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후의 근육통도 남아있겠다, 오늘은 가볍?게 하고 왔다. 근데 이 정도 근육통이 딱 좋아(?). 지난 주부터 클라이밍 하다가 손이 아프기 시작하면 테이핑을 하는 등의 재정비 시간을 갖고 이어가는 방식을 취하고 있는데, 오늘은 손이 전혀 아프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게, 손 아프기 전에 다리에서 거부함ㅋㅋ;; 이런 감각 오랜만이라 너무 좋다(?). 다만, 그게 클라이밍으로 인해 다리가 아픈 게 아니라 클라이밍장 들어가기 전부터 있던 감각이라는 것...ㅋ 근데 역시 클라이밍장에서 나올 땐 다리에 뭐시깽이한 감각을 느끼며 계단을 오르는 게 좋아(?).
생각해보면 나는 늘 운동을 안 하고 그래서 체력과 이것저것이 많이 모자란 사람치고는 운동을 좋아하는 편이었다. 예체능 과목 중 하나만 잘 하게 된다면 체육을 잘 하게 되고 싶었어. 음악과 미술은 체육에 비해 관심이 덜 했다고 할 수 있겠다. 다만... 운동을 안 하니까 체력도 근력도 뭣도 없고, 그런 게 없으니까 잘 하진 않고, 잘 하지 못하니까 또 안 하게 되고... 그런 게 있었다. 그런데 운동 동아리로 그 스타팅을 끊었다?? 그렇게 해서 클라이밍을 시작했다??? 그럼 인제 운동을 하는 거지.
운동이나 체육 분야에 대해 역량보다 흥미가 월등히 높다보니, 역량을 넘어서는 무언가를 하고 싶어 하는 경우도 많다. 마라톤만 봐도 그래. 뭘 제대로 뛰어 보지도 않은 놈이 무슨 10km야... @웅치 님이 옆에서 같이 안 뛰어줬으면 못 했을 거잖아...
하여간 그런 이야기를 하려던 건 아니었고, 오늘은 가볍게 돌아다니며 깔짝거리느라 영상은 따로 안 찍었다. 그래도 서너 번째 난이도는 대체로 가능하긴 하더라. 다섯 번째 난이도 문제 중에도 지난 주보다는 높게 올라간, 그러나 완등하지는 못한 게 있었는데, 이건 정기모임 때 풀 문제로 남겨둔다.
지구력 문제 중 다른 건 다 하나씩이지만 네 번째 난이도만 두 문제 있는데, 내가 완등한 건 그 중 하나뿐이었다. 나머지 하나는 스타팅 지점에서 그 다음 홀드를 향해 반동으로 올라가는 걸 못 했었는데, 오늘은 그것까지는 성공했다. 그런데 그대로 윗쪽으로 올라가는데 그 높이까지 올라가니 도저히 오늘의 하체 힘으로는 안 될 것 같아 다시 내려와버렸다. 이것도 정기모임을 위해 남겨둔다.
사실 몸이 덜 풀린 상태보다 차라리 근육통 있는 상태가 더 잘 올라가지는 것 같긴 하다(...). 오늘 오전에 일일기록으로는 따로 남기진 않겠지만 @판다군과의 시간을 좀 보낸 것도 있고, 어제 마라톤의 영향으로 오래 하진 못 하겠지 싶어 평소 오전 운동 하던 것보다 늦게 출발했는데, 그래서 평소보다 짧게 하고 나온 게 좀 아쉽더라. 근데 근육 땡기는 느낌으로 계단 올라가는 건 좋았어. 앞서 말했다시피 클라이밍의 결과가 아니라서 그렇지 그 감각 자체는 좋았다.
클라이밍 한다고 지각하거나 불참하면 송MR 선생님이 슬퍼 하실 거야. 사실 지난 주 월요일에도 "4회기 중 3번 이상만 출석하면 된다던데 빠지면 안 되요?" 했다가 퇴짜 맞았으니...ㅋ 사실 그거 말고도 이거랑 겹치는 다른 프로그램 있었는데, 수요일 글램핑에서 이거 빠지고 그거 가면 안 되냐고 송MR 선생님한테 물어봤다가 그거보다 이게 더 중요하다고 퇴짜 맞은 것도 있었다 ㅋㅋ;; 아니이이ㅣ 나도 성수, 성수 가고 싶었다아ㅏㅏㅏ (그러고 성수점 들렸다가 저녁 일정 가면 얼마나 완벽합니까ㅠㅠ)
아무튼 그렇게 사심 가득한 주장들을 퇴짜 맞으며 자기 이해 프로그램 마지막 시간에 참여했다. 물론 이 프로그램도 재밌고 좋긴 한데, 특히 여러 사람들과 생각을 나눌 수 있다는 게 너무 좋긴 한데... 하여간 나도 관심의 우선순위라는 게 있고 좀 그렇다. 어찌 되었건 지나간 것은 지나간 일이니 오늘의 이야기를 해보자.
