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의 시간 추정

이현재·2025년 2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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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 개발 일정 산출은 프로젝트 성공에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소프트웨어의 비가시성, 복잡한 의존성, 지속적인 요구사항 변화, 기술적 불확실성, 그리고 팀 역량의 다양성 등 여러 요인 때문에 정확한 일정을 예측하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체계적인 일정 산출 프레임워크와 실전 적용 방법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1. 작업 분해 구조(WBS)를 통한 일정 산출

프로젝트를 관리 가능한 단위로 분해하는 작업 분해 구조(WBS)는 일정 산출의 첫 걸음입니다. 큰 기능 단위에서 시작해, 중간 규모의 기능으로, 그리고 1-2일 내 완료 가능한 세부 태스크로 세분화하는 방식은 프로젝트를 명확하게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예를 들어, 회원 관리 시스템의 경우 다음과 같이 분해할 수 있습니다.

•	회원 관리
•	회원 가입
•	회원가입 폼 UI (1일)
•	유효성 검증 (1일)
•	이메일 인증 (2일)
•	DB 스키마 설계 (0.5일)
•	API 개발 (1.5일)
•	프로필 관리
•	프로필 조회/수정 UI (1일)
•	이미지 업로드 (1일)
•	API 개발 (1일)

이와 같은 작업 분해 과정에서는 각 태스크가 1-2일 내에 완료 가능한지, 명확한 완료 조건이 마련되어 있는지, 의존성이 명확하게 식별되었는지, 그리고 담당자 배정이 가능한 크기인지에 대한 체크리스트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2. 정량적 추정 기법: 3-포인트 견적

불확실성을 고려한 일정 추정 방법으로 3-포인트 견적 기법이 있습니다. 이 방법은 낙관적(O), 가능성 높은(M), 비관적(P) 시나리오를 각각 고려하여 평균적인 추정치를 산출합니다. 공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추정치 = (낙관적 + 4 × 가능성 높은 + 비관적) / 6  
표준편차 = (비관적 - 낙관적) / 6

각 시나리오를 고려할 때는 기술적 문제, 요구사항 변경, 리소스 제약 등 다양한 상황을 상정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낙관적 시나리오에서는 기술적 문제가 없고 요구사항 변경이나 리소스 제약이 없다고 가정하는 반면, 비관적 시나리오는 심각한 기술 문제나 대규모 요구사항 변경, 중요한 리소스 부재를 고려하게 됩니다.

3. 애자일 스토리 포인트 시스템

애자일 방식에서는 스토리 포인트를 통해 작업의 상대적 크기를 비교하여 추정합니다. 보통 피보나치 수열(1, 2, 3, 5, 8, 13, 21)을 사용하며, 각 포인트는 예상 소요 시간을 다음과 같이 나타냅니다.

•	1점: 반나절 이내 완료 가능
•	2점: 하루 정도 소요
•	3점: 2-3일 소요
•	5점: 일주일 이내
•	8점: 1-2주 소요
•	13점: 2주 이상 (더 작은 단위로 분해 필요)
•	21점: 너무 큰 작업 (반드시 추가 분해)

이 방식은 팀이 직접 경험을 바탕으로 각 작업의 복잡도, 불확실성, 의존성, 테스트 범위를 고려해 산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4. 리스크 기반 버퍼 관리

실제 프로젝트에서는 예측 불가능한 변수들에 대비해 일정 버퍼를 설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프로젝트의 유형, 기술 스택, 그리고 개발 단계에 따라 적절한 버퍼를 산정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신규 개발 프로젝트의 경우 40-50%의 버퍼를 설정할 수 있고, 고도화 프로젝트에서는 30-40% 정도, 유지보수 프로젝트에서는 20-30% 정도의 버퍼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또한, 신기술 도입이나 레거시 시스템 관리의 경우 각각 50%와 40%의 버퍼를 권장하며, 개발 단계별로도 설계, 개발, 테스트, 안정화 단계에 따라 30%, 20%, 40%, 50%의 버퍼를 설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실전 적용을 위한 단계별 가이드

위 내용을 바탕으로 효과적인 일정 산출을 위한 프로세스를 정의해봅시다.

1.	요구사항 분석 및 범위 정의: 프로젝트의 요구사항과 범위를 명확히 파악합니다.
2.	작업 분해(WBS) 작성: 큰 작업을 관리 가능한 태스크 단위로 분해합니다.
3.	기본 일정 추정: 3-포인트 견적 기법과 스토리 포인트 시스템을 활용해 각 태스크의 소요 시간을 산정합니다.
4.	리스크 분석: 각 작업에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파악하고, 그에 따른 대응 전략을 마련합니다.
5.	버퍼 산정: 프로젝트 특성과 개발 단계에 맞추어 적절한 버퍼를 포함합니다.
6.	최종 일정 확정: 모든 요소를 종합해 최종 일정을 확정하고, 이해관계자와 공유합니다.

모니터링 및 조정 전략

일정 산출 후에도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조정은 필수입니다. 매일의 진척 상황 체크와 주간 번다운 차트 업데이트를 통해 지연 상황을 조기에 감지하고, 우선순위 재조정, 범위 조정, 리소스 재배치 등의 대응 전략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또한, 초기 단계에서는 모든 요구사항이 명확히 정의되었는지, 기술적 제약과 외부 의존성이 파악되었는지, 팀 역량이 충분히 고려되었는지를 점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추정 단계에서는 작업이 적절히 분해되었는지, 3가지 시나리오가 모두 반영되었는지, 리스크 요소가 충분히 검토되었는지를 확인해야 하며, 최종 검증 단계에서는 팀 내부 리뷰와 이해관계자 합의를 통해 일정의 현실성을 다시 한번 점검해야 합니다.

결론

정확한 일정 산출은 단순히 작업 분해와 추정 기법을 적용하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이는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전략과 지속적인 모니터링, 그리고 리스크 관리가 함께 어우러져야 가능한 일입니다. 작업을 최대한 작은 단위로 분해하고, 여러 시나리오를 검토하며, 적절한 버퍼를 설정하는 체계적인 접근 방식은 보다 예측 가능하고 관리 가능한 개발 일정을 수립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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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드 보는걸 좋아합니다. 궁금한게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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