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개발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는 중학교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야한다.
동네에 하나 쯤 있는 컴퓨터 학원 원장 선생님을 만나서 시작 됐다.
그 원장 선생님이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과 별개로 개발을 한다고 하셨었다.
그렇게 개발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멋있었다.
고등학교에 입학하고 중2병이 완치되지 않았던 나는 생기부 특기 및 취미에 프로그래밍을 썼었는데,
이걸 학교 선생님이 보셨나보다.
교무실로 오라고 방송이 나오더니, 정보올림피아드에 나가라고 하신다;;;
그렇게 나는 Visual Basic을 시작하게 되었었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 받은 학업우수상과 개근상 제외하고는 상장 몇장 없던 내가,
고등학교 1학년 때 상고 2학년 3학년 선배들 다 재끼고 지역 대회에서 금상을 받게 됐다.
나에겐 큰 자극이었다. 나도 잘하는게 있구나? 생각하며 나름 열심히 준비했었다.
도 대회에 나가게 되었는데 입상하진 못했다. 그 후에 또 나갔지만 동상...ㅠㅠ 덕분에 대학교 수시 개박살났다.
아무튼 상장 2개 가지고 대학교에 입학해서 강의를 듣는데 선행학습을 했던지라 너무 쉬웠다.
아는걸 알려주니 재미도 없었고 맨날 술이나 먹으러 다녔다.
1학년 1학기는 그렇게 잘(?) 보냈지만 2학기 부터 진도를 따라갈 수 없었다.
흥청망청 놀다가 21살에 군대로 도망갔다.
군대 전역하고 정신을 빨리 차렸어야했는데, 못 차렸다.
옷이랑 신발을 좋아해서 항상 돈이 부족했다. 그걸 사기위해 방학 때 노가다도 뛰면서 마구마구 사댔다.
내가 봤을땐 별로지만 수요가 있는 옷들을 팔아 내가 갖고 싶은걸 사자는 생각으로 장사를 시작했다.
어린 나이에는 만져볼 수 없었던 돈을 만져봤다.
근데 이것도 오래는 못하겠더라.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아 그만뒀다. 그 당시 나는 23살이었다.
하 돈이 있으니 쓰고싶지 않겠는가? 맨날 놀러다녔고 술먹고 공부를 등한시했다.
그렇게 졸업반이 되었다. 4학년 1학기가 시작되고 졸업사진을 찍어야한다고 해서 정장을 맞추러 갔었다.
정장을 입어보는데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65kg를 넘겨본 적이 없는 내가 75kg가 되어 뱃살이 튀어나온 모습을 보고 다음날부터 헬스장을 다니기 시작했다.
하루 5끼씩 먹고 운동 오전 오후 2회, 그렇게 열심히 산 적이 있나 싶을 정도다.
지금도 그 때 사진을 가지고 있는데, 진짜로 몸짱이었다.
내 친구들은 다 안다. 나는 뭐 하나 빠지면 끝장을 보는 성격을 가졌다는 것을...
공부나 좀 열심히 하지 ㅜㅜ 졸업 후 반년 정도 준비해서 개발자가 되었다.
공부를 시작한 이유는 크게 두가지였다.
동료들에게 쪽팔리고 싶지 않고, 인정받고 싶었다.
3~4년차 때 아 나 정도면 썩 쓸만할지도? 했지만 세상은 매웠다.
많은 기업들의 JD를 봐도 내가 다루는 기술들과는 맞지 않았다.
회사에서는 경험할 수 없었고, 따로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강의를 구입하고, 전문 서적들을 읽기 시작했다.
알고리즘 문제를 하루에 한 문제 이상 풀기 시작했다.
코틀린을 배우기 시작했다.
컨퍼런스에 참여하고, 네트워킹을 통한 소중한 인연들을 통해 많은 인사이트를 느꼈다.
기술적인 대화를 즐기게 되고 많이 알고 싶어졌다.
개발 관련 커뮤니티에 가입했다. 알면 대답하고, 모르면 찾아봤다.
정말 고마운 동생이 하나 있는데, 이 동생이 아니었다면 나는 그저 그런 개발자 중 한명으로써 퇴근만을 기다리는 직장인이었을 것이다.
(기습숭배) 형 시켜줘서 고마워~
나는 올 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에서 주최한 '스마트관광도시 조성사업' 대상지 중 청주시 프로젝트에 참여하였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면서 새로운 도전과 기회가 가득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2022 스마트관광도시 조성사업’의 대상지로 ▲경주시 ▲남원시 ▲양양군 ▲울산광역시(남구) ▲청주시 ▲하동군(가나다 순) 6곳을 최종 선정했다.
기획부터 운영까지, 'A-Z'까지 진행하면서 다양한 이슈에 직면하게 되었고, 그 해결 과정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사업 규모는 큰데, 플랫폼 서버 파트를 맡은 인원은 백엔드 개발자는 3명이었다.
가맹점 파트와 공통 파트를 맡았는데, 3개월 넘게 평일 주말 할 것 없이 이 프로젝트에 몰두하였다. 오픈 후 여름 휴가 조차 못갔다.
연차 41개 있어본 사람?
(휴가 쓰고 집에서 일했다)
주변사람들에게 이 이야기를 하면 힘들었겠다고 말하곤 한다.
그런데 힘든줄 모르고 진짜 재밌게 했던 것 같다.
아, 아니다 예약 도메인을 진행할 때는 너무 힘들었다. 객실, 좌석 등 정원에 대한 동시성 처리는 큰 무리 없이 구현하긴 했지만, ([Redis] Redission을 이용한 DistributedLockTemplate 를 한번 봐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복잡한 기획 때문에 예약 현황 만들기가 진짜 진짜 너무 힘들었다. ㅠㅠ
같은 날짜, 시간대에 예약 유무도 판단해야하고 정책에 맞게 우선순위대로 일정을 덮어 씌워야 했는데, 진짜 머리가 터질 것 같았던 도메인이었다.
지금 예약현황 조회 로직이 사실 마음에 들지 않는다. 상당히 긴 스트림 파이프라인을 들고 있어서 가독성도 많이 떨어지고 중첩된 flatMap 사용으로 디버깅하기가 쉽지 않다. 이것도 차근차근 뜯어야겠지
현재는 가맹점 파트 뿐 아니라 플랫폼 서버 전체를 담당하게 되었다. 퇴사한 팀원이 짰던 코드도 손봐야하는 부담도 있지만, 다양한 이슈를 접하고, 해결해나가는 재미에 중독돼버린 것 같다.
???: WAS Memory Leak 시스템 장애 난 썰 푼다. ㄹㅇㅋㅋ (머리털나고 처음 겪어봤다. 진짜로 여유 생기면 정리하겠다)
회사에서도 인정해주시는 것 같다. 난 없어도 되는데 넌 없으면 안되잖아 하시곤 한다. ㅋㅋ
다양한 도메인을 경험하는 건 정말 중요한 것 같다.
2023년은 나에게 있어서 매우 의미있는 한 해였다.
올 해의 열정이 식지 않고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계속 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