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이밍 동아리에서 정기권 끝나면 뭐 하지 할 때 러닝 이야기가 나왔는데, 어쩌다보니(?) 정기권도 연장되고 마라톤도 참여하게 되었다. 이것저것 잔뜩 지원해주시는 센터에 감사 드리며...ㅋㅋ
편하면서도 춥지 않은 옷... 두꺼운 옷보다는 얇은 거 여러 겹... 그리고...... 아침 일찍부터 동아리 사람들 만날 생각에 두근두근함...! 하지만 지나친 두근두근함은 나갈 준비 하다가 유리컵을 깨게 만들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아무튼 그런 거다.
어제 오후부터 두근두근 하기도 했고, 일찍 일어나야지 하는 생각에 깊게 자진 못 한 것 같다. 아무튼 적당히 준비하고 나왔는데, 아직 그으으렇게 추운 날씨는 아닌 것 같기도 하고.
무대에서 쓰라고 배운 조형성을 사진 찍는 데 쓴다.
마라톤 경험도 없고, 그렇다고 평소에 막 자주 걷거나 뛰는 것도 아니고, 게다가 안일하게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별다른 준비도 하지 않고 참여했다. 우리는 10km로 참여했는데, 여의도 이벤트 광장에서 출발하여 성산대교 부근의 반환점을 찍고 다시 원래의 장소로 돌아가는 코스였다. 2시간 30분 걸리는 것까지 완주로 인정해준다나.
나까지 총 네 명의 동아리원이 참여했는데, 반환점까지는 같이 가다가 반환점 넘어서부터는 둘씩 뛰게 되었다. 반환점 지나면서부터는 그래도 이전보다 덜 힘들었다. 나중에 보니 페이스부터가 많이 다르네 ㅋㅋ;;
아무튼 어떻게든 완주하는 데는 성공했다.
먼저 도착한 동아리원들께서 나와 (늘 "클라이밍 동아리 조장님"으로 언급되던) @웅치 님이 마라톤 종료 지점에 도달하는 모습을 각각 사진과 영상으로 남겨 주셨다. 아래는 그 영상이다.
완주하고 사진도 좀 찍고 하다가 같이 식사 하고 카페에서 시간을 좀 보내다가 헤어졌다. 블로그에 사진 이것저것 넣어보려고 좀 찍어봤는데 뭔가 안 넣게 되네(...). 사진을 잘 안 찍는 것도 있지만 성향적인 것도 확실히 있긴 한가보다. 뭔가 모든 상황에 대한 사진을 넣기도 뭐랄까, 구구절절해보인다고 해야 하나? 뭔가 난 잘 안 그러게 되는 듯. 내가 찍은 거든 남이 찍은 거든 추려서 넣게 된다. 그런데 좀 시답잖은 사진은 잘 안 넣게 된다고 해야 하나. 음식 사진 같은 건 찍어봤는데 도저히 안 넣게 되네. 미묘하다.
학전블루 소극장이 개관 33주년을 맞이하는 내년 3월 문을 닫는다고 하더라. 그리고 30년 정도의 역사를 가진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이 그 마지막을 장식하고 있다.
―라는 이야기를 하며 나에게 뮤지컬을 같이 보러 가자고 한 사람이 있었다. 종로문화다양성연극제 관객과의 대화 시간이 있는 오늘 공연으로 보고 싶다나. 인터미션 포함 160분의 소극장 뮤지컬. 몇 년 전부터 제목은 많이 들어봤는데... 보러 가지는 못했던 작품이다.
아까 카페에서까지는 그래도 막 그렇게 심하진 않았는데, 객석에 가만히 앉아있다보니 근육통이 오기 시작하는 것 같다. 그래도 발목이 아프거나 뭐 그런 건 없고 근육통만 존재한다. (근데 이렇게 말하면 어떻게 들릴 진 모르겠는데, 난 이렇게 살짝(?) 근육통이 있는 상태를 좋아(?)한다. 딱 일상생활이 가능할 정도의 근육통...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의 근육통은... 글쎄, 나의 무의식이 내 육체를 그만큼 못 쓰게 하는 것 같기도 하고.) 생각해보면 뛰진 않아도 걷는 건 종종 하는구나. 연습실 갈 때 편도 2.7km 정도를 걷고... 그러면 연습실 가는 날에는 5km 정도는 걷는 거네. 그닥 속도를 내려고 하지 않으니 크게 운동이 되지는 않았겠지만 걷는 것 자체에는 익숙해져 있을 듯.
아무튼 좀 더 쾌적한 컨디션으로 보러 갔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미묘한 감각들이 거슬린다. 그 와중에 내일 아침에 또 일찍 일어나서 오전 클라이밍 할 생각 하고 있지...ㅎ
뮤지컬...이라는 장르를 정말 오랜만에 보는 것 같다. 어느 샌가 낯설어져 버린 무언가. 작품이 어떤지와는 별개로 이러한 장르 자체가 오랜만이라는 데에서 오는 미묘함이 있었다. 그리고 이건 좀 체력적으로 160분을 버틸 수 있을 때 다시 보러 오고 싶은데... 공연을 하려나.
오늘은 계묘년 계해월 무자일, 음력으로는 10월 14일. 뮤지컬 보고 나서 어쩌다보니 가족들과 외식을 했다. 이 사람들이 왜 다 이 동네 있지... 싶기도 하고. 아무튼 콩불 한 끼 얻어먹었다. 그러고 좀 돌아다니고 왔더니 이미 뭔갈 할 수 있는 시간이 안 남았네(...). 마라톤 하고 와서 공연 하나 봤으면 그 날 할 건 다 한 거지, 뭐.
문득 어떤 게시물을 보며... 정해진 주제로 글쓰기, 같은 걸 해봐도 재밌을 것 같은데 그 주제를 정하거나 어디서 찾는 게 또 일일 것 같다. 누가 제공해주면 좋을 것 같지만...ㅋ 그 주제 말고도 다른 주제의 이야기를 하고 싶을 수도 있으니까 매일매일 어떤 정해진 주제 또는 자유주제로 선택해서 글을 쓰고 나누는 소모임 같은 거 있어도 재밌을 것 같은데... 나 같은 사람들만 있으면 주제를 못 정해서 그냥 각자의 주저리가 되겠ㅈ... 돈 내고 하는 유료 글쓰기 모임 중에는 그런 모임이 있긴 하다는데 그렇게까지 하고 싶지는 않다. 그냥 글 쓰는 거 좋아하는 지인들과 가볍?게 하고 싶은 정도.
요즘은 좀 다른 사람의 글을 읽고 싶어졌다. 책장에 꽂혀 있는, 모르는 사람의 글이 아니라... 내 주변 사람들의 글. 그러니까 그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어떤 사유를 하는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다시 말해, 주변 사람들에 대해 좀 더 알고 싶어졌다고 할 수 있겠다. 그저 수동적으로 보여지는 것만 보기 보다는, 그 사람들의 내면의 이야기, 속에 품고 있는 이야기들에 대해 알고 싶다.
이렇게까지 타인에 대해 관심을 가져본 적이 있었던가. 그러면서도 역시 아직은, 그 욕구를 직접 전하진 못 하는 것 같다. 당신의 이야기가 듣고 싶어요. 당신의 글을 읽고 싶어요. 당신에 대해 알아가고 싶어요. 그렇게, 당신의 친구가 되고 싶어요. 블로그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