 제대로 신경쓰고 찍지 않는다. 사진 찍는 거 좋아하는 사람이 보면 많이 답답해할 듯ㅋㅋ;;

아 어떤 블로그 구경하는데 학부생 때 생각나네 ㅋㅋ 전공 수업에서 기밀성이 어쩌고 하는 내용이 나오는데 어떤 선배가 학과 단톡방이 "김일성이 뭐 어쨌다고?"라고 보냈다는...ㅋㅋㅋㅋ 하여간 재밌는 선배들 많았다. 13&14학번은 안 좋아할래야 안 좋아할 수가 없는 사람들이었다. 멀리서 구경하고 있으면 약간 시트콤 보는 느낌? 친하진 않지만 일방적으로 구경하는 걸 좋아했다.

아까 청년이음센터로부터 택배가 왔다는 문자를 받았는데 서울에 없어서 확인을 못 하네(...). 그래도 뭐가 들어있는지는 @웅치 님 블로그에서 사진으로나마 확인했다 ㅋㅋ 늘 지켜보고 있다(?). 세 명의 블로그를 구경하곤 하는데 다른 두 분은 글이 자주 안 올라와서... 그 둘은 현재까지 올라온 건 다 읽어봤고 다음 글은 올라오지 않는 상태다. 근황이 궁금한 분들은 사실 더 있지만, 그렇다고 어떻게 지내는지 직접 물어볼 정도까지의 뭐시깽이는 아니라서. 우연히 건너건너 들려오는 소식을 듣는 게 더 좋다고 해야 하나. 하여간 그렇다. 우리의 메타버스 청년공간 보니까 오늘 성CH 님 뭐 하고 지냈는지 좀 궁금해지더라. 원래 나랑 몇 백에서 몇 천 걸음 정도 차이로 비등비등했는데 왜 이렇게 차이가 벌어졌지...? 오늘 많이 바쁘셨나... 괜히 궁금해지네 ㅋㅋ;;

profile
연극인 정단휘 鄭丹輝; 가끔은 출판인; 어쩌면 체육인?; 개발자들 사이에서 다른 이야기를 중얼거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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