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1주년 회고록

Lee Tae-Sung·2022년 12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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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회고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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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개발팀 첫 팀원으로 다사다난했던 1주년 회고록입니다.

  • 롤모델 선배 개발자
  • 팀빌딩
  • 직장 인간관계
  • 멋진 동료들 그리고 떠나는 동료들
  • 기술스택
  • 2년차 개발자란?

롤모델 선배 개발자

내가 이 회사에서 입사를 결정에 가장 결정적이였던 것은 팀장으로 계신 선배 개발자 때문이였다. 사실 당시 회사는 내가 입사를 선뜻 결정하기 어려운 점들이 많았다. 하지만 면접 때 대화를 나눠본 팀장님께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다.

그리고 그 직감은 틀리지 않았다. 내게 컴퓨터와 대화할 수 있게 해주고 컴퓨터처럼 생각할 수 있게 도와주셨다. 또한 개발 선배뿐만 아니라 인생 선배로써 많은 것을 깨닫고 느끼게 해주셨다. 경영자를 대하는 태도, 물리학, 가족관계, 재테크(?) 등등..

특히 인상깊은건 주니어 개발자들과 일하는 태도였다. 팀장님은 스스로 부족한 부분은 인정하고 또 편견 없이 우리들과 의견을 나눈다. 개발 앞에서는 모두 평등하다랄까.. 이게 얼마나 멋진 개발자의 태도고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잘 안다. (얼마나 됐다고 벌써 아는 채 하는 내 모습을 보고 흠칫거리곤 한다...)

내가 앞으로 어떤 곳에서 일하고 또 어떤 일을 하게 될지 모르지만 항상 내 롤모델은 현재 팀장님이다. 팀장님께 배운 모든 프로그래밍의 기본이 되는 것들을 잊지않으려 노력하겠다.

팀빌딩

제대로 된 채용팀이 없는 관계로(있지만 없기도하고 있었지만 없었기도하다) 새로운 팀원을 채용하는데 나와 팀장님이 진행했다. 무려 실무를 시작한지 몇달 안된 내가 면접자로 참여했다. 팀장님의 의견은 같이 일할 사람이 직접 판단했으면 좋겠다는 것이였고 결국 10건 이상의 면접을 진행했고 한분 팀에 모시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그분은 배울점이 많은 분이셨고 현재 회사와 팀에 없어선 안되는 개발자가 됐다.

엊그제만 해도 회사에 지원을 하는 입장이였는데 채용을 결정하는 권한을 가지니 뭔가 어깨에 힘도 들어가고 이래도 되나 싶은 양심의 가책도 생겼다. 몇달 전과 나는 실력적으로나 경험적으로나 사실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런데 순식간에 위치에 따라 생각과 관점이 달라지니 신기한 경험이였다.

그 이후에도 IoT 스터디 모임에서 알게된 분을 추천해 하드웨어 팀장님을 모셔왔다. 내가 좋아하는 분을 잃을수도 있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나는 회사와 팀을 위해 필사적이였고 용기를 냈다. 결과적으로 윈윈('나'와 '회사')이됐다. (하드웨어 팀장님은 건강을 잃으셨다..)

이렇게 나는 주니어 개발자 주제에 믿어주시는 대표님과 팀장님이 계셔서 몇백억 단위 회사의 개발팀 빌딩에 영향을 끼칠수 있었다. 한분 한분 내 손을 거쳐 채워질때마다 뿌듯함은 이루말할 수 없는 느낌이였다. 마치 고잉메리호를 만들어 선원을 한명씩 한명씩 추가한 루피의 마음이랄까.

체계가 없는 스타트업이여서 해볼 수 밖에 없는 경험이었지만 미래에 개발 조직의 리더를 꿈꾸는 내게, 사람들을 끌어들이고 조직을 매니지먼트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재확인해본 멋진 경험이였다.

직장 인간관계

1년간 회사 생활을 하면서 이전 학창시절, 대학생 시절, 취준시절 등등과 다른 인간관계 경험을 할 수 있었다.

가장 크게 배운건 '선'에 대한 것이였다. 나는 이전부터 정(?)이 많아 참견하기도 좋아하고 나서서 도와주기도 좋아하고 또 이야기하기도 좋아했다. 지금까지의 인간관계에서는 이 특징이 대부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직장 인간관계는 이 '선'이라는게 무엇보다 중요했다.

