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2월 17일 일요일 #СегоДаня

Даня[다냐]·2023년 12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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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식

주말 아침에는 좀 늘어져 있어야지, 라고 주장해본다.

점심 쯤 느긋하게 집을 나서며 오늘의 글을 끄적여 보았다.

>>> #14 〈소리 없이〉

처음엔 소리 없이 다가와 소리 없이 사라진 이에 대한 이야기를 쓰려고 했는데, 왠지... 사라지지는 않은 상태로 남겨두고 싶어졌다. 내 곁에 사라지지 않고 남아있는 나의 친구들처럼.

연극 〈체홉 단편〉 ― 「굴」·「아버지」·「적들」·「청혼」

열두 번째 공연. (「굴」 누적 6회, 「아버지」 누적 4회, 「적들」 누적 11회, 「청혼」 누적 6회)

공연을 하다보면 출연도 하지 않고 백스테이지 보조 작업도 하지 않고 무대 전환도 하지 않는 여유 시간이 있다. 아주 길지는 않아도 몇 분씩은 있기 마련이다. 그런 상황에선 다들 소리 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연습을 하고 있기도 하고, 대본을 보고 있기도 하고, SNS를 하고 있기도 하다. 난 주로 가만히 있지를 못해(...) 의자에 잘 앉지 않는다. 가벼운 스트레칭을 하고 있기도 하고... 최근에는 책상 잡고 팔굽혀펴기 따위를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헬창 같은 건 아니라고 주장해본다. 이건 앞발로 서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저 클라이밍 금단증상일 뿐이다(...). 가방에 클라이밍화도 삼각대도 안 가지고 다니니 너무 가볍다. 뭔가 더 들어있어야만 할 것 같다.

물론 나도 SNS를 하고 있을 때도 꽤 있다. 내가 INTP는 아니지만 INTP 특징 같은 걸 보면서 "웃음포인트 겹치는 게 킹받네;;" 같은 생각이나 하고 있다거나. 나는 마지막으로 한 검사에서는 ENTP가 나왔고, 마지막으로 한 "오피셜한 검사"에서는 ISTP가 나왔다. 기본적으로 T 빼고 다 왔다갔다 하는 편이긴 하다. T는... 어떻게 안 되더라. 그래도 사회화된 T라 무슨 일 있을 때 걱정하는 말을 하긴 하는데 한 박자 늦게 한다거나, 말로는 걱정하면서 사실은 그냥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팩트가 궁금한 것뿐일 때도 있다. 최근에도 누가 팔을 다쳤다고 해서 "엥 어쩌다가요ㅠㅠ" 하다가 "미끌어져서 넘어짐"이라는 원인을 듣고 궁금증이 해소되었다.

E와 I의 경우에는, 댐보다는 강 같은 사람이라는 점에서 E 성향이 강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인간을 경계하면서 I화 된 부분이 많은 것 같다. 후천적 I라고 할까. 근데 나탈리야 님의 말에 의하면 ENTP가 E 중에서 가장 I 같은 E라고는 하더라. N과 S의 경우에는, 미래보다는 현재를 중시한다는 점에서는 S에 가까운데, 논리보다는 감을 따른다는 점에서는 N에 가깝다. 클라이밍 할 때 벽에 발 딛는 것에 대해서도 "삼각점에 의해 여기선 발을 이렇게 벽 딛는 편이 안정적이다" 하는 걸 생각하고 하기 보다는 "여기선 벽 딛는 게 나을 것 같은디" 하면서 적당히 감으로 딛고 넘긴다. 사실 저런 생각도 안 하고 그냥 이미 발을 벽에 딛고 있다. 그냥 발을 딛고 싶은 곳에 홀드가 없었을 뿐이다. J와 P에 대해서는, 평소엔 P 성향에 가깝다가 일 할 땐 J 성향이 나온다는 말을 종종 들었다. 일상은 융통성 있게 살아도 되지만 작업하는 건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인스타그램 보다보면 클라이밍 릴스 엄청 나온다. 넘겨도 또 클라이밍이다. 재밌겠다. 나도 하고 싶다. 왜 나만 정기권 없어어ㅓㅓㅓ 버디 문제도 재밌어 보이지만 저거 하려면 두 사람 다 잘 해야 하는 거잖아. 한 사람 버틸 수준은 되어야 하는 것 같은데 아직은 무리. 하지만 언젠가 실력이 된다면 실력 비슷한 친구랑 같이 해보고 싶긴 하다. 실력이 비슷해야... 탓하거나 미안해하지 않고 즐기면서 할 수 있을 것 같아 ㅋㅋ;;

아니 근데근데... 학생 때 누가 "애인 생기면 뭐 하고 싶냐" 같은 말을 하면 항상 딱히 생각나는 게 없다고 대답했는데, 피드에 막... 암장 원정 데이트 같은 거 뜨는 거 보니까 저건 해보고 싶다. 같이 버디 문제 해봐도 재밌을 것 같다. 그러니까... 애인에게 클라이밍을 시키고 최소 내 수준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거지(?). 그리고 이곳저곳 흥미로운 암장에 갈 만한 교통비와 이용료가 필요하다. 음... 애초에 클라이밍을 잘 하는 상대라면 내 수준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시간은 필요 없겠지. 가령 멍란이라던가...? 물론 멍란은 내 존재 자체를 모름ㅋㅋ;;

하여간 그런 시간을 보내곤 한다는 점ㅋㅋ

사적인 만남

공연을 마친 후, 성 선생님 및 공연팀과 함께 저녁 식사를 했다. 언니가 심부름 시킨 게 있어서(뭐 어디 사물함에서 물건 챙기고 반납해달라나...) 잠깐 길 건너에 다녀 왔더니 이미 시킬 거 시키고 메뉴가 나와 있었다. 평소에 별다른 이야기를 하지 않고 지내던 분과도 사적인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역시 이렇게 공연 외적으로, 연습 외적으로 만날 수 있는 시간이 있어야 해.