오늘은 가치 단어 중 성장이라는 단어를 다루었다. 나의 성장에 대한 첫 정의는 "상대적으로 더 나은 지점을 향해 나아가며 어떤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이었다. 이전보다 상대적으로 조금이라도 나아졌다면 그것은 성장이다. 그리고 지금보다 상대적으로 조금이라도 나아진다면 그 또한 성장이다. 그리고 그 성장의 시간 속에서 우리는 어떤 의미를, 어떤 가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성장은 한 순간에 이루어지는 게 아니고 점진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기에 그것은 과정이라고 할 수 있겠다.
내가 성장했다고 느끼는 부분과 더 성장하고 싶은 점, 그리고 성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는 보이지 않던 게 보이고 이해되지 않던 게 이해되는 순간 나의 성장을 느끼곤 한다. 그리고 나에게 있어서 성장은 어느 순간 문득 이루어졌음을 느끼는 것이지 막 "이러이러한 부분에서 더 성장하고 싶다!"하는 건 딱히 없었다. 분명 그랬는데... 막상 생각하려고 하니 내가 하는 일에 대해서도 좋아하는 일에 대해서도 더 성장하고 싶은 부분이 너무 많았다. 어쩌면 과거를 돌아보며 나아질 수 있는 걸 찾거나 미래를 꿈꾸며 목표를 향해 달려가지 않고 그저 현재를 흘러가는 대로 살아가던 나에게 어떤 성장하고자 하는 것들이 생겼다는 것... 그것 자체로도 또 다른 유의미한 성장 아닐까 싶기도 하고. 이루고자 하는 그 많은 성장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노력해야 할지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 말이다.
그런 이야기를 나누고 다른 분들의 이야기도 듣고 하며, 나는 성장에 대해 "삶의 흐름 속에서 문득 발견되며 조금씩 축적되어 가는 상대적이고 연속적인 개선점"이라는 정의를 주장하게 되었다. 그것은 이루어내기 보다는 어느 순간 문득 발견되는 것 같다. 사라지지 않고 축적되기도 하고. 하여간 이러한 관점을 가지고 이에 대해 부연 설명을 하는 느낌으로 짧은 글을 작성해보았다.
현재를 살아가는 동안에는 현재의 성장을 발견하지 못한다. 지금 발견되는 성장은 과거로부터 온 것이다. 과거의 내가 현재에 도달하기까지 축적되어 온 유의미한 시간들의 흔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것은 늘 상대적이기에 타인과의 비교로 알 수 없으며, 늘 연속적이기에 단기간의 비교로는 발견하지 못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의 삶은 늘 개선되고 있고 더 나은 무언가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걸 인지한다면, 그 순간 우리는 성장을 느끼게 될 것이다.
오늘은 마지막 날이니만큼 3주 동안 월요일마다 모여서 보낸 시간들에 대한 소감을 나누었다. 평소에 어떤 어휘를 사용할 땐 별다른 의식 없이 사용한다. "의식하다" 따위의 단어가 무슨 의미인지 생각하며 사용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어떤 작가들은 어휘 하나하나까지 엄밀하게 사용한다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상적인 대화에서 그러지 않는다. 그렇기에 어떤 단어에 대해 깊게 생각해보고 또 서로 다른 사람들이 가진 그 단어에 대한 생각을 나누어보는 시간은 모두에게 유의미한 시간일 것이다. 내가 말하면서도 내 생각을 정리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고, 누군가의 말을 들으면서도 또 다른 가치관을 배우고 사고를 확장해나갈 수 있다. 그리고 그러한 대화 속에서 이 단어에 대한 이해뿐만 아니라 서로에 대한 이해도 높여 갈 수 있다. 그렇기에 이 시간은 서로에게 정말 뜻깊은 시간이었을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라고는 안 했지만 대충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역시 난 말로 하는 것보다 글로 쓰는 게 하고자 하는 말을 더 잘 하는 것 같다. 다른 건 다 쓸 시간 주고 발표 시켰으면서 이 소감만 바로 말하라고 해서 좀 횡설수설했다. 학창시절 매일 학교에 가면서도 현실 친구보다 랜선 친구가 더 많았던 것도 말보다 글을 더 선호한 탓이었을까.
