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테라피 형식으로 진행되는 특강이라고 한다. 오늘은 1회차고, 총 3회 강의로 이루어져 있다. 참가자는 전부 낯선 사람들뿐이었다. 놀랍도록 단 한 명도 아는 사람이 없데. 아무렴 어때.
먼저 『나는요』(김희경, 여유당)라는 책을 언급하시며 동물에 빗대어 "나"를 표현하는 자기소개를 하자고 하셨다. 어떤 면은 어떤 동물과 비슷하고 다른 면은 또 다른 동물과 비슷하다고 이야기하며 상황에 따라 변하는 내가 전부 "나"라는 생각을 갖자는 거다. 먼저 강사님이 자기소개를 하셨는데 자신을 닮은 동물과 그 특징을 몇 가지 이야기하고, 이런 동물의 이런 면을 닮고 싶다 하는 이야기를 하셨다. 그래서 나도 대충 비슷한 형식으로 이야기했다.
호기심도 많고 경계심도 많다는 점에서 고양이와 비슷한 면이 있고, 늘어져 있다가도 활동적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판다와도 비슷한 면이 있다. 언젠가 강인하고 튼실한 불곰 같은 존재가 되고 싶다.
그렇다, 나는 그리즐리가 되고 말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연어 먹고 싶다(?). 내가 먹고 싶어하는 몇 안되는 음식 중 하나... 대부분의 음식에는 관심 없는데 말이다. 다른 분들은 나무늘보를 많이들 언급하시더라.
그렇게 간단히 자기소개를 한 후, 감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어릴 땐 다양한 감정을 이야기하지만 어른이 될수록 감정을 포괄적으로 뭉뚱그려 이야기하는 경향이 있다나. 감정을 기쁨/두려움/분노/불쾌/슬픔 다섯 가지 큰 범주로 나누어 이야기해보기도 하고, 활력 및 쾌적함에 따라 사분면의 형태로 나타낸 무드미터라는 것도 살펴 봤다.
우리는 종이에 병을 그리고, 그 안에 부정적인 감정을 글이나 그림, 색상으로 표현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각자의 그림을 간단히 발표해보고 종이를 구겨 구석에 두었다. 그러고나서 오늘의 그림책, 『마음을 담은 병』 (데버라 마르세로, 나는별)을 읽어보았다. 토끼 르웰린이 자신의 감정을 병에 담아 구석에 쌓아두다가 더이상 자리가 없을 때 모든 병이 깨지고 말았는데, 그제서야 자신의 감정을 마주보고 대응할 수 있게 되는 이야기다. 우리는 그 책에서 기억에 남는 장면과 그 장면을 보고 느낀 점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책에 대한 이야기를 마친 후, 아까 구겨서 구석에 두었던 종이를 다시 펼치고 그 위에 긍정적인 감정으로 기존의 그림을 덮어버리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아까와 마찬가지로 각자의 그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어떤 상황에서는 여러 가지 감정들이 섞여 있으며, 그 구체적인 감정을 표현하는 편이 서로에 대한 이해를 하고 상황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도 하였다.
마지막으로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하였는데, 이것저것 다양한 방법이 있지만 가장 좋은 건 "내가 좋아하는 일 하기"라고 한다. 뭐... 당연한 소리인 것 같기도 하고. "해야 한다"가 아닌 "할 수 있다"라는 마인드셋이 중요하다고 한다.
음... 역시 "힐링특강"은 잘 모르겠다.
한참을 미뤄왔던 방 정리 시간. 역시 방 정리는 월요일이다(?). 이것저것 버릴 것도 많고 제자리를 못 찾고 있는 것들도 많더라. 이게 왜 아직도 여기 굴러다니지, 싶은 것도 있고. 하여간 많은 것들을 처리하는 시간이었다.
저녁을 먹고 가볍?게 밤 산책을 다녀 왔다. 음... 2시간 정도면 가볍게는 아니네. 청계천에서 시작해서 중랑천 군자교를 경유하여... 대충 성동구-광진구-동대문구-성동구로 삼각형 그렸...는 줄 알았는데 지도 상으로는 엄밀히 따지면 오각형이었네 ㅋㅋ 분명 출발할 땐 오늘 걸음 수 800 언저리였는데 집에 오니 13000 언저리다. 저녁 먹자마자 출발했는데 집에 오니 허기가 느껴져 밤양갱 하나 꺼내 먹었다.
문득, 김JH 님을 주축으로 하는 삼성 헬스 투게더에 내가 5위인데 4위인 성CH 님이랑 600 걸음 정도 차이나잖아? 얼마 전까지만 해도 차이가 훨씬 커서 못 따라잡을 것으로 보였는데... 좀 더 걷고 올 걸 그랬나(?)ㅋㅋ 저 사람은 저 사람이라는 이유만으로(?) 왠지 이겨보고 싶다. 하여간 흥미로운 사람이란 말이지.
하여간 누가 밤 산책 하러 간다길래 랜선 밤 산책 같이 하고 왔다. 그리고 외출이 없는 김에(?) 오전 글쓰기는 생략했지만, 저녁의 주제는 끄적여 보았다.
오늘은 계묘년 갑자월 경술일, 음력으로는 11월 6일. 그냥저냥한 하루였다. 아 이제 또 상현달 언저리네.
대학 시절의 성적 변화를 문득 구경해봤는데, 코시국 학점 떨어지는 것 보소 ㅋㅋ;; 애초에 막 높은 학점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더 떨어진다. 듣자하니 4.2 언저리 넘어가면 성적 장학금 중 가장 낮은 걸 받을 수 있다던데, 나랑은 상관 없는 일이었다.
막학기는 졸작 수업 하나만 들어서 성적이 좋아보일 뿐이다. 아니 근데...
얘넨 왜 아직도 나를 4학년이라고 표기하는 거야?? 졸업생이라고 해야 하는 거아니야??? 기능 작동하나 궁금해서 인증 신청 눌러봤는데 신청되었다고 뜨네;; 뭔가... 시스템이 이상하다. 졸업생에 대한 예외처리가 안 되어 있는 것 같다.
아니 근데... 어제의 "같이 버디 문제 해봐도 재밌을 것 같다"는 다시 생각해보니 무리수인 것 같다. 내가 몇 kg을 버텨야 하는 거야...? 내가 선호하는 체형은 도저히 클라이밍에 유리한 체형이 아니란 말이지. 그러니까 나의 1.5~2배 정도 되는 무게를 버티면서 버디 문제를 푼다???? 상대의 볼더링 실력이 문제가 아니라 내가 상대의 무게를 버틸 수 있는가가 더 큰 문제였어... 판다곰 한 마리 든다고 생각해야지...ㅎ
그리고 얜 왜 이러는지 도저히 모르겠다.
다른 어플은 안 그러는데 이 놈만 유독 종종 이런다. 마음에 안 든다. 자꾸 이러면 확 그냥 지워버리고 싶은데 또 그럴 수가 없는 게 참...ㅎ 솔직히 극단 및 공연팀 채팅방 없었으면 안 썼을 것 같다. 진작 지워버렸겠지, 나의 일상폰처럼. 데이터 삭제 하면 괜찮다, 재설치하면 괜찮다 등등의 말을 듣고 해봤는데 유의미한 차이는 없는 것 같아서 포기한지 오래다. 정말 마음에 안 드는 녀석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