형제 관계가 어떨 것 같다느니, 하루에 몇 끼 식사를 하냐느니 하는 대화를 했다. 그리고 내 핸드폰 뒤의 푸각김밥 그립톡 보고 풉업스토어 다녀왔냐길래, 거긴 못 갔다고... 거긴... 탕진의 소굴이에요...ㅎ

나는 버스보다 지하철을 더 선호하는데 평소에 가는 길이 비슷한 사람들이 버스 타고 다녀서 어쩌다보니 버스 타고 귀가할 때가 많았다. 근데 오늘은 사람도 많고 그 중에는 지하철 타는 사람도 여럿 있어 지하철을 타기로 했다. 역시 난 지하철이 훨씬 편해. 버스는... 너무 힘들다. 지하철은 안 그러는데 버스는 유독 집중해서 인식하고 있지 않으면 내려야 할 곳을 인지하지 못한단 말이지. 그래도 같이 내리는 일행이 있으면 탈 수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별로 선호하지 않는다. 선택할 수 있다면 지하철을 선택하는 편. 아무튼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5호선 플랫폼에서 반대 방향으로 가는 조연출 님과 헤어지는 걸 마지막으로 혼자가 되었다. 근데 새삼... 난 93~96년생 언저리 사람들이 가장 편한 것 같다. 왠진 모르겠지만 좀 그런 게 있다.

아무튼 그렇게 귀가한 후... 오늘은 집에 와서 저녁의 글을 작성하였다.

>>> #15 〈언쟁〉

집에 오는 길에는 뭐랄까, 이런 주제로 끄적일 만한 게 떠오르지 않았다.

여담

오늘은 계묘년 갑자월 기유일, 음력으로는 11월 5일.

SNS나 블로그를 구독한다는 건, 서로에게 관심을 갖고 살펴본다는 것. 물리적으로 함께 하지는 못 하더라도 서로의 일상을 공유하는 것. 그렇기에 어느 정도 이상 괜찮게 생각하는 분들에게 "블로그 해볼 생각 없어요?" 같은 소리를 하고 다니곤 했다. 평소에 연락을 잘 안 하다가도, 블로그의 어떤 게시물을 계기로 또 DM을 하게 될 수도 있지. 10년 전에는 누군가의 트윗이 흥미로우면 괜히 멘션 걸고 대화하고 그런 시간을 보냈지. 거긴 광장 같은 곳이었다. 각자 지저귀는 새들 사이에서 한 마리 파랑새의 지저귐에 이끌려 그의 곁으로 날아간다거나. 아무튼 좋다. 우리가 함께 하지 못하는 날들도 서로의 일상을 바라보며, 이런 하루를 보냈구나, 오늘은 이런 일이 있었구나, 특별히 반응을 보이진 않더라도 그저 그렇게 누군가의 하루를 알고 넘어가는 것. 그것 자체로도 정말 좋다.

요즘 클라이밍장 연말 파티도 그렇고 다양한 커뮤니티의 연말 파티, 송년회 소식이 들려 온다. 그러고보니 내가 IT 분야의 커뮤니티에 처음 참여한 게 2019 우분투×오픈스택 연합 송년회였구나. 그러고나서 코로나 때문에 한동안 오프라인 모임을 할 수 없었지. 올해는 그 쪽 일정은 어떻게 되나 구경하러 FESTA 들어갔다가 보니 [코무X윤성국핵심관계자모임] 제2회 크리스마스의 패배자들 신청 받고 있네 ㅋㅋ 작년에 제1회 모임 참여했었다. 단지 윤핵관 주최 모임이라는 이유로? 아니 근데 솔직히 윤성국 님이랑 조병승 님은 분명 나랑 그닥 친분은 없는 분들인데 내적 친밀감이 너무 쌓여 있다;; 이렇게 말하면 어떻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이 게시물이 너무 인상깊었어. 무슨 사람 만난 걸 냥줍했다는 듯이 얘기하기도 하고 ㅋㅋㅋㅋㅋ 이제 IT 업계는 떠났지만... 가끔 이렇게 힐끗 쳐다보게 된다.

...근데 저 게시물은 친구 공개네. 대충 이런 느낌?

슬슬 혼공단 시즌이기도 해서 개발자 지망생 있으면 추천해주고 싶기도 ㅎ..어? 보안 공부하는 @웅치 님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챈 님이 SeSAC 준비하고 계셨던 것 같기도?????? 블로그 보니까 오픈북 레벨테스트도 어려워하시는 것 같던데, 혼공프로라던가, 사용해야 하는 언어에 따라 혼공파 외 이것저것이 도움이 될...지도?? 근데 이런 거 해보라고 했다가 괜히 부담만 주는 거면 어떡하지, 하면서 또 주저하게 된다. 늘 그래. @판다군에게는 일단 던지고 보는 경향이 있고, @웅치 님한테도 어느 정도 그런 경향성이 나오고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주저하게 된단 말이지. 예전에는 그냥 이것저것 정보를 퍼주곤 했는데, 그런 걸 불편해하는 사람도 있다는 걸 알아버렸다. 학부생 때는 무보수 멘토링 같은 것도 참 많이 했지만... 이젠 다 지난 일이지ㅎ

괜히 2023년 3차 사이버보안 대연합 보고서 따위나 구경해보지만, 내 분야는 아니라 역시 잘 모르겠다. 나는 내 분야나 해야지...ㅎ

profile
연극인 정단휘 鄭丹輝; 가끔은 출판인; 어쩌면 체육인?; 개발자들 사이에서 다른 이야기를 중얼거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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