오늘 저 위의 짧은 글을 쓰다가 문득 인지한 건데, 어떤 사고 과정에 음악이 틀어져 있어도 예전만큼 정서 불안이 세게 오지는 않더라. 물론 여전히 음악이 틀어져 있지 않을 때보다는 생산성과 집중력이 떨어지지만, 그래도 무언가를 생각하고 작성하는 게 가능은 할 정도? 여름에 웰컴 프로그램 1기 활동 당시에만 해도 음악 좀 꺼주실 수 있냐고 요청했는데 말이다. 이 또한 유의미한 정신적 성장이라고 할 수 있겠다.
오늘은 청량리 말고 혜화. 연출 없이 배우 셋이 모여서 공연 준비를 했다. 서 선배님은 어제 매체 쪽 촬영을 하고 왔다나 뭐라나. 하여간 쓰루 한 번 돌고 대화 몇 분 하고...의 반복이었다.
이번 공연 무대 컨디션을 좀 확인해보고 싶은데 그건 목요일 낮에 가능할 듯하다. 동선은 대충 지난 번 공연 기준으로 연습하고 있긴 한데, 무대 상황에 따라 변동 가능한 부분이니... 하여간 그래도 일단 오늘 연습했던 작품은 대략 잡힌 것 같긴 하다. 무대에서 디테일 잡으면 크게 문제 없을 듯.
내가 참여하는 게 총 네 작품이고, 오늘의 연습 작품은 그럭저럭 괜찮고, 나머지 작품들도 생각해보면... 아직 부족한 게 많지만 모쪼록 잘 되었으면 좋겠다.
연습 진행하고 있는데 우 조연출님이 근처에 계시더라. 서 선배님이 우 조연출님을 불러서 잠깐 대화를 나누었다. 오늘의 공연 때문에 요 앞에 계신다나.
하여간 오늘의 연습은 체크할 거 체크하는 시간이었고, 목요일에 좀 더 디테일을 잡게 될 것이다. 그 전에, 화요일에는 연습실 개인 대관을 해놨다. 클라이밍 하고 1호선 타고 연습실 갔다가, 1호선-4호선으로 해서 극장으로 넘어가야지.
오늘은 계묘년 계해월 기축일, 음력으로는 10월 15일. 10월 15일이라... 승태와 수현이가 생각나는 날짜인걸. 어느 새 10년 정도의 시간이 지났다. 세상은 결국 변했고 우리 생각도 달라ㅈ... 그 때 그 시절 우리는 어떤 마음이었을까. 난 나의 감정조차 제대로 정의내리지 못 하고 있다. 내 생애 가장 행복했던, 동시에 가장 어두웠던 시간으로 묘사되는 기억. 그 속에서 난, 어떤 답을 내릴 수 있을까.
그로부터 10년 정도의 시간이 흘렀고, 난 또 다른 행복을 보고 있다. 행복이라... 내가 이 단어를 자주 쓰게 된 건 아무래도 강행복 양의 영향이다. 그러니까 강슬기 양과 강빛나 양의 큰언니말이다. ...그래, 루이바오와 후이바오의 언니, 푸바오다. 행복이라는 단어를 저 멀리 어딘가에 버려두고 온 나의 지난 몇 년. 이제는 가장 가까운 이에게 "모쪼록 행복하시기 바라겠습니다" 따위의 인삿말을 하곤 한다.
난 오래 전부터 직접 대면할 수 있는 친구를 갖고 싶었다. 래리라는 이름의 파랑새를 통해 이야기를 주고 받던 랜선 친구도 좋지만, 같은 자리에서 함께 웃고 떠들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그런 친구. (물론 이제는 래리조차 없다. 단지 X를 눌러 XX를 표할 뿐이다.) 몇 개월 전 조SH 님과 이야기할 때까지는 없었는데, 이제는 그런 친구가 조금 생긴 것 같다. ...그들도 나를 "친구"로 인식할지는 모르겠지만. (그러고보니 조SH 님은 수현이랑 초성이 겹치는구나? 아니 근데 조 씨는... 김이박최정강 다음이 조라고는 하지만, 체감상 김 씨랑 이 씨 합친 것보다 많음;;) 아무튼 늘 그렇게 바래왔기에, 난 그들에게 감히 관심과 애정과 사심을 담아 "행복"을 말한다. 함께라서 행복했고, 행복하고, 함께 하는 동안 늘 행복할 거라고.
