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교환

낭만개발자·2021년 9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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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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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DP 넷플릭스 시리즈를 보고 구교환이란 배우를 알게 되었다.
연기를 무척 잘한다. 배우들이 연기를 공부해서 할때 연기를 한다는 느낌이 나는 배우가 있고 연기 공부를 안하고 그냥 그 캐릭터의 생활인 것 처럼 생활 연기를 하는 느낌의 배우가 있다. 두 배우다 스토리를 진행하는데는 무리가 없는 연기를 보여주는데, 난 생활 연기를 하는 배우가 더욱 매력적이다.
그런데 이 배우의 특징 중 하나는 연기 실력이 아닌 목소리다. 가늘고 하이톤의 목소리, 그것도 남자배우가..

난 남자배우는 굵고 무거운, 목욕탕에서 울리는 중저음의 목소리가 매력적이라고 생각했고, 아니 남자 배우의 필수요소라고 생각했다. 박해일이나, 이선균의 목소리가 남자배우의 정석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래야 매력있다고. 그런데 나의 그런 편견을 이 배우가 "박살"내주었다. 다른 편견이 깨질때는 그런가 보다 했는데 구교환 배우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뒤통수를 맞은듯 했다. 왜냐하면 난 목소리 컴플렉스가 있었기 때문이다.

호흡이 좀 짧아 발성이 약하고, 발음이 조금 어눌해서 목소리에 대한 컴플렉스가 좀 있다. 그걸 고치려고 발성학원도 다녀보고 아나운서 스피치도 좀 받아보았고, 대학교 피티도 전공상 제법 많이 나서서 했다. 약간은 스킬적인 부분이나 요령은 처음보다 늘었지만 태생적인 습관이라고 칭하고픈 발성법은 1~2년 간헐적인 연습으로 변화하는게 아니라는 걸 알았다. 물론 구교환은 발성이나 발음은 최상으로 좋다. 그런데 목소리는 정말 의외였다. 내가 배우라면 가져야할 목소리를 통쾌하게 깨준 것이다.

게다가 나이 또한 신기할 정도로 많았다. 나이가 38인데 그는 20대의 캐릭터 역할에 그 뻔뻔하면서 유머를 주지만 그렇게 또 막상 가볍지 만은 않은 캐릭터에 독보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배우의 일대기를 읽어 보니 26살 때부터 배우의 목표를 가지고 독립영화에서 굵고 오래 연기를 펼치고 있었다. 그리고 조연출 또한 하는 배우였다. 오히려 감독을 하려는 것 같아 보이기도 하는 경험들이다. 이것도 성공하는 배우들의 프레임을 깨주었다.

영화를 하고자 시작하는 나이야 그렇다 쳐도, 목소리에 대해서 자기의 생각, 연출과 배우 두마리 토끼를 동시에 가지려 하는 방식, 등등 자기만의 길을 걷는데에 타인에 대한 견해나 두려운 생각들은 그에게는 많이 없었을까? 있었다면 어떻게 해결했을까? 실제로 만나면 꼭 물어보고 싶은 질문이다.

어느 산업이든 변칙적인 인물의 등장은 나에게 즐거움을 준다. 우리들 보통 사람들이 가진 한계를 퍽 하니 보란듯이 깨부수고 자기가 생각하는 대로의 삶을 추구하는 걸 보는게 재미있다. 나 또한 그리 되려고 노력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인물들은 보면 내가 얼마나 많은 프레임을 가지고 살아왔는지 깨닫게 된다. 내가 가진 프레임들을 하나하나 알아가는 것, 그것이 진정한 변화의 의미일 것이다.
최근 만난 인물 중 가장 센세이셔널 한 인물이다. 자신만의 삶을 살려면 한계를 그려버려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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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닥터와 슬의를 보고 저런 개발자가 되어야 겠다고 꿈꿔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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