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ast train station in the world
세상의 마지막 기차역
이 책은 총 4화로 이루어져 있다. '기차 사고'라는 하나의 사건에 따라 사고의 피해자들을 중심으로 각자의 이야기를 서술하고 있다. 이 이야기는 사고로 인해 목숨을 잃은 피해자와 각별한 관계를 갖고 있던 남겨진 사람들의 시각에서 서술된다. 그들은 먼저 떠난 사람들을 그리워하다 우연한 기회에 유령기차가 출몰한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이후, 죽기전 탔던 그 열차를 탑승하여 마지막으로 먼저 떠난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는 기회를 갖게 된다.
제 1화 연인에게 - 결혼을 앞둔 애인과의 관계
제 2화 아버지에게 -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
제 3화 당신에게 - 짝사랑하던 누나와 짝사랑 남의 관계
제 4화 남편에게 - 사고난 열차 기관사인 남편과 아내의 관계
그 중에서도 제 2화 '아버지와 아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나의 부모님의 관계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되었다. 가족의 죽음을 어렴풋이 상상만 해도 가슴이 아픈데, 글을 통해 그 상실감을 느껴보니 상상보다도 더 마음이 아프고 현재 나의 모습을 뒤돌아보게 했다.
소설 읽기의 장점 중 하나가 바로, 다짐만 하고 실천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들에 대한 동기를 부여해준 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의 가장 마지막에 나를 오열하게 만든 이야기가 숨어있었다. 유령기차에 탑승한 남겨진 사람들은 이 기차가 곧 사고가 나고 결국 상대방이 죽게된다는 사실을 본인만 알고 상대방은 모른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야기의 마지막에는 상대방 또한 본인이 죽게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사실을 모르는 것처럼 남겨진 사람에게 이야기를 건넨다. 그리고 남겨진 사람들에게 살아갈 힘과 인생의 새로운 시작을 시작할 수 있는 용기를 준다.
인간은 서로서로 관계를 맺으면서 살아가고, 나 또한 그 관계 속에서 용기를 받기도 하고 주기도 하는 사람이다. 지금도 여러 감정이 교차한 순간들을 함께 나누고 있는 내 주변 사람들에게 감사하다는 마음이 들게한 소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