확실히 몇 개월 전까지만 해도 청년공간에 가든 어떤 프로그램에 참여하든 그저 one-of-them으로 존재하고 있었는데, 10월 말 정도부터 있는 그대로의 나를 좀 더 드러내게 된 것 같다. 물론 9월에도 반려판다(?)와 함께 있었지만, 정말 반려판다하고만 있었다. 내가 누구고 뭘 판다 말고 좋아하고 어떤 사람인지...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유의미한 변화가 있었던 것 같다. 그게 운동의 효과인지 사람들의 효과인지는 잘 모르겠다.
이른 아침부터 친구들을 만날 수 있는 건 학생들이 가진 행복이라고 주장해본다. 물론 학교에 친구가 있다면 말이다. 나의 친구는 당시로서는 도저히 닿을 수 없다고 느껴지는 남쪽의 도시에 있었고, 우리는 그저 화면 너머로 텍스트를 주고 받을 뿐이었지만. 학교에 친구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싶기도 하고. 여전히 내 친구라고 할 수 있을 만한 이들은 대체로 경상도 언저리에 존재하지만, 그렇기에 더더욱 어제의 이른 아침부터 사람들과 함께 했던 기억은 나에게 오랫동안 행복으로 남을 것이다.
...그건 그거고, 오늘 서대문 가지 못한 것도 너무 아쉽다. 이번주의 나는 자유의 몸이 아니야...... 물론 오늘 연습 진짜 필요하기도 했고 서 선배님과의 시간도 진짜 좋긴 했는데... 그래도 오 선배님 공연 하는 날에는 따로 연습 안 잡히면 각자 휴식일 거라 마지막 날에는 갈 수 있을 것 같지만 쩝... 아니 근데 어디까지가 관심이고 어디까지가 오지랖일까????? 손 다친 거 되게 신경 쓰이는데 이게 직접 만났을 때는 괜찮냐는 말을 툭 던져 볼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상황에는 애매해서 사실 어제 밤부터 괜찮냐고 물어보고 싶었어(...). 힘 주거나 쓸리면 안 될 것 같은데 저 손으로 정기모임 때 클라이밍을 할 수 있나?? ―라고 하면 다친 걸 걱정하는 게 아니라 클라이밍을 걱정하는 것 같아보이는 것 같기도 하고 근데근데근데 그건 보도블럭이 잘못했다. 근데 평소였으면 균형 잃었다가도 다시 균형 잡을 걸 마라톤 해서 그대로 넘어진 것도 좀 있을 것 같기도 하고... 클라이밍장에 핸드폰 두고 가려고 할 때부터 손 많이 가는 사람인 건 알고 있었지만(?) 괜히 신경 쓰이네. 뭐, 저 어디 남쪽에 가면 편의점에서 핸드폰으로 결제하고 그대로 두고 나가려는 곰도 한 마리(?) 존재하더라. 하여간 이번 주 수요일이 어쩌면 같이 클라이밍 할 수 있는 마지막 날일 수도 있는데 손 다치셔서 어쩌냐...라고 해도 나를 제외한 분들은 다음주나 다다음주 정기모임도 가능할테니까 아무래도 상관 없으려나. 단지 내가 아쉬울 뿐. 지구력 해야지... 아직 완등하지 못한 문제들도 기다리고 있어... 수요일까지 회복시켜와아아ㅏㅏㅏ ―라고 혼자 외쳐본다.
그 와중에 전화번호 진짜 외워버렸네;; 가족 외 외운 번호가 6명 정도 있다. 그 중 중학교 동창 세 명은 연락도 안 하고 지내면서 왜 아직도 기억하고 있냐?? 내가 수현이 번호 기억하는 것까지는 이해하는데, 중학교 동창 세 명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네. 왜 아직도 내 기억 속에 존재하세요...? 근데 그 6명 중 전화번호가 가장 빠르게 반사적으로 튀어나오는 건 이DW이고, 그 다음이 수현이구나. @판다군은 그 뒤에야 있고... 라기 보다, 왜 이DW의 번호가 가장 잘 떠올라?? 나 저거 핸드폰 키패드에 입력해 본 적도 별로 없어;; 게다가 중학교 졸업 하고는 뭐 하고 사는지도 모르는 놈이라고. 4형제 중 둘째였던 건 기억난다. 형 이름이 주원이라서 잊을 수 없었어(?). 동생 이KW 같은 경우에는 우리 3학년 때 1학년이었어서 종종 마주쳤고... 막내 동생은 늦둥이라 사진만 봤던 기억.
하여간 Output의 시기인 거 티내고 있네. 그만 적어야지. 별로 중요한 이야기도 아닌데 이런 거 끄적이느라 잠을 안 자는 게 말이 되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