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하던 공부인데 갑자기 의욕을 잃었다. 뭘까. 늘 이렇게 무언가 갑자기 꽂혔다가 갑자기 사라지곤 한다. 무언가를 꾸준히 하는 것도 몇 개월이 고작. 그러고나면 조금씩 흐지부지되는 것도 아니고 그냥 어느 날 갑자기 뚝 끊기곤 한다. 하루도 빠짐 없이 매일매일 하던 것조차 어느 순간 뚝. 바로 어제까지만 해도 그럴 기미가 안 보이던 게 오늘 뚝 끊기기도 하는 것이다.
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 그런 생각을 하게 된다. 듀오링고가 아닌 다른 수단을 통해서 공부를 이어갈 것인가. 혹은 이 시간을 다른 데 쓸 것인가. 듀오링고라는 놈이 언어 공부하는 곳이라고 하지만 다른 언어보다 영어 공부에 특화되어 있는 느낌이 있긴 하다. 다른 수단을 선택한다면 어느 것을 선택할 것인가. 대학 강의 같은 건 어떨까 하고 살펴보기도 하고... 유투브 무료 강좌도 여럿 있는 것 같긴 하다.
아침 공부에서 비롯된 이것저것을 생각하며 오전 시간을 다 보낸 것 같다.
원래 매주 수요일 정기모임인데 이번 주 수요일에는 센터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사람이 많다고 다른 요일 투표를 하여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모일 수 있다고 하는 목요일로 모임 날짜가 바뀌었다. 그런데 그 익명 투표에서 목요일로 투표한 사람은 네 명인데 모인 건 세 명이다? 아 참고로 나는 다 가능하긴 하지만 이왕이면 월수금을 선호해서 월수금만 체크했다. 즉, 오늘 올 수 있다고 해놓고 안 온 사람이 두 명? 조장님이 괜히 익명 투표로 했다고 ㅋㅋ;;
오늘은 네 번째 난이도 문제만 했던 거 또 하고 또 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가 다른 분들 하시는 것도 구경하고 ㅋㅋ 네 번째 난이도 이제 술술 잘 올라가는 편이다. 물론 아직 다섯 번째 난이도를 할 정도의 뭐시깽이는 못 된다. 그래도 늘 스타팅 홀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는데, 오늘 처음으로 다섯 번째 난이도의 중간 지점까지 올라간 문제가 단 하나뿐이지만 존재하긴 했다.
역시 난 한 시간 정도 지나면 힘이 빠지기 시작하여 성공률이 좀 떨어지는데, 힘 빠졌을 때 말고 클라이밍장 와서 스트레칭 하자마자 좋은 컨디션으로 다시 시도해보고 싶은 문제도 몇 있었다. 앞으로 당분간은 이렇게 네 번째 난이도 반복하면서 틈틈이 다섯 번째 난이도 도전하고 다닐 듯.
다섯 번째 난이도 중에 중간까지라도 간 게 하나라도 있다는 점에서 새삼 또 성장했다는 게 느껴진다. 이런 게 클라이밍의 재미 아닐까.
오늘은 클라이밍 끝나고 이동하여 간단히 저녁 먹고 발성 훈련을 하고 왔다. 클라이밍 동아리 조장님이 청량리역 근처 괜찮은 식당을 알려주셨는데, 연습실과는 반대 방향 출입구라 오늘은 패스. 다음에 시간적 여유가 될 때 들려봐야겠다.
막 특별한 건 없었는데, 오래 전과 비교했을 땐 확실히 뭔가 편해진 것을 새삼 느낀다. 근데 그만큼 만족스럽지 못한 부분도 잘 보인다. 보이지 않던 게 보이고 들리지 않던 게 들리는 건 그만큼 안목이 생겼다는 말이고 또 그만큼 성장했다는 뜻이겠지.
오늘은 계묘년 임술월 갑자일, 음력으로는 9월 19일. 결과가 보이는 무언가를 하기 보다는 여러 가지로 생각하고 기획하는 등의 시간을 주로 가진 것 같다. 위 기록에는 생략했지만 새로운 프로젝트에 대한 논의도 조금 했다. 극단의 프로젝트도 흥미롭고 이 개인 프로젝트도 흥미롭고 뭔가 흥미로운 것들이 스물스물 기어 올라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