특히 회사 직책과 역할에따라 내게 주어지는 '선'이라는게 달라 파악하는데 시행착오가 필요했고 또한 넘고 싶은 선이 있는데 참고 넘지 말아야하는 경우도 많았다. 나같은 참견쟁이에게 '넘고 싶은 선'을 넘지 말아야하는 경우 곤욕이였고 이 안에서 또 많이 배웠다.

한번은 사이에 오해가 있어 중간에 낀 내가 중재하면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있었다. 실제로 내가 중재하여 쉽게 해결은 됐으나 추후 사회선배 지인에게 해서는 안될 행동을 했다고 단단히 혼난 적이 있었다.

그래도 1년이 지난 지금은 나의 훌륭한 소프트스킬이 적응을 통해 성장해, 이러한 '선'이라는 것을 이해하고 존중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 것 같다.

멋진 동료들 그리고 떠나는 동료들

스타트업이라는 멋진 옷을 입은 덕분에 생각보다 개발팀 말고도 멋진 동료들이 입사를 많이 했다. 실제로 더 크고 이름 있는 회사에서 일할 수 있거나 일하셨던 분들도 많이 입사를 했다. 그리고 퇴사 역시 많았다.

퇴사하는 분들의 이유는 다양했다. 그중 상당히 많은 것들이 성장과 관련된 것들이였다. 내가 누군가를 보고 배울 수 있는지, 내가 하는 일을 제대로 하게 해주는지. 개발자에게 성장은 중요한 키워드다. 그리고 이건 다른 업무를 하는 동료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특히, 스타트업이라는 간판을 선택한 사람들이라면 성장은 회사를 계속 다니냐 마냐의 가장 중요한 이유였다.

또한, 다수의 퇴사를 보니 이 과정에서도 사람마다 취하는 행동이 달랐다. 퇴사하는 회사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 퇴사가 정해지니 시간만 떼우다 가는 사람, 사직서도 없이 도망간 사람, 동료들에게 멋진 시 한편으로 인사하고 가는 사람,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주고 가는 사람 등등.. 나였으면 어떻게 했을까? 하며 생각에 잠기곤 했다.

지난 1년동안 정말 많은 멋진 분들이 많이 떠나셨다. 그리고 떠나면 큰일이다 싶은 중요한 분들이 있었다. 그러나 회사는 어찌됐건 굴러갔다. 신기할만큼.

기술 스택

이제 마무리로 개발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해보자.

나는 입사를 하기 전에는 리액트, 뷰 같은 프레임워크보다 자바스크립트가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짐짓 중요하지 않게 생각했었다. 왜냐하면 모든 채용 요구사항들에 특정 기술 스택들이 있었고 프로젝트를 진행하려면 해당 프레임워크를 통하는건 당연하니까.

그러나 회사에 입사하고 나니 왜 자바스크립트가 중요하한지 깨닫게 되었다. 왜냐하면 회사의 상황에 따라 리액트에서 뷰가 되고 앵귤러에서 리액트가 되고 익스프레스에서 노드레드가 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바스크립트가 중요하고 더 나아가 소프트웨어 개발의 근본이 중요했다.

또한, 우리 팀장님은 리액트에 대해서 하나도 모른다. 하지만 나의 리액트 안에 있는 코드들을 이야기할 수 있는 이유는 결국 자바스크립트이기 때문이였다.

거짓 또는 상상속의 동물이라고만 생각했던 '자바스크립트를 잘하면 리액트, 뷰 등등 다 할수 있다' 라는 말이 진실이라는 것을 깨달았고 그래야 멋진 개발자가 된다는 사실이였다.

2년차 개발자

이제 실무를 시작한지 1년이 지나 2년차 개발자가 되었다. 1년동안 코드를 보고 있으니 오히려 나의 부족한 부분들이 많이 보이기 시작했다. 겉 모습만 똑같이 만든다고 전문가라고 할 수 있다고 생각지 않는다. 그 안에 철학과 가치관과 좋은 결정, 판단들이 담겨있어야한다. 그리고 그것은 기본이 충분할때 담을 수 있었다.

2년차가 된 이상 좀더 기본은 더욱 중요해졌다. 만약 후배 개발자가 왔을때 기본이 안된 나를 본다면 어떻게 생각할지 너무 아찔하다. 내 창피 뿐만 아니라 나를 믿어주는 팀에 쪽팔리다.

팀장님의 말대로 연차가 쌓일수록 기본을 질문하기 어려워진다. 2년차라는건 이러한 기본을 고민해볼 수 있는 중니어로 치는 3년차가 되기전 마지막 기회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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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적인 에너지를 가진 개발자, 이태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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